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행, 식당 ♠/대전 충청 강원

소박하고 조용한 만해 한용운 생가 [HongSeong, Han YongUn birthplace]

by 소이나는 2012. 11. 30.
반응형

 

 

 

 

[만해 한용운선생 생가지]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홍성을 지나다 보면, 홍성에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가지가 있습니다.


충청남도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 492에 위치하고 있는 생가지는 충청남도지정 기념물 75호입니다.



그리 넓지도 않고 조용한 공간에 그 이름에 걸맞도록 고요한 바다처럼
그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한용운 [韓龍雲, 1879.8.29~1944.6.29]







본관 청주(淸州), 호 만해(萬海·卍海), 속명 유천(裕天), 자 정옥(貞玉), 계명 봉완(奉玩)이다.
1879년 8월 29일 충청남도 홍성(洪城)에서 출생하였다.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다가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했으나 실패하자 1896년(건양 1) 설악산 오세암(五歲庵)에 들어갔다.
그 뒤 1905년(광무 9) 인제의 백담사(百潭寺)에 가서 연곡(連谷)을 스승으로 승려가 되고 만화(萬化)에게서 법을 받았다.

1908년(융희 2) 전국 사찰대표 52인의 한 사람으로 원흥사(元興寺)에서 원종종무원(圓宗宗務院)을 설립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명을 시찰했다.
1910년 국권이 피탈되자 중국에 가서 독립군 군관학교를 방문, 이를 격려하고
만주·시베리아 등지를 방랑하다가 1913년 귀국, 불교학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해 범어사에 들어가 《불교대전(佛敎大典)》을 저술, 대승불교의 반야사상(般若思想)에 입각하여 종래의 무능한 불교를 개혁하고
불교의 현실참여를 주장하였다.

1916년 서울 계동(桂洞)에서 월간지 《유심(唯心)》을 발간, 1919년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독립선언서에 서명,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1926년 시집 《님의 침묵(沈默)》을 출판하여 저항문학에 앞장섰고,
이듬해 신간회(新幹會)에 가입하여, 이듬해 중앙집행위원이 되어 경성지회장(京城支會長)의 일을 맡았다.

1931년 조선불교청년회를 조선불교청년동맹으로 개칭, 불교를 통한 청년운동을 강화하고
이해 월간지 《불교(佛敎)》를 인수, 이후 많은 논문을 발표하여 불교의 대중화와 독립사상 고취에 힘썼다.
1935년 첫 장편소설 《흑풍(黑風)》을 《조선일보》에 연재하였고,
1937년 불교관계 항일단체인 만당사건(卍黨事件)의 배후자로 검거되었다.
그 후에도 불교의 혁신과 작품활동을 계속하다가 서울 성북동(城北洞)에서 중풍으로 죽었다.

시에 있어 퇴폐적인 서정성을 배격하고 불교적인 ‘님’을 자연(自然)으로 형상화했으며,
고도의 은유법을 구사하여 일제에 저항하는 민족정신과 불교에 의한 중생제도(衆生濟度)를 노래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大韓民國章)이 추서되었다.

작품으로는 상기 장편 외에 장편소설인 《박명(薄命)》이 있고, 저서로는 시집 《님의 침묵》을 비롯하여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 《십현담주해(十玄談註解)》 《불교대전》 《불교와 고려제왕(高麗諸王)》 등이 있다.
1973년 《한용운전집》(6권)이 간행되었다.



만해 선생의 생가지는 작고 검소했습니다.
작은 초가집 하나가 그저 이곳이 그런 곳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일 뿐입니다.
천안에 있는 유관순 생가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더군요.
작은 초가집 속에서 그렇게 원대한 마음과 업적이 나온 것을 보면,
그의 성품을 환경이 억제하지는 못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 볼거리나 그런 것을 많이 마련해 놓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저 만해의 숨결이 남아있는 공간을 몸으로 느끼기에는 충분하였습니다.
근처에 가볼만한 곳은 수덕사와 윤봉길의사의 기념관, 남당리의 대하먹기 등이 있을 것 같네요.
조금 더 남쪽으로 가면 보령의 대천바닷가도 나오구요. 
[충남 홍성] 남당리 대하 축제 - 리뷰 보기 클릭
수덕사 http://www.sudeoksa.com/ - 홈페이지




그의 시는 약간은 여성적인 어조로 시를 썼지만 그 속에 날까로운 마음을 숨겨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몇개의 시를 소개하며 짧게 줄여야겠네요.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배기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알 수 없어요 -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행복 -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행복을 사랑합니다.

나는 온 세상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행복을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정말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하겠습니다.

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의 한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을 미워하는 고통도 나에게는 행복입니다.

만일 온 세상 사람이 당신을 미워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얼마나 미워하겠습니까.
만일 온 세상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지도 않고 미워하지도 않는다면

그것은 나의 일생에 견딜 수 없는 불행입니다.
만일 온 세상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고자 하여

나를 미워한다면 나의 행복은 더 클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의 나를 미워하는 원한의 두만강이 깊을수록

나의 당신을 사랑하는 행복의 백두산이 높아지는 까닭입니다.





