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om-SOY ♣/자작시 Poem
칠리 찌개 - soy
소이나는
2017. 5. 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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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리 찌개 -
- soy
때아닌 된 바람 감기에 걸려 부은 목을 진정 시켜보겠다고
고춧가루 매섭게 뿌린 찌개를 끓이려해요.
가장 큰 고추를 빻아 보려 가장 큰 고추를 골랐는데
큰 고추의 새빨간 거짓말에 속아
빨간 고추를 넣지 못하고, 익지 못한 애꿎은 어린 칠리를 빻았어요.
그 대신 큰 고추의 짠 눈물을 국물로 담았으니 괜찮아요.
어차피 큰 고추는 곧 제 의미를 잃고 썩어갈터이니 먹고 싶지도 않아요.
겉은 크고 속만 빨간 미물 들은 맛도 없어요.
큰 지구 냄비에 순수한 작은 칠리 넣고 끓인 찌개는 감기를 감추어 주었어요.
단지 감추기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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