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길 걷기
홍대, 상수, 합정의 분위기와는 또다른 연남동 길... 전의 기찻길이었던 곳이 푸른 잔디 공원이 되어 걷기에도 좋은 길을 친구와 함께 걸었다. 홍대역 3번출구를 나오니 길게 늘어선 푸른 거리의 벤치에는 사람들이 앉아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길에는 애완견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서울 도심 안에 살아난 푸르름이 너무 좋다. 마치 서울이 아닌 것 같아...
저녁에 을지로에서 친구가 사온 오니기리를 잔디에서 먹기로 하고 ... 친구는 코카콜라.. 나는 제로... 역시 제로 정도는 먹어주어야 하지 ㅋㅋ
친구가 사온 오니기리는 명란젓이 들어가 짭쪼름한 거... 거기에 닭튀김까지... 아~ 친구님 감동임.. ㅋㅋ
거기에 도심 속 잔디밭에서 먹는 밥은 뭔가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
그래도 해가 떠있을 때에는 잔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지만 해가 지고나면... 사람들이 나와 돗자리를 깔고 리퀴어를 즐겨 또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도시락을 먹고 좀더 안으로 가다가 분위기와는 약간 맞지 않는 하늘채와 대명비발디 아파트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
옛 철길 공원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가면 더욱 기분 좋은 길이 나온다. 골목길의 작은 상점들, 술집, 카페, 헤어샵, 옷가게, 책방 등... 골목길의 변신이 놀랍기도 하다. 생각보다 매력적인 골목의 풍경이 너무 마음에 든다. 다른 많은 골목이 이런 모습으로 변한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마치 상가 단지가 따로 모여진 곳이 아닌 생활형 상점들이 정겹다.
그러한 골목길의 한 카페에 들어갔다. 귀여운 고양이가 있는 카페... 당연히 내가 카페를 안들리고 하루를 보낼 수가 없다. 그리고 한 카페에서 그렇게 오래 있지 않고, 바로 다음 카페로 이동을 하는 편인데, 이번 카페는 분위기가 개성이 있고, 고양이들과 장난을 치다가 좀 오래 앉아 있었다.
커피는 내 스타일의 커피는 아닌데, 분명 괜찮은 커피였다. 균형감 출중한.. ^^ 우유 섞인 커피는 조화로운 느낌이 좋았는데, 원두는 그것보다 더 좋았다. 집에서 드립으로 마셔보니... 마지막 입 안에 남아있는 커피의 향기가 특히 마음데 들던 '리이슈' 이다.
원래는 좀더 많은 카페와 장소를 들렸겠지만, 이 날은 '리이슈'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서인지 밖으로 나가자 어두워졌다.
주변의 술집들에 불이 켜지고, 술집 안의 사람들의 표정이 창을 통하여 보인다. 술 한 잔 하면 좋았겠지만, 내가 워낙 술을 마시지 않는 편이라... 카페에서 나와 이번에는 찻집으로... 디저트와 밀크티를 마시기위하여 연남동의 실론살롱에 들어갔다.
실론살롱은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기분도 좋고, 느낌도 좋고.. 골목길의 분위기와 참 잘어울리는 느낌이다. 밀크티의 맛은 약간은 싱거워서.. 내게는 아쉽기는 했지만, 좋은 카페임에는 틀림없다. ^^
늦은 밤이 되어 다시 골목길을 걸으니 조명빛이 나오는 작고 귀여운 상점을 보며 걸었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왜 이렇게 좋지... 별거 아닌 건데.. 걷다보면... 늘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연남동 골목길을 나와 홍대로 넘어왔다. 역시 홍대는 사람이 바글바글 ㅋㅋ, 거리에서 춤을 추는 댄스팀, 공연을 하는 사람들로 거리에서 즐기는 문화의 시간이 행복하다. 이런 느낌을 단지 거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역시 홍대는 아직도 홍대다.. ^^
괜히 길을 걷다 옷도 몇벌 사고... 이상하게 홍대에 가면, 뭔가 하나를 사오는 것 같아 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거리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 두개, 뭔가 저 의자에 내가 앉고... 누군가가 맞은 편에 앉아 주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