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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포토에세이 Photo Essay

사라진 것과 사라질 것 - soy

by 소이나는 2017.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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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과 사라질



길가에 그려진 일러스트 그림 한 조각 나의 발을 잡는다. 언젠가 내게도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허황된 이야기 이지만 자신의 몸보다 큰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동경하여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자주 바라보곤 했다.

그럴때면 마치 푸른 색의 하늘을 넘어 멀리 어두운 미지의 공간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단지 하루 하루의 삶을 견디며 살아가는 살아가는 다수의 일인이 되어버린 지금은 얼마 되지 않는 중력에도 힘겨워 다리를 하나 들기가 어렵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아직 많을 지도 모를 순간만을 지냈으면서 마치 세상을 다 안 것처럼 현실에 순응하며 마치 다 익어버린 벼처럼 자꾸 자꾸 고개는 땅으로만 향하였다.

어차피 몸 덩어리 썩어 버리면 땅으로 향할 것을 무엇이 급하다고 벌써 부터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한심한 마음에 무거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나의 마음이 변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와 다르게 하늘은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푸르다. 

푸른 하늘이 샘나 나의 몸을 날려 푸른 하늘을 더럽히고 싶다.

아직 하늘을 날고 싶었던 존재가 살아 있다고 하늘에게 알려주고 싶다.

언젠가는 사라질 그라피티 한 조각 가슴에 담아 사라졌던 꿈을 찾아 비행하고 싶다.



希 望. 消 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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