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 흐르는 초토의 시의 시인 구상을 기리는
구상 문학관
[경북 왜관]Kusang Literary Memorial, 倭館邑 具常 文学館
왜관에 들려 잠시 시간이 있기에, 왜관읍 내에 있는 구상 문학관에 들렸습니다.
구상 문학관은 왜관역에서 칠곡문화원을 지나, 왜관읍사무소를 지나 학교 두개를 지나, 낙동강변에 있습니다.
소재지 :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왜관6리 785-84 (우) 718-807
연락처 : TEL. 054-979-6447 / FAX. 054-973-0039
휴관일 : 월요일, 법정공휴일
[시인 구상(具常)]
구상 시인은 다들 한번쯤 들어 보았을 작가이지만, 또 딱히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토의 시'라는 제목의 시를 듣는다면, 아~ 그 시를 썼던 시인이구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상은 한국의 현대 시인입니다. 본명은 구상준(具常浚)이며
1919년 함경남도 문천에서 태어난 후 가족과 함께 원산(元山)으로 이주해 성장했습니다.
1946년 원산문학가동맹의 동인지 시집 <응향(凝香)>에 '밤' '여명도(黎明圖)' '길' 등의 시를 발표해 문단에 데뷔했으나,
1947년 동인지에 발표한 '여명도' '길' 등의 작품이 반사회주의적이라는 이유로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으로부터 반동작가로 비판받자 월남했습니다.
이어 종군시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승리일보' '영남일보' '경향신문' '가톨릭신문' 등의 편집국장 및 논설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효성여자대학교·서강대학교·서울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다가 1970~1974년 미국 하와이대학교에서 초빙교수를 지냈다.
1976년~1996년 중앙대 예술대 대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고문이십니다.
동서양 철학과 종교에 조예가 깊고 작품 또한 자신만의 독보적인 시세계를 구축해온 구상 시인은
두 차례 노벨문학상 본선에 올랐는가 하면 프랑스에서 뽑은 세계 200대 문인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구상의 시는 사회의 부정과 불의, 부조리를 고발하되 그 고발이 자기 참회로 귀결되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철저히 존재론적인 기반위에서 미의식을 추구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 대표적 작품으로 앞에서 말한 1956년에 발표한 연작시 <초토의 시> 에서
시인은 6.25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전쟁의 고통을 초월하여 구원의 세계에 이르는 과정을 견고한 시어로 잘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작품으로 1957년 서울특별시문화상과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고
이 시집은 영어 프랑스어 독어 일어 이탈리아어 등 외국어로도 번역되었습니다.
시집 ‘구상’(51) ‘초토의 시’(56) ‘까마귀’(81), 자전시집 ‘모과 옹두리에도 사연이’(84), 사회평론집 ‘민주고발’(53),
수상집 ‘침언부언’(60) ‘나자렛 예수’(79), 시론집 ‘현대시 창작입문’(88), 영역시집 ‘타버린 땅’(89·런던)
‘밭과 강’(91·런던) 등 30여권이 있습니다.
[꽃자리 - 구상]
*구상 시인의 연보
1919년 9월 16일 서울 종로구 이화동 출생
1923년 함경남도 문천군 덕원면 어운리로 이주
1938년 원산 덕원 성베네딕트수도원 부설 신학교 중등과 수료
1941년 일본대학 전문부 종교과 졸업
1942 ~ 1945년 북선매일신문사 기자
1948 ~ 1950년 연합신문사 문화부장
1950 ~ 1953년 국방부 기관지 승리일보사 주간
1952 ~ 1958년 효성여자대학교 문리과대학 강사
1953 ~ 1957년 영남일보사 주필 겸 편집국장
1955년 금성화랑 무공훈장
1956년 초토의 시 발표
1956 ~ 1958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강사
1957년 서울시 문화상
1960 ~ 1961년 서강대학교 문리과대학 강사
1970년 국민훈장 동백장
1970 ~ 1974년 하와이대학교 극동어문학과 조교수
1973 ~ 1975년 가톨릭대학 신학부 대학원 강사
1976 ~ 1999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대우 교수
1979 ~ 2004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1980년 대한민국 문학상 본상
1982 ~ 1983년 하와이 대학교 부교수
1985 ~ 1986년 하아ㅗ이대학교 부설 동서문화연구소 예우작가
1986년 제2차 아세아시인회의 서울대회장
1991 ~ 2004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고문
1991년 세계시인대회 명예대회장
1993년 제5차 아세아시인회의 서울대회장
1993년 대한민국 예술원상
2001년 ~ 2004년 한국문인협회 고문
2004년 금관 문화훈장 추서
2004년 5월 14일 타계
[여명도, 초토의 시]
그의 대표시 초토의 시는 1956년 청구문화사에서 출간된 구상의 두번째 시집의 표제시로 한 편이 아니라,
총 15편의 연작시로 된 작품입니다. 초토의 시는 한국전쟁의 비극적 현실에 대한 절망과 탄식에 그치지 않고
전쟁의 비극과 참회, 이데올로기에 앞서는 형제애와 인류애를 강조합니다.
이 시에 등장하는 ‘적’은 일관되게 저주나 말살의 대상이 아니고 사랑으로 극복하고 순화해야 할 대상이 됩니다.
이념이라는 허상과 인간본성의 암흑면인 투쟁욕이 빚은 국토분단과 동족상잔의 비참한 현실을 아파하는 시 입니다.
이런 구상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2년 경북 칠곡군 왜곤읍에 '구상문학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렇게 크지는 않은 200여평 규모의 2층 건물로 1층에는 사진과 편지, 서화 등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시인이 기증한 2만여권의 도서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또 시인의 창작활동과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모였던 관수재가 있어 시인의 향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구상문학관 실내]
[구상 시인의 글씨]
[관수재]
작은 규모의 전시관을 보고 건물 밖으로 나가면, 관수재라는 작은 한옥 건물이 있습니다.
관수재에는 그 유명한 천재화가 이중섭이 자주 왔더고 하더군요.
이곳은 시인이 낙동강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마음을 씻고 가다듬는 '觀水洗心'의 삶을 살던 곳입니다.
낙동강은 구상 시인이 '강'연작시를 100여편 발표할 정도로 시의 원천이었습니다.
[전쟁의 아픔을 타고 흐르는 낙동강]
[관수재의 실내]
실내에는 시인이 생전에 사용하던 타자기와 필기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오늘 -
- 구상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로서부터 영원을 살아야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구상문학관과 관수재]
그리 길지 않은 시간동안 구상문학관을 둘러보고 나와 낙동강을 바라보니,
아직도 구상의 시가 강물을 타고 흐르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강가의 현대화된 산책로도 시간을 잊은 문학의 존재는 영원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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