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포근한 성불사
[충남 천안 성불사, 天安市 成佛寺, cheonan city, SeongBulSa Temple]
[작은 스님들]
추위가 떠나고 봄이 다가오며, 푸르름을 느끼고 싶어 산에 올랐습니다.
천안에 있는 태조산에 다녀왔지요.
태조산에 들어가 구름다리를 넘어 계속 가다가 성불사에 들렸습니다.
[태조산 성불사 초입]
[성불사 가는 길]
성불사로 가는 길은 태조산에서 내려오는 것 보다는
상명대, 호서대, 백석대가 있는 길로 들어와 각원사 가는 길로 가다 호서대 다음에서 오른쪽에 있는 아파트 단지를 지나 도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천안의 시내버스를 이용하고자 한다면,
천안터미널 맞은 편에서 24번 좌불상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
호서대 다음에 각원사 가기 전인 아파트 단지에서 내려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위 24번 버스는 30분에 한 대씩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천안의 성불사는 작은 절입니다. 근처에 좌불상이 있는 큰 절인 각원사가 있습니다.
사람들도 구경 같은 것으로 사찰에 갈때에는 성불사 보다는 각원사에 많이 갑니다.
성불사는 아담한 절이지만,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곳 입니다.
[성불사 종각]
가파른 언덕을 조금 올라가면 성불사가 나옵니다.
운치있게 가지를 뻗은 보호수들이 먼저 눈에 띕니다.
성불사는 1984년 5월 17일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10호로 지정되었습니다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이라고 하더군요.
마곡사는 공주의 유명한 절입니다.
대웅전 뒤의 암벽에 흰 학이 부리로 쪼아 불상을 만들다가 완성하지 못하고 날아가 버려 불상을 다 이루지 못한 절이라는 뜻의 '成不寺'라 불렀다가
후에 도선국사가 절을 짓고 '成佛寺'라 하였다고 합니다.
도선은 신라 말의 승려로 고려의 태조 왕건이 쓴 훈요십조에도 도선이 세운 사찰이외에 사찰을 함부로 세우지 마라 라는 말이 적혀있습니다.
태조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성불사이기에 왠지 더욱 옛 생각이 드는 사찰입니다.
경내에는 대웅전·산신각·칠성각·요사 등이 있으며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도교의 영향을 받은 산신각이나 칠성각이 불교 사찰에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의 종교도 토착신앙이나 여러 종교가
서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산신각과 대웅전]
[성불사 대웅전]
성불사의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내부에 불단(佛壇)을 마련하지 않고
유리창 너머 암벽에 조각된 마애불상을 본존불로 모시고 있습니다. 불상의 높이는 220㎝입니다.
팔작지붕이라는 것은 음.. 위에 '경내에~~~' 이런 말이 쓰여진 위에 사진의 지붕을 보시면, 지붕의 옆 모양이 삼각형 같이 되고 그 아래 또 지붕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에비해 위에 산신각의 사진을 보면 지붕 모양이 좀 다르게 옆 모양일 그냥 내려와 있는데요.
저런 모양을 맞배지붕이라고 합니다.
[천안 성불사 마애석가삼존 16 나한상과 성불입상 天安成佛寺磨崖釋迦三尊十六羅漢像-佛立像, 유형문화제 제169호]
바위를 보면 흐릿하게 조각되어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16나한상이지요.
육계와 손의 형태, 옷의 문양 등은 고려시대의 불상양식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랫부분의 오른발은 뚜렷하게 보이나 왼발은 없어졌습니다.
바위 오른쪽 아래 중심부에는 커다란 연꽃대좌가 있고 좌우에 공양상이나 역사상으로 보이는 조각상 2구가 있구요.
큰 연꽃대좌 위 작은 연꽃대좌에는 설법인(說法印)에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한 본존불이 있는데,
머리가 크고 얼굴이 둥글며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좌우로 서 있는 협시보살과 나한상들은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불상 주변을 둥글게 파 감실에 있는 듯하게 표현하였는데,
세부적인 양식과 특징은 마모가 심하여 자세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대웅전 주변의 작은 부처상]
[예전에는 약수가 나와 마시곤 했는데, 이제는 나오지 않나 봅니다.]
아기 자기한 부처상을 몇개 보고 나면, 성불사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규모면에서는 작은 사찰이기에 무언가를 보기 위해서 가기에는 그렇지만
아늑하고 묘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성불사에서 천안을 바라보는 것도 마음을 상쾌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성불사에서 바라본 천안 단국대학교와 천호지, 두정동]
[산신각을 맴돌던 고양이 한마리]
혼자 조용히 성불사를 둘러보고 내려오려 하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산신각에 있기에 "야옹~~~" 했더니, 저를 자꾸 쳐다봅니다.
느긋하게 앉아서 저를 한 번 보고, 다시 피려하는 꽃을 한 번 보고를 번갈아 합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사찰의 고양이는 무엇을 배웠기에 저리 여유로워 보이는지...
저보다 더 깊은 생각을 하며 사는 것 같이 보입니다.
[왕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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