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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포토에세이 Photo Essay

고된 하루는 - soy

by 소이나는 2015.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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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하루는...


새벽이 오는 창가


하루를 보내니, 짧다.
해는 마음보다 더 먼저 떠, 더 늦게 가라앉는데, 지금은 하루가 더 짧아 보인다.

하루뿐인 시간 속에 어느덧, 조그맣던 나무들이 훌쩍 커버린, 혼돈의 숲이 되버린 것 같다.
몇 년 전 처음 본 나무들, 낮의 시간을 걸으며 인간이 먹은 시간과 함께 이젠 너무 커져버렸다.
저 나무들이 저렇게 커갔을 때, 많은 시간이 걸렸겠지, 내가 짧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새벽에 산에 걸친 태양은 게을러지는 마음을 무겁게한다.
하루는 짧지만, 너무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순식간에 발전한 것처럼 자신 또한 변하고 싶은 것이다.
사람들이 점점 신이 되어가며 컴퓨터, 비행기, 생명에 대한 도전과 같은 발전된 삶 속에서,
한낱 시간은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란 제한을 두어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더 공평한 것인가 보다.
잠시 방심하고 있으면, 그 짧은 시간이 흘러가버리고,
신경을 쓰고 있어도, 어느새 사라져 버리는 시간들이 인생의 무상함을 비웃는다.

젊음은 가두어 둘 수 없는 바람 같은 존재.
아린 아이, 사춘기, 청년, 어른, 모든 시간의 머무름은 짧다.
하지만 지나간 것이기에 더욱 짧다.
너무 너무 지나가고 있다. 허탈하게 말이다.
돌아보면 남아있는 아쉬운 순간들의 기억에 사로잡혀 방황할 때에
언제쯤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영혼 속의 평온을 언제쯤 알게 될까?

알 수 없다. 그래서 신기한 세상이다. 신기한 시간의 연속이다.
사랑의 마음도 식어갈 수 있을 만큼 신기한 만물이다.
결국 만병통치약은 하루가 가는 바로 이 시간 뿐인가 보다.
힘을 주고 더욱 고통을 주는 마약과 같은 것인가 보다.

흰 백지에 커다란 동그라미 하나 그려 본다.
그 속에서 무엇을 찾고 있을까?

삶이란 것도, 사랑이란 것도, 아픔이란 것도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 것일까?
점점 하루라는 마약에 중독되는 것 같다.
중독된 후 더욱 아파지는 마음처럼
이제 쉽지 않을 듯하다.
짧은 시간 속에서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점점 믿음이 사라진다.

오늘도 뜨는 태양을 보고, 자라는 나무를 보며, 어둠을 바라본다.
혼자가 좋다는 생각이 문득든다. 
낮을 지나 밤을 지나 혼자라는 소중한 새벽의 시간.


어쩌면 왜곡된 하루를 기다리는 이 짧은 시간.
나보다 더 외로운 것이 있다면,
아마도 그건 인류가 만들어낸 위대한 언어, 신이 만들어낸 최고의 산물,
지금 나에게 외면 당하는 사랑 자신이 아닐까.

다시 고개를 흔든다. 눈을 감고 뜨니 해가 졌다.
또 짧은 하루는 지난다. 그래서 감사하다.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고, 칭찬하고 싶다.
삶과 산소의 향기에 무너질 수 없는 하루가 감사하다.
다시 혼자 눈을 감으며 태양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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