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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을 닮은 공주 중동성당 (公州中洞聖堂, Gongju Jungdong Catholic church, 공주시 가볼만한 곳, 공주시 여행, 공주 여행)

by 소이나는 2017.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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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중동성당  



公州中洞聖堂

Gongju Jungdong Catholic church


[충청남도 공주시 중동 31번지에 있는 한국천주교 대전교구 소속의  중동성당]


충남기념물 제142호 : 1998년 07월 25일 지정

면적 : 6,713㎡



공주에 들려 백제의 수도 추정지인 공산성을 걷다보니 멀리에 벚꽃이 휘날리는 곳이 보인다.

아마도 저곳은 충남역사박물관이 있는 국고개인 것 같았다.

해가 떨어지기 얼마전이였기에 충남역사박물관은 이미 개장시간이 지났지만, 벚꽃의 화려함을 느끼고도 싶고, 국고개 옆에 있는 중동성당도 둘러보고 싶어, 친구와 저곳을 어떻게 갈까 상의를 했다.

다시 공산성의 입구쪽으로 나가야 하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니, 공주 주민분인 한 아주머니께서 우리의 대화를 듯고, 성에서 국고개로 내려가는 샛길을 알려주신다.

그 길을 걸어내려가면서도 이 길은 이곳에 사는 사람만 알겠구나 하는 외진 길이었다.

그 길을 따라 내리막기로 계속 내려가니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국고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충남역사박물관에서 바라본 중동성당


역시나 충남역사박물관은 문을 닫고 있었는데, 박물관이 있는 언덕에는 벚꽃을 즐기러 나온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벚꽃 아래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있고, 웃음이 떠나지 않는 표정들을 보니,

우리네 인생사가 다 이렇게 웃음 가득한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고개에서 벚꽃을 보며 맞은 편의 언덕에 위치한 중동성당을 보니 성당이 제법 그럴싸하게 보인다.



역시나 오래된 성당 답게 마을에서 잘 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고,

붉은 벽돌을 곱게 쌓아 올린 투박하지만 간결한 모습이 일품인 고딕양식으로 만들어져있었다.



국고개에서 내려와 중동성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나 약간의 계단을 올랐다.



공주 지역 최초의 천주교 성당으로, 1897년 5월 8일 설립하였다.

1897년은 을미사변 이후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한 고종이 경운궁으로 환궁하며 대한제국을 세우고 광무개혁을 펼친 해이다.

대한제국이 처음 생긴 뜻깊은 해에 공주의 중동성당도 설립되었으니, 그 역사는 참으로 깊다.



면적은 본당과 사제관을 합하여 6,713㎡인데 이 시대즈음에 지어진 성당에 비해서 그 부지가 그렇게 넓지는 않은 편이다. 

아마도 공주시의 구도심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외곽 쪽에 위치한 성당들 보다는 넓은 지역을 형성하기에는 어려웠을 듯 하다.



중동성당의 초대 신부로 프랑스 선교사 기낭(Guinnand)이 부임하였고, 당시에는 지금의 공주·천안·부여·논산·서천 지역과 충청북도 남쪽 지역 등을 관할하였다.

공주는 다들 알다시피 백제의 도읍이었고, 오랜 고도이다. 

조선 후기에도 충청 감영이 공주에 있을 정도로 공주는 중요한 지역이었기에, 충청권을 다스리는 감영에 맞추어 천주교의 신부도 공주 지역에서 주변을 관할하였다.

공주에도 천주교 신자들이 많은 박해를 받고 순교를 했는데, 그것은 충청 감영이 공주에 있었기에 충청권에 있는 신자들을 공주로 데려와 처형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공주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를 기리는 황새바위 성지가 있기도 하다.



천주교라는 것이 처음에는 중국을 통해 서학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왔기에, 중국과 왕래가 쉬웠던 충청남도 내포지역은 조선 후기에 많은 신자들이 생겼고, 신유박해, 기해박해, 병인박해 등에서 많은 순교자를 낸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의 최초의 신부로 유명한 김대건 신부의 흔적도 충청권에 많이 남아있다.

