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i Gallery
푸르던 이파리는 땅 위의 화려한 카페트가 되는 시간, 가을.
추워지는 때에 나무들은 왜 옷을 벗고 앙상해지는지..
아직은 푸름과 붉음이 공존하지만, 이제 곧 푸름도 붉음도 모두 소용없는 시간이 다가오려나...
수줍게 밖이 아닌 안으로 몸을 숨기지만,
창을 당아버리면 쫓겨날 식물.
인간이 만들어낸 청순한 종이 빗방울은 아름다움으로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가고...
아름다운 미술관에 비어있는 흔들의자
낯선 관람객 들에게 사진의 도구로 목적을 잃고,
본디 주인이 되어있어야 했던 나무 책상과 의자에는
어울리지 않을 큰 덩치의 사람들이 웃으며 한번씩 앉아 본다.
하지만 곧 홀로 남아있을 시간
하나가 아닌 둘이라서 그나마 빈 자리가 덜 외로우리...
예술품보다 더 예술이고 싶었던 자연의 빛...
미술관 안으로 나의 마음으로 들어온다.
Fujifilm SUPERIA X-TRA 400
Nikon F3, 45mm 2.8
- 회귀 (回歸) -
- soy
꽃을 피워
세상에 가장 화려한 존재라는 오만에 빠질 때
검은 구름 장대비 맞으며 처량히 잎을 떨구어
푸른 여름 속에 수많은 녹음 중 하나로 남아
그 수없이 많은 나무 중 하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뜨거운 열기에 빛을 맞으며 빛을 가리는
그늘을 드리우며
세상을 알아 갈 때에
뒤늦은 후회 속 붉은 빛 비단 옷 걸쳐
추위를 피해 마지막 생애를 즐길 때에는
몰랐다.
단지 화려한 열정은 끝이었다.
나는 몰랐다.
사람들의 발에 밟히며 분진이 되면서
나는 알 수 없었다.
내가
다시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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