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오목대
전주한옥마을 오목대
全州 梧木臺, Omokdae in Jeonju
오목대 가는 길에... 전주한옥마을을 바라보며
태양빛 뜨거웠던 날 전주향교에서 자만벽화마을을 들린 후 자만벽화마을과 전주한옥마을을 연결하는 다리를 타고 오목대로 넘어왔다. 한옥마을과 전주향교 사이에 있는 오목대는 전주한옥마을의 전경을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오목대의 정자에는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한옥마을이 보이지 않고, 오목대로 오르는 길에 전망대에서 한옥마을의 전경을 살펴 볼 수 있다.
오목대 가는 길
한옥마을이란 이름을 떠올리면 오래된 가옥의 옛 정서가 풍기는 느낌이라는 생각이지만, 정작 높은 곳에서 바라본 한옥마을의 지붕은 기와는 보이지 않고, 요즘스러운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골목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정갈하고, 깔끔해 보이는 한옥마을의 풍경이 옛것과 현재를 이어주는 역사라는 언어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새로 정비가 된 한옥집이라는 것에 부정적인 느낌은 없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라도 더욱 한국적인 모습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이 더욱 가치있는 것은 아닐까...
아예 사라지는 전통의 모습에 미래적인 전통을 보이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렇기에 전국의 여행객들이 전주의 매력에 빠지고 다시 또 전주를 들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전주 한옥마을의 멋진 풍경을 즐기고 오목대로 향하였다. 뜨거워 보이는 한옥마을과는 다르게 오목대에는 푸르른 나무와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한옥마을의 현대적인 느낌도 오목대에서는 느낄 수 없다, 더욱 전통적이고 더욱 깊이가 있다.
오목대가 있는 곳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있는 경기전에서 약 동남쪽으로 5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작은 언덕인 오목대 정상에는 1380년(고려 우왕 6)에 남원의 황산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돌아가던 이성계(李成桂, 1335~1408) 장군이 개선길에 잠시 머물러 이곳에서 승전 잔치를 베풀고 곳이다. 조선왕조를 개국하고 나서 여기에 정자를 짓고, 이름을 오목대(梧木臺)라 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한제국 광무(光武) 4년(1900)에 비석을 건립했는데, 태조가 잠시 머물렀던 곳이라는 뜻의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祖高皇帝駐蹕遺址)>라는 비문은 고종황제가 직접 쓴 친필을 새긴 것이다. 조선왕조의 몰락을 거부하고 전통 왕조를 재건하고자 했던 고종이 자신의 정체성을 다잡기 위해 이러한 비문을 새긴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오목대는『여지도서』(전주)에 "발산 아래에 오목대가 평평하게 펼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완산지(完山誌)』에 "발산(鉢山) 아래에 있는 돈대이다. 평탄하게 펼쳐져 위에서 전주성을 아래로 굽어보고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곳에 오동나무가 많았기에 언덕의 이름을 오목대라는 설도 있다.
오랜 역사를 담은 오목대에 올라 자리에 이성계가 쉬고 갔을 곳에 누워 하늘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곳에서 이 하늘을 바라보았을까...
뜨거운 여름 날 한옥마을을 걸으며 덥고 지치던 기운이 오목대의 시원한 바람에 다시 돌아오는 것 같다.
부채박물관에서 산 부채로 부채질을 하며,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오목대에서의 休息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겠다....
梧木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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