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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 Book ■

언어의 온도 _ 이기주 (말글터)

by 소이나는 2016.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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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 _ 이기주

 

 

 

 

 

 


# 우린 늘 무엇을 말하느냐에 정신이 팔린 채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법이다. 입을 닫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p.30

 

# 글쓰기는 긁고 새기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  글은 여백 위에만 남겨지는 게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도 새겨진다.

마음 깊숙이 꽃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때론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p.115

 

# 우린 새로운 걸 손에 넣기 위해 부단히 애쓰며 살아간다.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을 무작정 부여잡기 위해 애쓸 때보다. '한때 곁에 머문 것' 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그것을 되찾을 때 우린 더 큰 보람을 느끼고 더 오랜 기간 삶의 풍요를 만끽한다. 인생의 목적을 다시금 확인한다. p.227

 

# 베게를 베고 자세를 고쳐 누우면서 이번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린 무엇을 중단하거나 멈추는 데 익숙하지 않다. 

'나'를 헤아리는 일에도 서툴다.

소셜 미디어로 타인과 소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정작 자신과 소통하며 스스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싸워야 할 대상이 차고 넘치는데 굳이 '나'를 향해 칼끝을 겨눌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자신과의 싸움보다 자신과 잘 지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p292

 

#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우린 행복하다....."  p.306

 

 

 

 

 

 서점의 한 평대에서 눈에 띄게 어여쁜 연보라빛 표지위에 쓰여진 '언어의 온도'라는 제목은 조금은 낯선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가끔 차갑게 말하다. 따뜻한 말한마디 등등  이런표현을 쓰거나 듣거나 하긴 했지만, 이러한것들에 대해 '언어의 온도'라 칭한것은 처음 듣는것만 같아서 익숙한듯(?) 하면서도 신선한 표현 같기도 했다.

"언어에도 온도가 있을까? " 이 책을 쓴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기도 했고, 어떠한 단어들로 문장들을 꽉꽉 채워내려갔을지 기대감이 증폭됐다.

 

 작가는 언어에는 저마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가 다른 나름의 온도가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서 각자의 언어 온도를 스스로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데, 책을 읽으며 한참을 생각했다. 나란 사람의 언어 온도는 과연 몇도쯤 될까?

 생각해보니 아마도 나는  따뜻함보다는 뜨뜻미지근,, ?  혹은 영상도 아닌 섭씨 0℃ 이하의 말과 글들을 내뱉는 차가운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차가운 언어에 상처입었을 여럿에게 미안함이 밀려온다.   얼마든지 따뜻함을 실어 전해줄 수 있었을텐데도 불구하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무참한 말들로 내뱉었던 지난날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이 책은 기대했던것 보다는 크게 와닿는 글들이 많지는 않았지만(개인적인 기대감이 더 컸기에;; ㅎㅎ)   생각할 거리를 던져줌과 동시에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부터 오는 소중함과 행복, 그리고 언어가 주는 따뜻함이 무엇인지 알게해준다.  작가의 이러한 문장들이 언어의 온도 뿐 아니라 내 마음의 온도도 동시에 상승시켜주는것만 같아서 가슴한켠이 따뜻해지는, 절로 미소가 번지게하는 기분좋은 책이었다.  

코끝시린 이 계절에 참 잘 어울리는 책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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