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점 Book ■

이별의 말 - 던

by 소이나는 2008. 8. 30.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별의 말 -

(슬퍼하지 말라)


점잖은 사람들은 점잖게 숨지며
그들의 영혼에게 가자고 속삭인다.
임종을 지켜보는 슬픔 어린 벗들이
숨졌다, 아니다, 말하고 있을 때.

그같이 우리도 조용히 사라지자.
눈물의 홍수나 한숨의 폭풍 없이
속물들에게 사랑을 알린다는 건
우리 기쁨을 모독하는 일이다.

지구가 움직이면 재난과 공포가 따르고
그 피해와 의미를 사람들은 계산한다.
전체의 움직임은 그보다 더하지만
사람에게 끼치는 해로움은 덜하다.

우둔한 속세 사람들의 사랑은
오로지 관능만을 아는지라
이별을 이겨 내지 못한다. 이별은
사랑의 요소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별을 모를 만큼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믿고 있고
사랑으로 세련되어 있음으로 해서
눈, 입, 손이 없음을 탓하지 않는다.

우리 둘의 영혼은 결국 하나이니
내가 떠난다 해도 헤어짐이 아니다.
오로지 넓게 확장되는 것뿐이다.

우리 영혼이 만일 둘이라 할지라도
컴퍼스의 다리처럼 한 데 붙은 둘이다.
고정된 다리인 당신의 영혼은
다른 다리를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당신의 다리가 중심에 서 있어도
상대방이 멀리 움직여 떠날 때면
그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상대가 돌아와야 곧게 일어선다.

그대로 나에게 정녕 그러하리라.
비스듬한 다리처럼 움직이겠지만
당신의 확신이 나의 원을 바르게 하고
출발한 곳에서 나를 끝나게 한다.


- 던 Donne, john-
(영국, 1572~1631)
반응형

'■ 서점 Book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에게도 - 밀러  (2) 2008.09.09
한용운 만족  (0) 2008.09.05
피리 - 심훈  (0) 2008.09.02
9월 - 헤르만 헤세  (0) 2008.09.01
인생찬가 - 롱페로우  (0) 2008.08.31
노래의 날개 - 하이네  (0) 2008.08.30
우스개 삼아 - 이시카와 다꾸보꾸  (0) 2008.08.29
단심가 정몽주  (0) 2008.08.28
한용운 인연설  (0) 2008.08.27
윤동주 별헤는밤  (1) 2008.08.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