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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포토에세이 Photo Essay123

마음도 함께 돌고 싶어 - soy 마음도 함께 돌고 싶어 중국 북경의 작은 골목길을 걸어가는데, 아저씨와 아주머니 들이 길가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연습인 것 같기도 하고, 지금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은 어설퍼도 보이지만, 그래서 더욱 정겹다. 옛 복장을 한 아저씨들의 행렬이 지나가고, 양산같은 것을 들은 아주머니들이 우산을 예쁘게 돌리며 길을 장식한다. 길을 걷다가 우연치 않게 소박하면서도 즐거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평범하게 생긴 아주머니들께서 작은 양산을 함께 돌리니, 양산에 비친 그녀들의 그림자가 신성한 인간의 고귀한 마음같이 다가온다. '일반 아주머니들이 무엇을 하려나봐.'라는 평범한 생각 속에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지 못한 것을 혼내듯 고요한 감탄을 주며, 살며시 떠나간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름다운 여인들의 순.. 2015. 10. 14.
비를 기다리는 물받이 - soy 비를 기다리는 물받이 태어나 죽을때까지 한 자리를 기다리겠어. 네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가치인 걸, 다른 이들은 다 알고 있는 것을 이제야 알아버렸어. 네게 난 그냥 스쳐지나가는 존재인걸, 나 하나의 욕망 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아버렸어. 내게 떨어지렴, 하늘 높은 곳에서 서글픈 대지로 안전하게 보내줄께. 하늘과 땅의 운명적인 만남에 단지 홀로 존재하는 동아줄 같은 생이지만, 따가운 햇살 피추는 외로운 날 혼자 되어가는 법을 배우며 내 생명 갖게 해준 너를 위해 남아있겠어. 네가 힘들어 다시 내게 돌아올때 말없이 어깨 토닥여 줄께. 슬픈 눈물방울 다시 떨어져 나를 스쳐 지나갈때, 잠시 너의 휴식처가 되어 줄께. 2015. 10. 11.
장독과 사람 - soy 장독과 사람 장독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저 안에 들어가 있는 것과 인생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료들이 서로 만나 어울려 장이나 김치가 완성되고, 오랜 시간 세월을 보내 숙성되어 제 맛을 만들어가지만, 잘못되면 변질되고, 너무 오래되면 쓸모가 없게 되어버리는 모습이 마치 누군가의 인생살이 같습니다. 사람은 그릇이 커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넓게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거나, 그 정도의 배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장독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만들어지며 크고, 작고, 멋진 모양이기도 하고, 울퉁불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독 안의 장의 맛은 장독의 크기와 모양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작고 못생긴 장독의 안에 진한 맛을 내는 장이 숨어있기도 합니다. 물론 .. 2015. 10. 4.
추억으로 가는 매개체 - soy 추억으로 가는 매개체 시장 한켠에 고소한 붕어빵 냄새 바람을 타고 물결친다. 코가 먼저 눈이 다음에 붕어빵을 따라 추억이라는 시간으로 떠나간다. 따끈한 붕어빵과 웃고, 즐기던 시간들, 이미 너희는 간식을 넘어 우리의 소중한 樂의 매개체가 되었구나. 2015. 9. 24.
대륙의 기차를 기다리며... - soy 대륙의 기차를 기다리며... 여행을 하다보면 재미있는 일과 생각하지 못한 추억도 생겨난다. 중국여행을 하며 기차를 타고, 오랜 시간을 달렸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 중국의 기차를 타본 것은 노동절 기간에 조선족자치주의 주도가 있는 연길에서 친구가 사는 길림시에 가기위해 잉워를 타본 것이었다. 지금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의 중국의 기차는 '루완워'라는 4인실 침대칸과 '잉워'라는 6인 3층 침대가 나열되어 있는 종류의 침대칸이 있고, '잉쭤'라는 좀 딱딱하고 불편한 의자칸이 있었다. 처음 탄 기차는 잉워를 타고 8시간 정도를 달린 것인데, 밤에 기차를 타고 새벽에 내렸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기차를 다며, 한국에는 없는 침대칸 기차를 타는 것이 신기했다. 기차를 타니 그 칸을 담당하는 역.. 2015. 9. 21.
