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슈퍼에 가려고 길을 걷다가 사람이 별로 없던 골목에 작은 고양이가 두 마리 얼쩡거리고 있기에,
슈퍼에서 살 것을 사며 혹시 보이면 주려고 소시지 몇 개를 사서 돌아오다 보니, 한 마리가 자고 있다.
가까이 가니 깨어나던데, 다가가도 멀뚱 멀뚱 쳐다만 보고 있기에, 소시지를 줬더니 잘 먹는다.
멀리서 또 한마리가 보더니 다가와 소시지를 먹는다.
길냥이들 먹을 것을 줘도 잘 도망가는데 야그들은 옆에 있든 말든 잘 먹고 있다.
만져도 무감각하게 받아들인다.
고양이들이 공장 같은 건물 근처에 있었는데, 그 주변은 먹을 것도 별로 없는 곳이다.
이렇게 사람을 피하지 않는 걸로 봐서, 저 공장에서 먹이를 주는 길냥이 인가 보다하고, 소시지를 다 준 다음 집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한 마리가 자꾸 따라온다.
"어여~~ 가라잉~~~!!" 라고 해도 계속 따라오더니, 골목을 넘어 결국 8차선 도로 횡단보도가 있는 곳까지 왔다.
인도 쪽에는 못있고, 인도 넘어 풀 속에 서서 계속 바라보던데, 자꾸 따라오려해서 잠깐 한눈 팔기에 후다닥 피했다.
길을 넘어서 고양이 있는 곳을 보니,
더 안 따라오는 것 같아서 집으로 가려는데,
횡단보도 쪽으로 조금 나와 앉아있다가 차들이 못지나가고 옆에 서있자 고양이는 돌아서 다시 풀 속으로 들어갔다.
다행인가 하면서도 괜시리 먹을 것을 주어서 위험한 곳으로 나왔나 하며 근심이 생긴다.
전에는 집 근처에 노란 길냥이 새끼가 있어 잡아와 한 쪽에 놓았더니, 고양이가 눈물을 펑펑 쏟아낸 적이 있다.
'고양이도 이렇게 우는 구나' 하며, 먹을 것만 주고 다시 고양이가 있던 곳에 풀어주니,
그날 밤에 그 고양이 새끼와 똑같이 생긴 큰 고양이가 근처를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너무 비슷하게 생겨 누가 보아도 부모 고양이였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다시 그곳에 놓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부모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하며 길냥이를 보면 먹을 것을 좀 주고 그냥 가던 길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날이 점점 추워지다보니, 저런 길냥이들 어찌 살까 걱정이 되기는 한다.
갑자기 친구가 며칠전 한 말도 생각난다.
"너도~ 냥이과 야~!"
음....그러려나?
언젠가는 기르게 되려나?
모르겠다. 귀엽기는 한데 말이지... 저렇게 따라오는 길 동물들을 보면 가엾기도 하고,
하지만 솔찍히 반려동물에게 애정을 쏟을 만큼의 자신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전에 기르던 개 한마리를 어찌하다 잃어버린 후로는 아직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어려서는 소 여물도 주며 좋아하고, 병아리를 닭으로 키우고 의기 양양했던 것 같은데...
그때의 순진함과 열정은 어디로 다 사라져 버렸는지...
저렇게 생명들은 태어나는데, 나는 늙어가는 구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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