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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 Book ■

운수 좋은 날 - 현진건

by 소이나는 200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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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눈이 올 것 같은 날씨이지만 비가 내렸다.
그의 아내는 달포째 아파하고 돈이 없어 굶기를 먹다시피 하는 형편이라 약을 사주지도 못한다.
인력거꾼인 김첨지는 일을 하려 나간다.

아침부터 손님이 끊이질 않고 계속 있다. 오랫 동안이나 돈 구경 못해본 김첨지는 비가와 땅이 고르지 못해도
인력거가 무거워 질 수록 발은 가벼워 졌다.

『 "오늘은 나가지 말아요, 제발 덕분에 집에 붙어 있어요. 내가 이렇게 아픈데...."
    김첨지는 대수롭지 않은 듯
    " 압다, 젠장맞을 년, 별 빌어먹을 소리를 다 하네. 맞붙들고 앉았으면 누가 먹여 살릴 줄 알아."
    " 그러면 일찍이 들어와요." 목메인 못리가 뒤를 따랐다.』


아내의 당부가 생각이 난다.
돈을 생각하면 정말 기쁘고 즐거워야 할 발걸음이 왠지 집이 까와 올 수록 무겁게 느껴지면서,
 마음이 불안하기만 하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 치삼이를 만난다. 그리고 자신의 운이 좋았던 하루를 자랑한다.
선술집에서 몇 일전 부터 아내가 먹고 싶다던 아내를 생각하며 설렁탕도 한 그릇 사가지고 돌아온다.

김첨지는 이상한 집안 분위기에 소리를 지른다.

『 " 이 난장맞을 년, 남편이 들어오는데 나와보지도 않아, 이 오라질년"』

하지만 아무런 움직임도 아무런 말도 없는 아내를 발로 차보기도 하지만 발길에 닿은 것은 사람 몸이 아니고,
나무등걸이었다.

『이년아, 죽었단 말이냐, 왜 말이 없어."』

아내는 이미 죽었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 운수 좋은 날
  식민지 시대의 빈궁한 삶을 다룬 삼인칭의 객관적 서술의 작품으로 행운과 불운의 급진적인 반전의 아이러니가 주제이다.
  생각도 못한 만큼의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운수 좋은 날이였지만 결국은 아내가 죽은 날이기도 한 것이다.
  아내에게 하는 욕설과 행동은 무뚝뚝한 남편상을 그리려 한 것 같다. 결국 그도 돈을 벌어 아내에게 설렁탕을 사주려하는
  내면의 자상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설렁탕을 죽어서야 사주는 아이러니를 보여 준다.

  삶을 살아가며 많은 행운이 존재한다. 왠지 모르게 좋은 일이 생기는 하루가 있는가 하면,
  눈을 뜨면서 부터 왠지 모르게 꼬여만 가는 하루가 있다.
  바로 뒤의 미래는 인간으로서 알 수 없는 것이기에, 어떤 하루가 올지는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은 아닐까한다.
  살아있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무언가를 추구한다면, 그나마 나은 삶이 될 것이다.
 
  하지만 김첨지는 그러질 못했다.
  사람을 태우고 먼 길을 달리고, 고생을 하며 돈을 벌었지만,
  돌아온 것은 아내의 죽음 뿐이었다.
  결코 삶은 자신이 희망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을 보여 준다.
  밥도 제대로 못먹는 빈곤한 삶에, 억척스러운 모습은 그 시대 일반인이 가지고 있던 일상일 터인데
  왜이리 삶은 고달프기만 한지..
  나가지 말라던 아내의 목소리는 김첨지의  가슴속에 평생 울릴 것 같다.
  
  운수 좋은 날에서는 아픈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욕설같은 대화, 비는 오지만 가벼운 몸,
  돈을 벌지만 아내의 죽음, 과 같이 극대칭적인 모습들로 독자에게 마지막 장면인 아내의 죽음에 대한 충격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반어적인 표현 속에 웃다가도 슬프고, 기쁘다가도 아파지는 변덕쟁이 같은 인생을 나타낸다.
  양이 있으면 음이 있다는 무진리 속의 진리를 보여주는 작품 같았다.





 


* 현진건 (1900~1943) - 경북 대구 출생
  1920년 '개벽'에 '희생화'로 등단
   '백조'에 참가
   작품 - 빈처, B사감과 러브레터, 고향


* 운수좋은날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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