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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자작시 Poem

虛送歲月 (허송세월) - soy

by 소이나는 2017.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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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송세월 -

                                                     - soy


제게 남겨진 시간이 하루 뿐이라면

그저 하늘을 한 번 바라볼 기회를 주십시오.


제게 남겨진 시간이 한 주 뿐이라면

그저 말 없이 친구들과 술 한 잔 나누며 그들을 기억하겠습니다.


제게 남겨진 시간이 한 달 뿐이라면

하루에 한 문장 흔적을 남기어 떠나는 동반자로 삼겠습니다.


제게 남겨진 시간이 한 해 뿐이라면

지겹도록 회귀했던 계절의 반복에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은 아직 많은데,

원하는 것 없이 그저 하루를 흘려보내는 자신에게 미안합니다.


신은 제게 살으라 또 내일의 시간을 할애하는데,

다음의 새벽은 없길 바라던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바람 불면 떨어지는 낙엽처럼 쉽게 사그라지는 생명 속에

영은 비어있고, 혼은 무너지고, 육은 움직이는 것이 '나' 입니다.


과연 어떤 이유로 다음이란 시간을 주고 있는 것인지

제게 주어진 내일이란 시간에 찾아보려합니다.


제게 남겨진 시간이 있다면 아마도 그건 지금이겠지요.




虛 送 歲 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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