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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 Book ■

유예 - 오상원

by 소이나는 2009.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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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 - 오상원
 



1. 줄거리


수색대의 소대장인 나는 소대원을 이끌고 북을 향하여 전진해 나갔다.

전진해 가다보니 적의 배후 깊숙이 너무 파고들어 본대와의 연락이 끊어져 버리고
후퇴하기도 힘든 상황이 되었다.
적과의 접전은 불리하므로, 낮은 언덕 밑으로 포복하며 움직였다.

어디선가 총알은 날아왔고, 소전투가 시작되었다.
이런 몇 번의 소전투로 소대원을 한명 두명 잃었고,

전투 외에도 기아와 피로, 혹독한 추위와 첩첩히 쌓인 눈, 그리고 방향조차 알 수 없는 극한 상황에 도달했다.
또 눈과 기아와 추위와 싸움이 계속되었다. 이 자연과의 싸움에 쓰러지기 시작하였다.

그나마 몇 명 되지 않는 소대원을 이끌고 대로를 횡단하다가 적의 집중 공격을 받아 모두 잃었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다 믿고 의지해 왔던 선임하사마저도 다리에 총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버렸다.

눈을 감았다. 잠시 가늘은 숨결이 중단되며 이어갔다.~
나의 지금 위치는? 상의할 아무도 없다, 나 하나 뿐.
외톨이가 된 나는 몇 번씩이나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일어나서 눈을 헤치고 발걸음을 옮기면서
남쪽으로 남쪽으로 끝없이 걸었다.
한 주일째 되던 어느 날 나는 한 마을을 발견했다. 뛸듯이 기뻤다.
그러나 모두가 빈 집이었고 동네는 황량하고 써늘했다. 순간 사람의 말소리가 들렸다.
나는 숨을 죽이고 말소리가 나는 쪽으로 주시했다.
그곳에 머리가 덥수룩하고 야윈 얼굴에 내의 바람의 청년이
양손이 등 뒤로 묶인 채 맨발로 서 있는 것이 보였고
적의 대장인 듯싶은 사나이가 그에게 총을 겨누고 처형을 하려고 서있는 것이 보였다.
적의 대장인듯한 사람이 그 청년에게 “이 둑길을 따라 곧바로 걸어가시오.
남쪽으로 내닫는 길이오.
그 처럼 가고 싶어 하던 길이니 유감은 없을 거요.”라고 말했고 그 청년은 뒤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본 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의 싸움을 피한다는 것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청년이 내 자신인 것이다. 난 내가 지금 피살당하여 가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총을
꽉 움켜잡고 마구 쏘아댔다.

적은 나의 총소리에 반격을 해왔고 나는 적의 반격에 총탄을 맞고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몸 어느 구석이 쿡쿡 찌르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는 것 같다. ~
그 순간 의식을 잃었다.

나는 적의 포로가 됐고 적으로부터 심문을 받았다.

한 시간 후면 도든 것은 끝나는 것이다. 손과 발이 돌덩어리처럼 차다.
총살 직전에 내가 목겨학 필사적으로 놈들의 사수를 향하여 방아쇠를 당겼던 그사람이었을까....~
한 시간 후면 나는 그들에게 끌려 예정대로의 둑길을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끝난는 것이다. ~
싸우다 끝내는 죽는 것, 그것뿐이다. 이외는 아무 것도 없다. 무엇을 위한다는 것,
무엇을 얻기 위한다는 것, 그것도 아니다. 인간이 태어난 본연의 그대로 싸우다 죽는 것,
그것뿐일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먼저 그 청년처럼 처형을 당하는 것이다.

뒷허리에 충격을 느겼다. 아니 아무 것도 아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흰 눈이 회색빛으로 흩어지다가 점점 어두워 간다.~
누가 죽었던 지나가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모두 평범한 일인 것이다.
의식이 점점 그로부터 어두워 갔다.
흰 눈 위다. 햇볕이 따스히 눈위에 부서진다.



2. 작가

오상원 [, 1930.11.5~1985.12.3]
- 한국일부 신춘문예 1955년 '유예'로 등단
- 주로 희극을 썼으며, 이데올로기의 갈등으로 빚어지는 상황앞에 더져진 인간의 문제를 다루었다.
- 사회의식과 현실감각이 두드려진다. 시대적 상황을 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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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품

1) 단순 구성 - 주인공인 소대장이직면한 현실이 이야기되다 중간 중간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이 삽입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는 하나의 사건으로 촛점이 모아지고 있다.
2) 일인칭 주인공 시점 이지만 일종의 변화가 주어진다. (시점을 나누기가 곤란하다.)
                  - 그와 나가 혼용사용되어 주객일치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나가 서술자가되고 
                     극한 상황을 1인칭 독백형식으로 이끌어 계속적인 긴장감과 흐름을 이어 갔다.

3) 공간적 배경 - 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을
4) 시간적 배경 - 한 시간이라는 삶의 유예기간인 현재에서 출발 과거와 미래가 삽입되고 총살로서
                       현재로 돌아온다.
5) 사상적 배경 - 전후의 실존의 무제와 휴머니즘,
                       6.25라는 전쟁 상황이 폭넓게 제시,
6) 인물의 내면적 갈들을 밀도있게 그러나갔다.
7) 백설에서의 죽음 - 극한상황에서의 내면의식과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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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를 읽다보면 그 시간에 대한 착각과 인물에 대한 착각이 일어난다.
회상인듯하면서 죽음을 앞둔 현실상황속에 시간의 흐름대로 흘러 같 것 같지만,
현재와 회상과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기묘한 시간이 흐른다.
그래서 인지 더욱 현재의 죽음에 대한 상황이 극대화 된 것 같다.
또한 전쟁에서는 '그'로 등장하여 전쟁 중의 사람의 심리를 객관적으로 살려보다
죽음이 다가오며 '나'로 변신하며 죽음에 대한 허탈하면서도 진지한 생각을 하게 해준다.
독백형식이기에 내가 바로 주인공이였다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 무구한 상상이 떠오르게 된다.
어찌보면 작가도 자신이 그 상황이었다면 이란 생각으로 글을 쓰며
어쩌면 쉽지만 깊은 갈등을 했을 것이다.
또한 전쟁에 대한 상황을 한 인간의 입장에서 죽음으로 다가가는 모습에서
다시한번 전쟁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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