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96
주택의 변신
요즘 카페는 너무 시끌벅적해서 어디 조용한 공간은 없는지 고민하다가, 전에 조용한 카페라고 소개한 글을 보고 문화동에 있는 카페 문화동96으로 향하였다. 문화동은 예전에는 천안의 중심부 중 하나인 곳이었다. 천안역 옆에 천안터미널이 있고, 역 맞은 편으로 극장과 롤러장, 볼링장, 서점, 옷가게가 모인 명동거리가 있었고, 명동거리를 지나 천안중앙도서관 부근 버들육거리를 중심으로 주택이 밀집되었던 곳이다. 지금의 천안은 경부선 철로를 중심으로 동편은 옛 천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서편으로는 신도시개발로 번영한 곳이 되었다. 지금은 구도심을 살려보려 지자체에서도 이런 저런 정책을 늘리지만, 계속 외곽으로 아파트 단지만 늘어나다보니, 도시의 개성은 많이 사라진 편이다. 그래도 동편인 동남구는 아직 옛 천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카페 문화동96도 구도심 주택을 개조하여 만들어진 곳이다.
요즘 서울 연희동 처럼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하여 카페를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빌딩 안에 모던하게 꾸며놓은 카페와는 다른 색다른 감성이 있어 주택 카페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주변 도시인 청주에도 그레이맨션, 라토커피 같은 곳이 이곳 처럼 주택을 개조하여 만들어진 곳이고, 아산의 시루1492, 공주의 루치아의뜰, 성환의 매주리커피 같은 곳은 좀더 오래된 한옥을 개조하여 만들어진 곳인데, 카페의 다양한 모습을 즐길 수 있어, 카페 마니아는 더욱 선택권이 늘어나고 있다.
오래된 동네로 들어가니 하얀 건물의 카페가 보인다. 오래된 주택이란 것이 담벼락에서 먼저 느껴졌다. 담 넘어 들어오지 말라고 병을 깨서 박아 놓은 것이 그대로 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에 주택가에는 이런 집이 많이 있었다.
담을 따라 들어가니 집의 대문이 보이고, 문패로된 카페의 나무 간판?이 보인다.
'문화동96' 바로 이곳의 번지수이다. 행정동이란게 일본의 잔재?라고 하던데, 도로명 보다 '동'이란 것이 내게는 더 익숙한것 같다. 그 지역의 특색과 유래도 알 수 있고 말이다.
대문 바로 오른쪽이 개방형으로 되어있고, 차량이 5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뒤에서 볼때는 흰색만 보였는데, 앞으로 오니 빨간벽돌이 보인다. 왼쪽으로는 평상이 있고, 평상에는 바베큐 장비도 보인다. 파티도 하나보다.
이 작은 정원에는 삼색이 어미 고양이와 고등어 새끼 고양이가 지내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먹이를 챙겨주시는가 보다, 요 둘말고도 치즈색 새끼 고양이 두마리도 벽에 붙어 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정원이 있는 곳의 한적한 풍경이다.
현관으로 들어가려니, 둥근 나무상에 진지한 궁서체 '영업중'이라는 글씨가 인상적이다. 문득 영업이 끝났을때는 그럼 뭐라고 써있지?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옛날 할머니 집으로
현관을 열고 들어가니, 바로 타임머신을 타고 80년대로 들어간 기분이다. 현관문이 현재와 과거의 경계선 같이 느껴졌다. 커피를 마시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젊은 여학생이 "뭐야, 그냥 할머니네 온것 같잖아!"라고 한다. 그런가? 그 분의 할머니 집은 이런 모습이였나보다.
현관문을 들어서 왼쪽에는 오래된 나무 장식장이 있는데, 그속에는 옛날 우유병, 찻잔, 타자기 등이 진열되어 있다. 풍물시장의 가게를 보는 것 같다.
아름다운 자개
거실로 들어서니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자개이다. 거실 말고도 큰방 쪽에도 자개장이 있는데, 정말 자개는 아름답다. 원래 나전칠기가 중국에서 들어온 것인데, 중국에서는 쇠퇴하고 우리나라에서 발전되어 역으로 수출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 공예가 지속적으로 남아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옛날 집 큰 방
전에 방으로 쓰이던 곳은 그대로 살려놓은 것 같다. 오래된 소파와 테이블, 카페트, 선풍기, 그리고 오르간에 자개장까지 있으니 과거 영화를 찍으려고하는 세트장 같다.
햇살이 들어오는 작은 방
큰방 외에 다른 방은 넓게 창문이 트여있다. 밝은 햇살이 창을 타고 들어와 밝다. 이곳의 테이블은 밥상을 개조해 만든 것도 재미있다.
감각을 살린 소품들
카페 구석 구석에는 책과 도자기, 드라이플라워에 옛날 물품이 진열되어 있어, 어떤 옛 물건이 있는지 구경할 수 있다.
괴나리봇짐을 풀어 무거운 짐 덜어 놓고, 가벼운 발걸음의 무게는 0kg이 되었구나!
문화동96 메뉴
커피는 5.5에서 6.0원으로 쪼금 다른 곳보다 비싼편이다. 문화동라떼라는 것이 있던데, 카운터에 가보니 메뉴판이 다르다. 문화동라떼가 밀크티였다.
여름엔 아이스~
5월인데 벌써 여름같다. 밖의 온도는 33도... 정말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선풍기 바람만으로도 여름을 지낼 수 있던 때가 그립다. 낮의 열기가 뜨거워 결국 아이스 커피이다. 그런데 진동벨이 울리고 가보니, 새참 먹는 것도 아닌데, 옛날 쟁반에 주신다. 이런건 어디선 난거야 했는데, 카페에서 나온 후 장을 보러 롯데마트에 갔는데 거기에 똑같은 걸 팔고 있네 ㅋㅋ 커피는 생각보다는 평범한 편이다. 커피보다는 밀크티가 더 괜찮은 것 같다. 커피는 맛이 있다고는 하기그런데, 마실만하다. 그런데 커피 맛보다 분위기가 주는 맛이 더 강렬해 후에 또 들리게 될 것 같다.
다시 현재로
1시간 반? 정도 공간을 즐기다 카페를 나왔다. 처음에는 손님이 없어서 상당히 조용하고 피아노 음악에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손님을 몰고 오는 것인지 잠시 후에 빈 곳이 없이 꽉차버리고 시끌 시끌해지려해서 그만 일어났다. 카페에서 나오니 수많은 차들이 도로를 지나고, 여기 저기 공사중인 건물들이 보인다.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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