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의 남쪽과 동쪽의 모습
수원 화성 남수문, 봉돈, 동남각루, 서남암문, 서남포루, 서남일치, 화양루, 서남각루, 팔달문 부근
(水原 華城 南水門, 烽墩, 華陽樓, Namsumun, Ammun, Bongdon, Hwayangru)
[서남 암문]
수원 화성의 네번째 포스트로 화성의 남쪽과 동쪽의 모습을 올리려 합니다.
아래 지도에서 '주황색 글씨'가 있는 곳의 모습입니다.
다른 곳에 비해 많은 곳이 나오지만, 전에 소개한 곳과 모양이 비슷한 건축물들을 좀 빼고 했더니 내용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남쪽에서 가장 큰 문인 팔달문이 공사 중이여서 팔달문의 사진을 올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팔달문의 공사가 끝났을 때에 한번 더 들려 글을 갱신해야 겠네요.
화성의 4대문 중의 하나이고 남문인 팔달문의 서쪽으로 오르면 서남암문이 나옵니다.
[서남 암문]
암문이라하면 깊숙하고 후미진 곳에 만들어 적에게 들키지 않게 군수물자를 성안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든 군사시설로 유사시에는 문을 닫고 주변에 쌓아 둔 돌과 흙으로 암문을 메워 폐쇄하도록 하였습니다.
[성 안쪽에서 바라본 서남암문]
성곽으로 통하는 문은 여러곳이 있으나 모두 적이나 일반인들에게 노출되어 있는 문입니다.
하지만 암문은 비상시에 사용하는 문으로 일반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숲이 우거진 곳이나 성곽 깊숙한 곳에 만들어져 가까이 다가가기 전에는 문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서남 암문과 서남 일치]
그런데 화성의 서남 암문은 암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눈에 띕니다.
북암문과 서암문은 그래도 문만 있고 그 위에 누각은 없었는데, 서남 암문은 떡하니 누각도 있어, 암문이라기 보다는 그냥 문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서남암문 아래로 들어가면 긴 성벽길이 나옵니다.
수원 화성의 성벽길이 한 쪽만 성벽으로 되었는데, 서남암문 넘어 서남일치의 성벽은 양쪽으로 올라와 있어 색다른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서남일치를 지나가면 화양루가 나옵니다.
[화양루, 서남각루, 華陽樓, Hwayangru]
화양루는 서남쪽에 위치한 누각으로 서남각루라고도 합니다.
각루란 성곽 주위를 감시하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이며 대개 전망이 좋고 높은 곳에 설치합니다.
화성에는 동북각루(방화수류정), 동남각루, 서남각루(화양루), 서북각루 등 4곳의 각루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하면서 아름다운 각루가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이며 용연이라는 연못이 내려다 보이는 높은 바위 위에 지형을 살려 정자를 꾸몄습니다.
방화수류정의 정면 기단부는 여느 건물과 같이 돌을 쌓아 네모 반듯하게 꾸민 것이 아니라, 돌을 가지고 마치 목조의 틀을 짜듯 하였으며 그 사이 벽면을 벽돌로 채우고 있습니다.
서북각루는 화서문의 남쪽에 위치하며 5량(五樑) 4칸으로 사면을 평난간으로 둘렀습니다.
이곳 서남각루는 화양루(華陽樓)라고도 하는데, 용도(甬道)의 남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높고 경치 좋은 곳에 따로 우뚝 서 있습니다.
화양루에서는 수원의 서남쪽을 편히 볼 수 있습니다.
누의 규모는 6칸인데 남쪽으로 2칸은 판자를 깔고 난간을 둘렀으며 삼면에 판문을 내었습니다.
화양루는 성의 끝이기 때문에 다시 서남암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서남암문에서 약간은 가파른 성벽을 따라 남포루를 지나 내려가면 연결되어있던 성벽이 끝이 납니다.
그리고 약간 동떨어진 곳에 팔달문이 있고 팔달문에서 좀더 걸어가면 남수문이 나옵니다.
팔달문은 현재 공사중이었습니다.
서울의 불타버린 숭례문 공사현장과 같은 모습으로 막아놓았더군요.
그리고 남수문 부터 다시 수원 화성의 성벽길이 이어집니다.
[남수문, 南水門, Namsumun]
남수문은 남북으로 흐르는 수원천의 범람을 막아 주는 동시에 방어적 기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교량과 수문의 역할, 비상시에는 군사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남수문을 보면 상당히 깔끔하기에 새로 복원된 모습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남수문은 2012년 6월에 공사하여 화강암으로 쌓은 다리 위에 지은 문이다.
