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행, 식당 ♠/대구 부산 경상

즉흥적으로 혼자 떠난 경주 여행 둘째 날 (Gyeongju, 慶州)

by 소이나는 2016. 1. 21.
반응형


즉흥적으로 혼자 떠난 경주 여행 둘째 날



분황사 → 황룡사지 → 첨성대 → 계림 → 석빙고 → 교촌마을 → 경주향교 → 교리김밥(식당) → 최부자집 → 고운님오신날(찻집) 

→ 불국사 → 석굴암 → 한정식 → 월정교 야경 → 동궁 월지 (안압지) → 카페 737 → 한옥민박




아무런 계획도 없이, 아무런 생각도 없이, 갑자기 가고 싶어서 도착했던 경주...


처음 도착하자마자 경주 박물관에 들려 신라의 유물을 보고, 


대릉원, 첨성대, 월지의 야경을 보며 경주에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만을 갖고 잠이든 첫 날이 지났다.


전날 밤 게스트하우스의 낯선 사람들 속에서 자다보니 잠을 충분히 잘 수는 없었다. 


뒤척거리며 잠을 설치다 보니 아침이되어 7시 반쯤 깨어 우선 씻고, 짐을 꾸린 후에


게스트 하우스 1층으로 내려가 토스트에 계란 후라이를 해서 우유와 함게 먹고,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침 믹스커피를 한 잔을 마셨다.


[바람곳 게스트 하우스]


커피를 마시며 일찍 나가서 시간을 아낄까 했지만, 이번 여행은 급한 마음으로 정신 없이 보내게 되는 것이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것을 보러 재촉하는 것이 본디 나의 여행 스타일과 어울리는데, 


나름 근사한 분위기를 갖은 게스트하우스 1층 공간에 잠시 머물러 있고 싶기도 했고, 아침부터 급하다면 마음이 조급해 질 것 같아, 


게스트 하우스에서 좀 더 있게 되었다.


1층 한 쪽 구석에 앉아 전날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오늘은 어디를 갈까 생각도 하다보니, 다른 여행객들도 간단히 아침을 즐기러 1층으로 내려온다.


전날 밤에 함께 술을 마셨던 사람들 중 대전에서 왔다던 한 여성분이 갑자기 전 남자친구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을 상담하기에 거기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하기도 하고,


하루만에 얼굴이 친숙해진 다른 여행객들과 인사도 나누니,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시간이 지나게 되었다.


그리고 9시가 되어가니, 여행객들은 하나 둘 다시 여행을 하기 위하여 게스트하우스를 떠나갔다.


사람들이 나간 게스트하우스가 썰렁해 질 무렵 '이제 나가볼까?' 하는 생각으로 몸을 일으키려는데,


역시나 전날 술자리에서 알게된 일산에서 간호사를 한다는 어린 여행자가 내려오기에 아는 얼굴이 반가워 오늘은 어디로 여행을 가는지를 물었더니...


"바다에 가려구요~"


엥~? 경주에도 바다가 있었나? 


(난 경주에 바다가 있었는지 몰랐다는.... ^^;;;)


이야기를 들어보니 경주에 바다가 있고 그 바다에 '주상절리'가 있다고, 경주에서 꼭 바다는 가보고 싶었다고 말을 한다.


생각해보니 석굴암이 동해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 생각이 갑자기 나서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웃긴 것은 이 말을 듣고 나의 셋째 날 여행 목적지가 바다로 되었다. 


일산에서 온 여자와 함께 있던 안양에서 오신 다른 분은 대릉원 앞에 새로 잡은 한옥민박으로 숙소를 옮기려하는데,


짐이 많아 힘들어 보이기에 나도 나가려던 중이어서 차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나와 대릉원으로 가던 길에 대화가 잘 통하고 둘다 분황사를 아직 들리지 않아서 함께 분황사를 들리게 되었다.


[분황사모전석탑]


그래서 둘째 날의 첫 여행 장소는 분황사가 되었다.


분황사에 도착하니 아직은 이른시간 이었는지 조용했다.


생각보다는 작은 공간에 가을이었기에 아름다운 단풍과 낙엽이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게 해주었고,


고요함 속에 울려퍼지는 성불소리가 불교 국가로 융성했던 신라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분황사는 전탑양식의 분황사모전석탑이 있는 곳인데, 전탑양식은 벽돌로 쌓은 탑으로 중국에 많이 있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벽돌로 쌓은 탑이 거의 없어서 분황사모전석탑이 개성이 있다.


아마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이름일 것이다...


분황사를 둘러본 후에 분황사 바로 밖에 있는 황룡사지에 갔다.


사실 경주에 오며 아무런 준비도, 사전 지식도 없이 오다보니, 분황사 옆에 황룡사지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함께 온 여행자님이 알려주어서 이렇게 볼 수 있었다.


[황룡사지]


넓은 공간이 황량하게 펼쳐진 곳, 차가운 바람이 불어 더욱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렇게 넓은 곳에 사찰이 있었으면 얼마나 웅장했을까....


그리고 그 오래전 몽골의 침략으로 황룡사가 불타던 날은 이 경주는 얼마나 슬펐을까... 하는 감상에 저절로 빠져 들게 되었다..



황룡사지를 보고나서는 함께 여행한 분의 원래 목적지인 대릉원 부근으로 향했다.


