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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 Book ■116

광야 - 이육사 - 광야 -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光陰을 부지런한 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天古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이육사 - 2009. 6. 29.
추억 - 윤곤강 - 추억 - 하늘 위에 별떼가 얼어붙은 밤. 너와 나 단둘이 오도도 떨면서 사늘한 밤거리를 말도 없이 걷던 생각,지금은 한탄 애 은 기억뿐! 에는 세부(細部)의 묘사(描t寫) 없다드라! - 윤곤강 - 2009. 6. 28.
안개 속에 - 헤세 - 안개 속에 - 이상하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풀섶이며 돌덩이며, 저마다 외롭구나. 어느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않느니 모두가 외로이 혼자 있는 것이다. 나의 삶도 빛으로 넘실거릴 대엔 세상의 벗들로 가득했었으나 이제 내 주위에 안개 잔뜩 드리우니 모두 사라지고 자취조차 없구나. 모든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가르는 소리도 없고 또한 피할 수도 없이 휩싸는 이 어둠을 모르고서야 어느 누가 그를 슬기롭다 할 것인가. 이상하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인생이란 보래 외로운 것이라 여느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하니 모두가 외로이 혼자 있는 것이다. - 헤세 - (Hermann Hesse) 독일 1877 ~ 1962 신로맨티시즘 문학 1946년 노벨문학상 2009. 6. 27.
고독 - 릴케 - 고독 - 고독은 비와 같은 것입니다. 저녁 노을을 향해 바다로부터 떠오릅니다. 멀고먼 쓸쓸한 들로부터 언제나 그것을 지닌 하늘로 갑니다. 그리고 그 하늘로부터 도시로 떨어집니다. 그것은 시간의 간격에 비로 내립니다. 아침이 와, 모든 길거리가 방향을 바꿀 아무것도 보지 못한 육체와 육체가 제각기 실망하여 슬픔에 잠길 때, 서로 미워하는 사람끼리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잘 수 밖에 없을 때에 그 때 고독은 ㄱ아줄기와 함께 흘러갑니다. - 릴케 - (Reiner Maria Rilke 1875 ~ 1926) 신 낭만파, 2009. 6. 26.
옛이야기 - 김소월 - 옛이야기 - 고요하고 어두은 밤이 오면은 어스레한 燈(등)불에 밤이 오면은 외로움에 아픔에 다만 혼자서 하염없는 눈물에 저는 웁니다. 제 한몸도 예전엔 눈물 모르고 조그마한 세상을 보냈습니다. 그때는 지낸 날의 옛이야기도 아무 설움 모르고 외웠습니다. 그런데 우리님이 가신 뒤에는 아주 저를 바리고 가신 뒤에는 前(전)날에 제게 있던 모든 것들이 가지가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한때에 외워 두었던 옛이야기뿐만은 남았습니다. 나날이 짙어가는 옛이야기는 부질없이 제 몸을 울렸습니다. - 김소월 - (1902~1934) 평북 정주 출생, 본명은 정식 2009. 6. 22.
6월이 되면 - 브리지스 - 6월이 되면 - 6월이 되면 나는 香 좋은 건초덤불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흰 구름이 지어 놓은 넓고 큰 집 눈부신 궁전을 바라보련다 그녀는 노래 부르고 나는 노래 지어 주고 아름다운 시를 온종일 노래하련다 우리 둘이 남몰래 건초 덤불 속에 누워 있을 때 인생은 즐거워라 6月이 되면 - 브리지스 - (Bridges, Robert/영국/1844~1930) 알프레드 오틴의 뒤를 이어 계관 시인이 되었다 자연과 인생의 사랑과 미를 추구. 외에 극시 '불을 준 프로메테우스'가 있고, 죽기 직전에 발표한 철학적 장시 '미의 유언'이 있다. 2009. 6. 19.
서시 - 윤동주 - 서시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 2009. 6. 17.
님의 침묵 - 한용운 - 님의 침묵 -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2009. 6. 16.
서울, 1964년 겨울 - 김승옥 줄거리 1964년 겨울, 스물다섯 살의 구청 직원인 나는 서울의 어느 거리에 있는 선술집에서 스물다섯 살의 '안'이란 사람을 만났다. 둘은 "안형, 파리를 사랑하십니까?" "김형,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십니까?" "서울은 모든 욕망의 집결지입니다. 아시겠습니까?" 하는 의미없는 질문가 대답을 계속한다. '나'와 '안'이 따뜻한 곳으로 가서 정식으로 한 잔 더 하려고 각기 계산을 하려는데, 그 때 우리 곁에서 술잔을 받아 놓고 연탄 불에 손을 쬐고 있던 사내가 같이 가기를 권했다. 그는 가낭뱅이 같아 보였으며 나는 서른대여섯 되는 사내였다. 함께 근처에 있는 중국요리집으로 가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신다. 이 자리에서 월부책 외판원인 서른 대여섯되는 사내는, 오늘 자기 아내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죽었으며 그 .. 2009. 6. 12.
승무 - 조지훈 - 승무 - 얇은 사[沙]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沙]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 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패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을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 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조지훈 - 2009. 6. 6.
자화상 - 윤동주 - 자화상 -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 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윤동주 - 2009. 6. 5.
바람이 불어 - 윤동주 - 바람이 불어 -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理由)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理由)가 없을까, 단 한 여자(女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時代)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 윤동주 - 2009. 6. 3.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 알 수 없어요 -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올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은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한용운 - 2009. 6. 1.
귀천 - 천상병 - 귀천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 2009. 5. 31.
추억 - 바이런 - 추억 - 아, 모든 것은 끝났노라! - 꿈이 보여 준 그대로, 미래는 희망의 빛이 사라져 버리고 내 행복의 나날은 끝났다. 불행의 찬바람에 얼어붙어서 내 삶의 동트는 새벽은 구름에 가렸구나. 사랑, 희망 그리고 기쁨이여 안녕히! 나 이제 또 하나 더 잊을 수 없을까, 그추억마저도! - 바이런 (George Gordon Byron) - 영국 (1788~1824) 돈주안, 만프렛, 차일드해럴드의 편력 영웅주의적 자유주의적 정렬적인 애정시 낭만파 시인 2009.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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