김대건 신부는 1846년 병오박해 때 사교의 괴수라는 명목으로 처형을 당한다.



1897년에 설립된 공주 본당에서는 초대 주임 기낭(Guinand, 陳普安) 신부가 현재의 성당 위치에 매입하여 개조한 기와집과 초가집을 성당 및 사제관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다가 1921년에 제5대 주임으로 부임한 최종철(崔宗哲, 마르코) 신부가 1936년에 새 성당 건립을 계획하였으며, 중국인 기술자들을 데려다가 직접 벽돌을 구워 1년여 만인 1937년 5월 12일에 현재의 성당을 완공하고 성모성탄(聖母聖誕)을 주보(主保)로 하여 축성식을 갖게 되었다.

고딕식 종탑을 갖춘 본당과 사제관, 수녀원 등을 새롭게 완공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본래 이름은 공주성당(公州聖堂)이었으나, 1982년에 교동 본당을 분리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이 성당은 최종철 신부가 직접 설계하였는데, 중앙 현관 꼭대기에는 높은 종탑이 있고, 현관 출입구와 창의 윗부분은 뾰족한 아치로 장식되어 있다. 

본당의 평면은 라틴 십자형이고 건물 외관은 붉은 벽돌로 마감하였다. 

중동 성당에 도착한 시간에 해가 서산으로 지고 있었는데, 붉은 벽돌이 저녁 노을을 받으니 더욱 붉게 불 타오르는 듯 했다.

성당의 모습은 작지만 힘이있어 보였고, 곧은 선의 강직함이 보였지만 그 끝은 아치로 남아 부드러움을 더해 강렬함 속에 남아 있는 곡선의 미학을 볼 수 있었다.



내부는 중앙에 긴 의자를 놓고 양 옆에 복도를 두었다. 중앙의 넓은 공간과 복도 사이에 돌기둥이 6개 있는데, 단면이 6각형으로 되어 있고,

삼랑식(三廊式)으로, 7개의 회중석(會衆席) 베이와 정면 좌우의 제의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랑(身廊)과 측랑(側廊)의 경계부는 8각 석조의 열주가 반원 아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성당에 들린 시간에는 미사가 이루어지고 있어, 미사에 방해가 될까봐 사진을 찍지 못해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1981년 9월에 강당 ‘천사의 집’, 1989년에 새 사제관과 수녀원을 완공하였고, 1997년에는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성당 건물을 대대적으로 보수하였다.



현재 성당의 사목 관할 구역은 공주시 중동·중학동·산성동·금학동·옥룡동·계룡면·반포면 일원이며, 계룡면에 중장공소·화마루공소가 있다. 

전통 목조 건축에서 현대건축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고딕양식의 건축물로 평가되어, 1998년 7월 25일 충청남도 기념물 제142호로 지정되었다.


사제관


중동성당을 둘러보니 해는 거의 지고 있었다.

성당에 오기 전에 벚꽃이 피어 있던 국고개를 다시 보니 방금 전에는 저 언덕 위에서 이곳을 바라본 기억이나 마치 국고개에서 나를 바라보는 내가 서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동성당에서 바라본 충남역사박물관


노을을 담은 붉은 빛이 강렬한 성당을 뒤로 하고 천천히 올라왔던 계단으로 다시 내려갔다.

계단을 오를 때에는 그저 아름다운 성당 한 곳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가볍게 계단을 올랐는데, 계단을 내려갈 때에는 당연히 더욱 쉬워야 하는 것이거늘, 아름다운 성당을 뒤로하고 떠나는 몸이 무거웠는지, 속도가 더디기만 하다.



어쩌면 화려한 성당보다, 성모마리아 옆에 피어 자신만이 아름답다 외치는 수선화의 당당하며 외로운 아름다움에 나 또한 매혹되어 떠나는 걸음이 무거웠을지도 모른다.


공주에 유독 많이 보였던 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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