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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 Book ■

커피 따라 떠도는 도쿄 여행, 책 카페 도쿄 - 임윤정 지음

by 소이나는 201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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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따라 떠도는 도쿄 여행, 책 카페 도쿄 - 임윤정 지음

 (2007년 발행)




커피를 사랑하는 친구의 방안에 수북히 쌓여 있는 책 중에 몇권을 골라와 잠시 쉬거나 커피를 마실 때에 책을 읽었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읽은 책이 카페 도쿄 였다. 

카페 도쿄는 지은이가 일본에 가서 경험하는 카페에 대한 감상과 추억이 일기처럼 쓰여 있다.

뿐만아니라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 들까지 함께 있어 마치 커피와 함께 도쿄여행을 한 작가의 모습이 CF의 콘티가 그려지듯 가볍지만 즐거운 이야기가 나온다.


"당신은 왜 커피를 좋아하세요?" 라는 질문을 하며 시작 하는 책에는 늘 마시던 커피가 과연 어떤 의미로 나에게 다가온 것인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니 씁쓸한 맛에 반해서, 각성 효과를 얻기위해 마시다 보니 습관이 되어서, 커피를 마시는 분위기가 좋아서, 카페를 다니며 사진을 찍고 리뷰를 쓰다 보니 커피 맛을 알게 되어서 등 여러 말이 생각나지만, 내게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장 외로울 때에 늘 함께 해주는 존재이기 때문인 것 같다.

전에 이런 시를 쓴적이 있다.



 

 



 

- 가을 밤의 커피 -
                         - soy

무심결에 타고 있는 커피 한 잔
나 몰래라 그저 웃기만 하지요.
서늘한 하늬바람 옷깃을 스치우며
올망한 두 손에 포근한 마음 한 모금
거친 목 타고 넘어가는 미련스런 옹고집에
아, 이 고독함을 알아주는 것은 
화륜(火輪) 같은 당신 뿐.
그윽한 향기에 취해 홀로 남아
그린듯 뿌려놓은 구름 한 조각 부여잡고
미련 남아 옷 소매에 별 한 조각 숨겨두고
타는듯 남은 한 모금 영혼으로 들이키며
이제야 알았지요. 
괴나리 봇짐이 가볍다는 것을..


 

가을 날 늦은 밤, 별도 잘 보이지 않는 어두움 속에 모두가 주위를 떠나가고 혼자 남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도 한번쯤 경험해 볼만한 외로움이 급습하고 어찌할 바를 모를 때에 아무런 의미 없이 커피를 타고 있던 자신을 발견했다.

늦은 밤이기에 마실지 말지 알 수도 없으며 뜨거운 물에 커피를 넣고 스푼을 휘젔는 자신을 보고나니, 모든 것은 의미없는 상황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커피를 타고있는 것도,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그러자 한결 가벼운 마음이 들었다. 태양 같이 뜨거운 물에 구름처럼 하얀 커피 잔에 고민 없이 후련히 커피를 마시고 나서 세상의 무거움 혼자 짊어진 것 같은 아둔함을 잠시 벗더 두었다.

바로 그때가 가장 커피에 대한 사랑을 느꼈을 때이다.

그리고 나도 괜시리 반분하고 싶어진다. 


"당신은 왜 커피가 좋은가요?" 


거기에 대한 답으로 저자는 '사람을 좋아하니까'라 답한다.

그래 상당히 초보적이지만 매력적인 저 문장 하나로 이 책은 괜시리 호감이 가는 책이 되었다.

아마도 나 자신이 커피를 좋아하기에, 더불어 커피에 대한 저자의 추억이 담긴 이 책이 즐겁다.


책의 내용은 전체적으로는 감성적인 일기형태로 풀어간 도쿄 체험 카페이야기이다.

전문적인 커피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커피에 얽혀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사랑을 좋아하니까'라는 답을 초반부에 알렸나 보다.

 


" 처음 일본의 카페에서 친구가 된 '맛짱'이 일본에 있는 동안 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을 때 나는 '가이드 북에는 나와 있지 않은, 현지인만 아는 곳'에 가고 싶다고 했다. 그후, 카페 모이의 마스터를 시작으로, 맛짱, 오오나미 상, 아사코로부터 일본의 카페를 참 낳이도 소개받았다. 한국의 여행 책자에도 소개될 만큼 유명한 곳도 있었고, 너무 후미져서 찾아가는 데 애를 먹은 카페도 있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위의 프롤로그 말 처럼 유명한 카페에 대한 이야기도, 숨어있는 카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요즘 한국에서도 커피에 대한 사랑이 늘어나며, 어느 한 지역의 카페 투어를 잡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듯이, 

가볍게 생각하면 도쿄의 카페와 주변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곳에 나오는 장소를 목차순으로 나열해 보면,





모이, 오기쿠보, 브라운칩, 니시오기쿠보, 3월의 양, 우나 카메라 리베라, 카르마, 피스 , 토키오 플라지 루나틱, 로타, 보이보이, 마메히코, 치쿠테 카페, 미케네코샤, 네지 코뮤, 로바로바 카페, 카페 쿠라, 카페 나인, 호안, 이치가야와 이다바시, 사카무라, 에노시마, 비브멍 디망쉬, 가마쿠라 의 순이다.

카페에서 일본의 지역, 식당까지 등장한다. 

정겨운 카페에 대한 이야기이니 복잡한 생각을 가질 필요 없이 편하게 읽어 나갈 수 있다.

카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짧게 커피에 대한 지식도 풀어 놓은다.





위의 사진에서 처럼 드립 커피에 대한 짧고 쉬운 정보도 중간 중간 숨어 있어 보기에 좋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드립퍼를 쉬운 칼리타를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 

구멍이 3곳 뚫린 것이 칼리타로 내리기 쉽고 맛이 일정한 편이라 보편적인 드립퍼라고 한다.

위에 책에는 고노 드리퍼가 나왔는데 구멍이 하나이고 쉽게 말하면 칼리다 보다는 좀더 어렵고 구멍이 하나이다보니 좀더 중웅한 맛이 날 수 있다.

뭐 이런 내용 들로 커피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에 대한 표현은 카페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카페 주인장과의 대화, 친구들과의 대화도 인용이 된다.

상황에 대한 묘사가 일상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만들어내 읽기에 감성적인 마음을 갖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집에서 나올 때만 해도 덜 마른 빨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듯 뚝뚝 내리던 비는 전철을 타고 달리는 도중에 완전히 그쳤다.

먹구름이 자욱했던 하늘에 오후 해가 빛났다. 오다큐센을 탈 때 종종 급행, 완행이 헛갈려 잘못 타는 일도 있었기 때문에 바짝 긴장을 했는데 비가 그치고 반짝 나온 해는 그런 긴장감마저 증발시켰다."

 

"열어 놓은 창으로 햇살과 기분 좋은 바람이 쏟아져 들어온다. 창문에 걸린 새하얀 커튼이 싱그러운 춤사위를 선보인다. 사락사락. 커튼은 계속해서 춤을 추고, 커튼의 움직임에 따라 작은 화초 그림자가 길어졌다 짧아지기를 춤을 추고, ~"

 

                                                                                                                                          - 본문 중, 일상에 대한 표현 -

 






커피를 좋아한다면, 한국보다 먼저 커피 시장이 발전되었던 도쿄에 대한 내용인 이 책을 한번 읽어보아도 좋을 만한 책이다.

무거운 분위기의 책도 아니고, 남의 커피에 대한 일기를 훔처보는 재미로 읽는다면 더욱 읽는 기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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