석축으로 9칸의 무지개 모양의 다리를 만들고, 무쇠로 만든 화살을 설치하여 잠가두는 것이 화홍문(華虹門, 북수문)의 제도와 같았습니다.
9개의 홍예문 위에는 통로를 만들고 여장을 높이 쌓았는데, 돌기둥 8개가 돌다리를 떠받들고 있습니다.
특히 장포(長鋪)라고 하는 돌로 만든 긴 포를 설치했는데, 길이는 수문의 다리와 같고 폭은 다리의 2/3로 하여, 이 포 안에 수백 명이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본디 1794년(정조 18) 2월 28일 터 닦기 공사에 착수하였고, 1796년(정조 20) 1월 16일에 홍예문을 준공하였던 것을 2012년에 복원하였습니다.
이 남수문에서부터 수원천이 넓어지고 편편해지는 기능을 가졌으며, 두 수문 사이에 놓여 있는 다리를 오교(午橋)라고 하였습니다.
남수문을 지나 동쪽으로 발걸음을 향하면 동남각루가 나옵니다.
[남수문과 동남각루]
위에서 보았던 서남각루인 화양루와 같은 각루로서 군사적 요새지에 건물을 세워 주변을 감시하기도 하고 때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곳 입니다.
예전에는 서남각루가 더 경치가 좋았을 것 같은데, 요즘은 나무가 많이 자라 서남각루에서는 먼 곳을 보기 어렵고, 오히려 동남각루가 수원시를 바라보기에 좋습니다.
남수문과 동남각루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오래된 시장인 지동시장도 보입니다.
[지동시장, 池洞市場]
지동시장은 100여 년 전 보부상들의 활동무대로 잘 알려졌습니다.
수원·용인 등 인접지역 주민들이 즐겨찾던 최대 식품매장 전문시장으로, 2002년부터 3년 동안 진행한 리모델링 공사를 통하여 건어물·정육·수산물·채소 등이 구역별로 정리되었습니다.
현재 순대·곱창 등을 파는 식당들이 40곳 이상 들어서 있어 전문화된 순대타운을 형성하였습니다.
2007년부터 시설 현대화사업을 시작하여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냉난방시설을 갖추었으며, 국내 재래시장 최초로 콜센터를 오픈하여 운영하기도 합니다.
동남각루를 지나 4대문의 동쪽 문인 창룡문으로 향하였습니다.
가다보니 약간은 눈에 띄는 교회건물도 보입니다. 그곳은 수원 제일교회라고 쓰여있네요.
[수원 제일교회]
교회가 크기도 하고, 주변에 높은 건물도 없고 해서인지, 저 교회 건물은 수원화성 어디에서도 잘 보이더군요.
그렇게 걷다보니 봉돈이 나옵니다. 봉돈의 모습을 보면 아시겠지만 바로 봉화대와 같은 것입니다.
[봉돈, 烽墩, Bongdon]
봉돈은 비상상태를 알리는 역할을 하는 통신시설로 봉돈은 성벽일부를 돌출시켜 벽돌을 쌓고 그 위에 5개의 화두를 쌓았으며, 성벽에 총구멍을 뚫어 적으로 부터 방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화성 성벽 일부를 밖으로 돌출시켜 화강석으로 기초를 쌓고, 윗부분은 벽돌로 성벽보다 높게 축조하였습니다.
내면은 굴곡이 지게 하여 3층으로 만들었으며 5개의 화두를 곡선 형태로 쌓았습니다.
적군의 공격에 대비하여 포혈과 총안을 갖추었고 봉수군들이 사용할 구들방과 창고 등도 마련하였습니다.
봉수군들은 화성 행궁과 주변을 정찰하다가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을 피워 위험을 알리는 신호를 보냈는데, 화성군 장안면 흥천대 해봉으로부터 봉담읍 건달산의 간봉(間烽)을 받아 용인시 석성산(石城山) 육봉(陸烽)으로 전달하였습니다.
신호체계는 남쪽 첫번째 화두부터 시작하여 평상시에는 밤낮으로 봉수 1개를 올리고, 적군이 국경 가까이 나타나면 봉수 2개, 국경에 이르면 3개, 국경을 침범하면 4개, 전투를 시작하면 봉수 5개를 모두 올렸지요.
서울 남산에도 이와 비슷한 모양의 봉화대가 있습니다.
봉돈을 본 후 평평한 성벽길을 걸으면 전에 소개했던 창룡문이 나옵니다.
이렇게 하니 수원화성을 한 바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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