내가 아닌 나 - soy 내가 아닌 나 누군가가 결혼에 대해 사과 하나를 놓고 반으로 자른 후 다시 붙이며 '원래 하나인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라고 하더군요. 당신의 반 쪽은 본디 당신이었던 것인가요? 남이 타인이 아닌 자신이 될 사랑을 하고 있나요? 2015. 9. 19.
홀로서기 - soy 홀로서기 잠시 지쳤다고, 조금만 쉬고 싶다고, 아니 이제 됐다고, 모두 필요 없다고, 그저 내버려두라고. 이런 말을 수없이 하고 싶었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이런 저런 신세 한탄 한번쯤 펑펑 울며 해보고 싶었지만, 아무도 들어줄 이가 없다. 단지 자아라는 몹쓸 추상적인 한 사람뿐 이었다. 그걸로 됐다. 잠시 딱딱한 의자에 앉아, 한숨 한번 깊게 쉬고, 무거워진 두 다리에 기대어, 너무나 가벼워진 몸을 일으킬 수밖에... 그걸로 됐다. 아직 너는 숨쉴 수 있고, 아직 너는 설 수 있다. 2015. 9. 15.
혼동의 시작과 끝 - soy 혼동의 시작과 끝 공 하나 던저보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잡념 하나 던져놓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또 복잡해져 누워 하늘을 보니, 정답은 바로 저 하늘위에 있었다. 모든 혼동의 시작은 바로 저 하늘, 모든 혼동의 끝은 바로 저 하늘! 2015. 9. 11.
돌의 세상 - soy 돌의 세상 늘 같은 곳에 무엇을 바라 보느냐? 돌로된 나무, 돌로된 산 옆에 두고, 돌로된 사람이여! 이미 세상은 너의 일부가 되어 버렸나 보다. 네가 있는 곳이 바로 너의 중심부. 큰 빌딩과 넓은 아스팔트, 이 거대한 도시의 주인은 바로 돌의 주인인 너였구나! 생명을 넣어 주마, 만약, 만약, 세상이 사라진다면, 그 다음에 다시 진정한 네 모습을 찾아보자구나. 2015. 9. 6.
돌아갈 곳으로 - soy 돌아갈 곳으로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내린다. 아침을 느끼고 싶기에는 저 빗소리가 너무 기쁘다. 귓가에 소근 소근 마음을 가라앉게 해준다. 왜 이렇게 비만 오면, 이불 속은 따뜻한 것인지... 훌쩍 털어버리고 싶지만 늘 부지런함과의 싸움에선 지는 쪽인가 보다. 하루를 돌이켜 보며, 그 싸움에서 이긴적은 몇 번 있을까? 공부와 놀이, 잠과 깸, 휴식과 일, 만남과 고독 이런 것들의 연속에서 하루를 보내며, 또 내일을 기약하고 또 다음을 바라며, 순간을 안주한다. 잠시 마음을 놓고 살면, 인생에 주어진 목적이 멀어진다. 그걸 생각하면 안타깝다. 그래서 더욱 무언가를 위해 나아가야 하는데, 내일 세상을 떠나도 부끄럽지 않게, 당당히 세상을 보내고 돌아왔다고, 말 할 수 있어야하는데, 과연 될까? 갑자기 번잡한.. 2015. 9. 2.
누군가를 위한 빈자리 - soy 누군가를 위한 빈자리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추운 겨울에 한 꽤 오랜시간을 배낭여행으로 다녀왔다. 오랜 시간 배를 타고 한국을 떠나 바다 한 가운데에서 배가 하도 흔들려 갑판에 나가보니, 칠흑 같은 바다에 어울리지 않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거친 바람으로 인한 공포감과 바다 위로 내리는 눈의 황홀함이 동시에 찾아왔지만, 동물로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멀미로 고생을 하기도 했다. 배에서 내려 바로 심한 감기에 걸려 여행 첫날은 숙소에 혼자 누워 고생한 기억이 납다. 그러고는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에 무작정 도착하여 길을 헤매고,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것들을 먹어대고, 너무나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할 수 있었다. 요즘은 그때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훌쩍 어딘가로 떠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2015. 8. 31.
