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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포토에세이 Photo Essay

흔한 것의 소중함 - soy

by 소이나는 2016.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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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것의 소중함



작은 마을의 작은 공원에 물들었던 단풍


단풍을 보면 언제나 생각나는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그 친구는 만주족으로 중국의 길림성 길림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길림시는 길림성에 있는 도시 중에 장춘시와 함께 큰 도시로 대표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며 과거에 고대 국가로서 부여, 고구려, 옥저, 동예 등이 등장하며 배웠을 나라 중에
부여가 위치하고 있던 곳입니다.

그리고 외국의 강 이름 중에서 자주 듣던 송화강이 바로 서울에 한강이 흐르듯, 길림의 중심을 흐르고 있는 곳입니다.
아련히 떠오르는 옛 부여를 기억하며 그 위치가 상당히 북쪽에 있고, 추운 곳이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추운 곳에서 살아가던 친구가 한국의 가을을 보며, 너무 아름다워 가을이란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자신이 사는 곳에는 가을이 너무 짧고, 추운 장소이기에 단풍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엄청나게 짧다고 합니다. 
한국의 가을에는 붉고 노랗게 물들은 나뭇잎들이 마치 거대한 그림처럼 보여, 
가을의 하루 하루는 언제나 그림 속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고,
길가에 떨어진 진한 색의 잎은 언제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합니다.
일상 속에서 어딘가를 갈 때에도 일부러 단풍이 들은 길로 다녀 멀리 걸어가곤 했다지요.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언제나 찾아오는 가을을 너무 무심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시간이 되면 찾아오게 마련이라고 생각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계절의 상징인 꽃, 비, 단풍, 눈.
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지구상에서 많은 수이기는 하겠지만, 몇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이었다는 것을 느껴봅니다.

이런 사계절을 모두 볼 수 있는 북반구의 일부 나라 중에 한 나라에 존재하고 있다는 자체로서
이미 삶은 가치 있는 시간이 되어 버립니다.

흔한 꽃이 보이시나요? 자주 비가 내리나요? 널려있는 단풍을 바라보나요? 귀찮은 눈을 밟아보나요?
잠시 잊었던 소중한 존재의 가치에 감동을 느껴보세요.
또 다른 하루의 시선이 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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