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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포토에세이 Photo Essay

누군가를 위한 빈자리 - soy

by 소이나는 2015.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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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한 빈자리


바다 한 가운데 객실에서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추운 겨울에 한 꽤 오랜시간을 배낭여행으로 다녀왔다.

오랜 시간 배를 타고 한국을 떠나 바다 한 가운데에서 배가 하도 흔들려 갑판에 나가보니,
칠흑 같은 바다에 어울리지 않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거친 바람으로 인한 공포감과 바다 위로 내리는 눈의 황홀함이 동시에 찾아왔지만,
동물로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멀미로 고생을 하기도 했다.
배에서 내려 바로 심한 감기에 걸려 여행 첫날은 숙소에 혼자 누워 고생한 기억이 납다.
그러고는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에 무작정 도착하여 길을 헤매고,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것들을 먹어대고,
너무나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할 수 있었다.

요즘은 그때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훌쩍 어딘가로 떠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제 각각의 생활로 바쁜 친구들과 함께 갈 수 있을까하는 물음이 든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다시는 그런 기회가 올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마치며 돌아오는 객실 안의 테이블.
사람은 어느덧 떠나고, 여권과 티켓만이 남아 언제 올지 모를 다음을 기약한다.
이제는 혼자 어딘가로 훌쩍 떠나야겠다.
추억은 가슴 속에 묻어 두고, 함께 여행할 누군가를 위한 기다림의 여행을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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