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德寺, Sudeoksa, Sudeok Temple in Korea
#5. 다양한 조각, 석탑이 숨어 있는 수덕사
금강보탑, 수덕사 삼층석탑, 원담스님 부도탑, 코끼리석등, 포대화상, 부도전, 수덕사 7층석탑, 백의관세음보살상, 관음바위
#1. 충남 예산 수덕사로 들어가며, 수덕사 입구 (修德寺, Sudeoksa, Sudeok Temple, 일주문, 선 미술관) ☜ 보기 클릭
#2. 금강문, 사천왕문을 지나 수덕사 로 (修德寺, Sudeoksa, Sudeok Temple) ☜ 보기 클릭
#3. 천년의 고찰 수덕사 (修德寺, Sudeoksa, Sudeok Temple in Korea) ☜ 보기 클릭
#4. 나무 향기에 취해 버리는 수덕사 대웅전 (修德寺 大雄殿, Taeung- jeon of Sudeok-sa Temple) ☜ 보기 클릭
수덕사 초입에서 부터 대웅전까지 그저 일직선의 길을 따라 다른 방향을 바라보지 않고, 앞으로만 향하였다.
대웅전을 보고 나니 목표감이 성취되었고, 새삼스레 여유가 생겨났고, 자유롭게 수덕사의 구석 구석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마치 여행을 가며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을 신청하여 여행지의 중요한 부분만 쏙 보고 나오는 느낌이라면, 이제부터는 자유여행을 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금강보탑과 추무원장 기념비]
대웅전 앞 뜰의 수덕사 삼층석탑
대웅전 앞 뜰의 삼층석탑과 범어각 등은 이미 한번 살펴보았기에 대웅전의 좌측으로 향하였다.
마음에 여유가 있어서인지 건축 유산에 대한 관심만을 가지며 둘러보았는데, 이제는 석탑과 불상, 비석 조각들이 눈에 들어온다.
수덕사를 내려오는 길에는 이러한 불교예술의 아름다움을 즐겨야 겠다.
대웅전의 옆
우선 눈에 띈 것은 석등을 좌우로 하고 중앙에 위치하고 있던 백의관세음보살상이다.
관세음(觀世音)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살펴본다는 뜻이다.
보살(bodhisattva)은 세간과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성자(聖者)이므로 이 관세음보살은 대자대비(大慈大悲)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제도하는 보살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구제하는 보살[救世菩薩], 세상을 구제하는 청정한 성자[救世淨者], 중생에게 두려움 없는 마음을 베푸는 이[施無畏者], 크게 중생을 연민하는 마음으로 이익되게 하는 보살[大悲聖者]이라고도 한다.
수월관음보살(水月觀音菩薩), 백의관음보살(白衣觀音菩薩), 십일면관음보살(十一面觀音菩薩), 천수관음보살(千手觀音菩薩) 등의 형태로 조성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금 보고 있는 관세음보살은 흰 옷을 입은 백의관음보살이다.
백의관음보살상
본디 관세음보살의 형상은 머리에 보관을 쓰고 있으며 손에는 버드나무가지 또는 연꽃을 들고 있고 다른 손에는 정병을 들고 있다고 한다.
수덕사의 관세음보살은 관음보살 답게 소원을 들어준다는 시무외인·여원인의 수인을 취하고 있다.
중생을 어우르는 보살의 이미지 때문인지, 인자하고 포근한 여성의 형상을 띄고 있다.
경전에는 여러 가지 고뇌로 괴로워하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33가지의 모습으로 바꾸어 나타나는 보살이라고 하니 인자한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에 무리는 없을듯 싶다.
그러하기에 그 모습도 청년상이나 고혹적인 여성상으로도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관음보살상이기도 하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관세음보살의 아래에는 연꽃과 용, 구름이 휘황찬란하게 조각이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수덕사의 관세음보살은 화려한 모습의 여신 같은 분위기이다.
관세음보살상 옆의 석등에는 작은 동자들이 보인다.
귀엽고 순진한 모습의 아기 동자들을 보니 매혹적인 관세음보살을 볼때보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났다.
아마도 내게는 이 동자들이 관세음 보살의 변신은 아니였나 한다.
관음전과 관음보살
관세음보살상 옆으로는 관세음 보살이 있어 짐작할 수 있는 관음전이 위치하고 있다.
이름이 관음전으로 되어있는 것을 보아선 관음전이 수덕사의 주불전(主佛殿)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관음불이 주불이라면 그곳의 이름은 관음전이 아닌 원통전(圓通殿)으로 불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관음전이 원통전으로 불리고 있는 곳은 유명한 법주사와 낙산사의 원통보전이 있다.
관음전
수덕사에는 관음전이 아담하게 대웅전 옆에 자리잡고 있다.
관음전 옆으로는 덕숭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덕숭산에는 만공탑과 정혜사, 벽초스님의 1080 돌계단, 사면석불 등이 있다.
시간이 된다면 산을 타고 올라가 만공스님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
기약이 없는 '다음'이란 말을 가슴에 새기고 발걸음을 돌렸다.
관음전에서 백연당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기도처'가 있다.
묘한 색감의 옷을 입은 보살님께서 계신다.
보살님 옆에는 관음바위라는 바위가 있는데, 재미있는 것이 바위에 동전이 박혀있는 것이다.
남의 소원을 담은 동전일 것 같아 떨어지는지 떼어보지는 않았는데, 눈으로 보기에는 바위에 딱 달라 붙어 떨어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전에도 다른 사찰의 사진을 보며 이렇게 바위에 동전이 붙여있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이렇게 소원을 비는 것도 유행인가 보다.