지금 이 순간 - soy 지금 이 순간 사슴아, 네 깊은 눈망울 속에는 가식이란 찾아볼 수가 없구나. 단지 먹고, 뛰고, 자고 어느 본능에 맡겨 지금의 순간을 보내고 있구나. 사람들은 아주 작은 것에도 많은 생각을 한단다. 사슴이라는 객체에 대해서도 너에 대한 보존을, 너에 대한 가치를, 너에 대한 이익을, 너의 존재 자체를, 사람들은 그렇게 수없이 많은 생각을 가지며 살아간단다. 물론 잠시 그러지 않을 때도 있어. 바로 이 순간, 너의 깊은 눈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단다. 2015. 8. 29.
물마시러 왔어요 - soy 물 마시러 왔어요 여름 동안 열심히 자라려고 노력한 무화과 나무의 열매가 이상하게도 많이 온 비 때문인지 잘익지가 않았다. 열매를 따지 않고 그냥 두니, 여름에는 아침 일찍 한 쌍의 새 부부가 무화과를 먹고 가더니, 가을이 오니 남아 있는 무화과를 나비와 벌들이 모여 먹고 있다. 날씨가 조금은 쌀쌀해지니 마을에 잠자리도 부쩍 늘었다. 어려서는 잠자리만 보면 잡아보고 싶어서, 날개짓에 지쳐 잠시 쉬려 앉아 있는 잠자리를 부단히도 괴롭혔던 것 같다. 힘들게 잡아 얇은 날개를 두 손가락으로 잡고 있다보면, 날개가 부러지거나 다쳐서 왜 잡았을까 하는 미안함에 당황하던 그때에는 잠자리 한 마리를 보면서도 소중한 생명체의 비상에 감동하던 순수함이 남아있었는데, 지금은 잠자리를 보면서도 '가을이 왔구나'라는 단순한 .. 2015. 8. 24.
흔한 존재는 가장 쉽지 않은 존재 - soy 흔한 존재는 가장 쉽지 않은 존재 언제부터인가 커피를 마시다가... 다 마신 빈 커피 잔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떠한 의미를 두고 한 것은 아니고, 자연스레 습관이 되어 가벼워진 커피 잔을 왼손으로 들어 비스듬히 기울여 사라진 커피의 사진을 찍는다. 늘 왼손에 무언가를 들고 사진을 찍다가... 갑자기 빈 손을 허공에 들어 보니... 내가 가진 신체 중에 가장 바쁜 역할을 하고 있는 손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루 종일 수없이 많은 움직임 속에 나의 행복도, 나의 더러움도, 모두 짊어진 것이 머리가 아닌 손은 아니었나 한다. 以掌蔽天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릴 수는 없겠지만, 어쩜 자신의 손은 자신에게 하늘보다 큰 존재는 아닐까... - 흔한 존재는 가장 쉽지 않은 존재 - - soy 땅 위에 분주한 생.. 2015. 8. 6.
카페에서 홀로 - soy 카페에서 홀로.... 종이에 남겨 놓은 생각들 #1. 종이에 담은 하루 요즘은 어떻게 살고 있는 건지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애매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사실 많이 바쁘기도 했고, 많이 정신 없기도 해서, 어떠한 생각이란 것을 갖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그저 피곤해서 쉬고싶고, 어떤 의욕이 많이 사라진 상태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마음 속이 공허하고 무언가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빈 종이를 놓고 어떤 것을 끄적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은 하루였고, 그것을 채워나가 만족감이 드는 하루였다. #2. Cafe Kaldi9 처음 이 카페에 온 것은 늦은 밤 닫혀 있을 카페 들 중 열려있을 카페를 찾아 온 것이었다. 늦은 밤이라고하기가 어울릴 10시에 프랜차이즈가 .. 2015.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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