- 첫키스 -

마셔요, 제발 마셔요.
보면서 못 보는 체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입술을 다물고 눈으로 말하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뜨거운 사랑에 웃으면서 차디찬 잔 부끄럼에 울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세계의 꽃을 혼자 따면서 항분(亢奮)에 넘쳐서 떨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미소는 나의 운명의 가슴에서 춤을 춥니다. 새삼스럽게 스스러워 마셔요





- 사랑의 존재 -

사랑을 '사랑'이라고 하면 벌써 사랑은 아닙니다.
사랑을 이름지을 만한 글이 어디 있습니까.
미소에 눌려서 괴로운 듯한 장미빛 입술인들 그것을 스칠 수가 있습니까.
눈물의 뒤에 숨어서 슬픔의 흑암면(黑闇面)을 반사하는 가을 물결의 눈인들 그것을 비출 수가 있습니까.
그림자 없는 구름을 거쳐서 메아리 없는 절벽을 거쳐서 마음이 갈 수 없는 바다를 거쳐서 존재? 존재입니다.
그 나라는 국경이 없습니다. 수명(壽命)은 시간이 아닙니다.
사랑의 존재는 님의 눈과 님의 마음도 알지 못합니다.
사랑의 비밀은 다만 님의 수건에 수(繡)놓는 바늘과 님의 심으신 꽃나무와 님의 잠과 시인의 상상과 그들만이 압니다.






- 거짓이별 -

당신과 나와 이별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가령 우리가 좋을대로 말하는 것과 같이 거짓 이별이라 할지라도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거짓 이별은 언제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
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 아니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시들어가는 두 볼의 도화(桃花)가 무정한 봄바람에 몇 번이나 스쳐서 낙화가 될까요.
회색이 되어가는 두 귀 밑의 푸른 구름이 쬐는 가을 볕에 얼마나 바래서 백설이 될까요.

머리는 희어가도 마음은 붉어갑니다.
피는 식어가도 눈물은 더워갑니다.
사랑의 언덕엔 사태가 나도 희망의 바다엔 물결이 뛰놀아요.

이른바 거짓 이별이 언제든지 우리에게서 떠날 줄만은 알아요.
그러나 한 손으로 이별을 가지고 가는 날(日)은 또 한 손으로 죽음을 가지고 와요.






- 당신을 보았습니다 -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다. 너를 도와주는 것은 죄악이다'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정조냐'하고 능욕(凌辱)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抗拒)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烟氣)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이별은 美의 창조 -

이별은 미의 창조입니다.
이별의 미는 아침의 바탕(質)없는 황금과 밤의 올(*)없는 검은 비단과 죽음없는 영원의 생명과 시들지 않는 하늘의 푸른 꽃에도 없습니다.

님이여, 이별이 아니면 나는 눈물에서 죽었다가 웃음에서 다시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오오 이별이여.
미는 이별의 창조입니다








반응형

'♠ 여행, 식당 ♠ > 대전 충청 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던한 분위기에 적당한 파스타, 치폴라로쏘 [천안 신부동 파스타 신세계점 이탈리안 레스토랑 치폴라로쏘, Italinan wine Trattoria Cipolla Rosso (restaurant), 意大利 意大利面 (イタリアのパスタ料理), ..  (25) 2013.01.09
깔끔한 느낌의 천안 중화요리 홍콩 [천안 중화요리 식당 홍콩, Cheonan Chinese restaurant Hongkong, 中國菜]  (9) 2013.01.02
[천안 두정 식당] 참숯 고깃집, 화로본가 (cheonan-city restaurant 天安市 饭厅)  (4) 2012.12.20
심플한 느낌 속에 그레이가 어울리던, 마레지구 (르 마레 Le Marais) [대전 대흥동 파스타 마레지구, [Daejeon Italiano restaurant, pasta le marais] 大田 意大利 意大利面 (イタリアのパスタ料理), 比萨饼, ..  (16) 2012.12.11
[천안 신부동 파스타] 아비스 [Cheonan Italiano restaurant, A Bis] 天安市 意大利 意大利面(イタリアのパスタ料理)  (10) 2012.12.04
알록 달록 물든 아산 현충사의 단풍사진 (Asan-si Hyeonchungsa autumn colors photo, 牙山市 顯忠祠 丹楓 寫眞)  (10) 2012.11.30
충남 홍성 김좌진 장군 생가지 (忠淸南道 洪城郡 金佐鎭 將軍 生家址, Birth place of general Kim Jwajin)  (2) 2012.11.15
[천안 터미널 근처] 씨푸드오션 (해산물 셀러드바) (cheonan-city restaurant SEAFOOD OCEAN 天安市 海鲜 饭厅)  (10) 2012.10.31
[대전 중구] 대전동물원 (오월드 O world - Daejeon city Zoo)  (10) 2012.10.30
달콤한 분위기의 카페 달고나 [천안 신부동 터미널, 카페 달고나 Cheonan cafe Dalgona, 天安 咖啡馆 (カフェ) ]  (13) 2012.10.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