관음바위를 지나 백운당, 심연당을 지나 수덕사를 나오며, 소홀히 보고 지나쳤던, 여러가지 들을 눈에 담았다.
[코끼리석등]
그중에 가장 눈에 띈 것은 코끼리 석등과 포대화상이었다.
불교에서 코끼리는 그 의미가 크다.
석가모니의 부친인 마야부인이 태몽으로 흰 코끼리 꿈을 꾸었다.
태몽은 마야부인이 침실에 누워 있는데 하늘에서 장엄한 음악과 함께 여섯 개의 흰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가 내려와 침실을 세번 돌더니 마야부인의 바른쪽 옆구리로 들어 왔다는 내용이다.
이 코끼리 석등을 만든 것도 불교의 상징 동물이 밝히는 불빛을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
포대화상 [布袋和尙]
그리고 코끼리 상 근처에는 포대화상이 있다.
포대화상은 본명이 계차(契此)인 중국의 승려인데 몸집이 둥뚱하고, 이마는 찡그리고, 배는 늘어진 독특한 모양을 하였다.
말도 일정치 않고, 아무데서나 눕고 자고, 언제나 지팡이에 자루를 걸어 메고, 소용되는 물건은 모두 그 속에 넣어 가지고 거리로 다니면서 무엇이든 보기만 하면 달라고 하여, 먹을 것은 무엇이나 주기만 하면 받아 먹으면서 조금씩 나누어 그 자루에 넣곤 하였으므로 사람들이 별호를 지어 장정자(長汀子) 또는 포대화상(布袋和尙)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모습과 언행은 마치 무협소설의 개방의 거지의 행동과 모습같이 보이기도하고, 익살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는 사람들의 길흉 화복이나, 날씨 등을 미리 말하는데 맞지 않는 일이 없었다 한다.
《일발천가반 고신만리유 청일도인소 문로백운두(一鉢千家飯 孤身萬里遊 靑日親人少 問路白雲頭)》
《미륵진미륵 분신백천억 시시시시인 시인자불식(彌勒眞彌勒 分身百千億 時時示時人 時人自不識)》
라고 게송을 하였다고 하는데, 그 의미까지는 모르겠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사람들이 포대화상을 미륵 보살의 화현이라 하여, 그 모양을 그려서 존경하여 받드는 사람이 많았다 한다.
포대화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많이 만들어져 있다.
아마도 우리에게는 '금복주 스님'으로 더 유명하지 않을까 한다.
[7층석탑]
포대화상의 아래쪽에는 7층석탑이 하나 있다.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은 것이 통일신라 시기에는 대부분의 탑이 3층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다.
불국사 삼층석탑, 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감은사지 삼층석탑, 화엄사 4사자 삼층석탑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그에 비해 고려시대에는 다층 석탑이 많이 만들어지곤 했다.
하지만 수덕사에 있는 이 탑은 1930년 당시 수덕사 주지이신 만공선사께서 대웅전 앞에 건립한 화강석재 7층석탑으로 기단면석 외부로 두드러지게 우주를 표현하고 있는데 면석에는 두께 10㎝ 정도의 사각 테두리가 돌려져 있다.
기단 위에 탑신부의 옥신대신 4개의 정사면채 석채를 주춧돌처럼 놓아 1층의 옥계석을 받치고 있다.
이 탑의 특징은 기단부는 없이 바로 탑신과 옥계석이 놓여 있으며 옥계석은 반전되어 있어 하늘로 쏟구치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뜬금없이 이 탑을 보니 칠지도가 떠올랐다. 아마도 위로 향한 옥계석을 보고 여러 갈래의 날이 선 칠지도가 떠오르는 엉뚱함에 피식 웃었다.
수덕사에는 이렇게 석등과 탑이 있어 여행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뿐만아니라 곳곳에 있는 조각들을 보면 자연 미술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좀더 내려오는 길에는 묘하게 생긴 것이 눈에 띄었다.
그저 조형물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부도탑이었다.
[원담스님 부도탑]
덕숭총림 제3대 방장 원담대종사의 부도탑인데, 그 모양이 독특하여 신기하다.
대부분의 부도들이 탑의 모양을 하고, 팔각원당형이 과거에 많이 유행했고, 그 밖에 탑 모양의 구형이나 지광국사 현묘탑 처럼 특이하게 네모난 것도 있기는 하지만 저리 둥근 모양의 부도는 처음 본 것 같다.
하지만 부도의 모양새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 저런 센스 있는 모양의 부도도 멋지다.
현대적인 세련미가 돋보이고 개성이 있는 부도이다.
[소림사 탑림]
그러고 보면 부도의 모양도 꽤나 다양한 것 같다.
중국의 소림사의 부도들을 살펴보면 중국 전통의 전탑양식을 한 부도에서 부터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선이 살아있는 곡선 모양의 부도까지 그 모습이 다양했다.
수덕사 부도전
수덕사에는 선문 바로 옆에 부도전이 따로 있는데, 원담스님 부도탑은 따로 위치하고 있었다.
원담스님의 부도와는 다르게 부도전의 부도들은 평소 익숙한 모습의 부도들이 있다.
그런데 대체로 수덕사의 부도들은 다른 곳의 부도보다 화려한 조각이 있는 편이다.
부도전까지 둘러보니 다시 수덕사의 선문으로 돌아왔다.
좀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하고 놓치고 간 것들이 많아 아쉬움이 남았지만, 오히려 다음의 기약을 하여 다시 만날 기회를 두었기에 더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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