한옥민박에서 숙소를 구해서 짐을 내려 놓으려 한다고 하여, 이 날도 잘 곳이 없었던 나는 혹시나 빈 방이 있나 방을 구해보았는데,


방이 딱하나 남아서 ㅋㅋ 이 날 잘 곳을 우연치 않게 구할 수 있었다.


하루 잠을 잘 숙소를 잡고 나니 맘이 편안해졌다. 방을 잡고 나서 함께 온 분과 헤어지며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고 했다.


경주에 왔기에 한정식을 먹고 싶었는데, 대부분의 한정식이 2인 이상이 먹어야 한다는 슬픈 현실에 한정식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저녁 약속을 하고, 다시 혼자 경주 여행을 했다.


[첨성대]


대릉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김에 대릉원 근처에 있는 첨성대를 다시 한번 보았다.


첨성대는 전날 밤에 들려 조명불이 비친 멋진 야경을 보았었는데, 밤에 볼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든다. 


밤에는 약간 화려한 느낌이었는데, 낮에는 좀 소박해 보이는?


[내물왕릉]


첨성대에서 멀리 보이는 왕릉이 있는데, 그 왕릉은 내물왕릉이다. 


내물은 왕이 아니라 마립간이 아닌가? 왕이란 칭호가 있기 전의 지도자인데, 왕이라고 붙이는게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


아무튼 첨성대에서 내물왕릉 쪽으로 가려면 계림을 지나야한다.



계림은 신라의 근원인 곳이다.


계림의 나무들 사이로 걷는 기분은...


걷고 있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황홀함이 있었다.


[계림길]


계림의 멋진 산책길을 걷고 석빙고가 있다는 곳으로 향하였는데, 


[석빙고]


석빙고는 작은 굴 하나... 소소한 느낌? 작은 공간이기에 눈에만 넣고,




석빙고 앞의 월성 발굴지를 지나, 경주의 한옥마을이라고 하는 교촌마을로 갔다.



[경주향교]


교촌마을 입구에는 한옥마을 답게 오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경주향교가 있다.


경주 여러곳에 여행객이 많았던 것과는 다르게 한산하고 조용한 느낌 들은 곳이다.



외국인 할아버지 한분만 향교 안을 즐기고있어 조용하니 기분이 좋았다.


향교를 나와 교촌마을을 걷다보니 사람들이 작은 식당 앞에 줄을 서있는게 보여기에


저기는 뭐지? 하고 봤더니... 유명한 교리김밥집이 바로 여기었다.


교리김밥은 경주에 사는 sns 친구분이 한번 들려보라고 해서 알고 있던 곳이었는데,  교촌마을을 걸으면 자연스레 보일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경주 교리김밥]


점심 식사 시간보다 약간 이른 때이라 줄이 길지 않아서 나도 점심을 먹을겸 줄을 서봤다.


김밥이 나름 독특한 느낌이 있다~ 계란 지단을 얇게 썰어 김밥에 잔득 넣어 담백하지만 좀 많이 먹으면 약간은 느끼한 느낌도 있는 그런 김밥인데... 


한번쯤은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부자집]


점심을 먹고 다시 교촌마을을 걸었는데... 교촌마을은 생각보다는 현대적인 한옥의 느낌?


오랜 한옥 건물도 있기는 했지만, 전통적인 그대로의 한옥을 느끼지는 못했다는....


[경주 교촌 마을]


상점과 식당으로 된 새 건물의 한옥들이 그렇게 감흥을 받지는 못했다.


[찻집 고운님오신날]


교촌마을에서 좋았던 것은 길을 걷다가 발견한 찻집 '고운님 오신 날'이었다.


사람이 많던 교촌마을과는 다르게 한적하고...


한옥 집 정원으로 바람이 시원하고, 풍경 소리가 좋다. 


목련 꽃차 주문하고...


혼자 앉아 여유를 즐겼다.


혼자 여행을 하면서 즐기는 이런 기분이란,  혼자가 아니면 느끼지 못할 행복이다.


[목련꽃차]


오후에는 경주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인 '불국사' '석굴암'을 가기로 했다.


차를 타고 불국사로 갔다. 


불국사에는 주차장이 여러 곳이 있는데, 다른 곳 말고 불국사 정문 앞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불국사]


불국사는 정말 멋진 사찰이다.


사찰을 둘러보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참을 서있다가 사람이 잠시 없는 틈을 타 사진을 찍으며 불국사를 둘러보니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불국사에서 약간 아쉬운게 있었다면, 석가탑은 공사중이었다는거 ㅠ.ㅠ


그래서인지 오롯한 불국사의 정취를 느끼지 못했다.


[다보탑]


불국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황금멧돼지이다.


사람들이 다들 이거 한번씩 만지고 지나가기에, 나도 소원을 밀었는데, 음~ 나름 효능이 좋은 것 같다.


내가 빌었던 소원도 벌써 이루어진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



불국사에서 꼭 이 돼지를 찾아보기를....


그리고 또다른 돼지가 숨어있으니.. 그것을 찾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그 돼지는 어디에 있는지 안알려줌... ㅎㅎ


[석굴암]


불국사를 보고  석굴암으로 넘어갔다.


차를 타고 석굴암으로 가는 길이 멀고 꼬불 꼬불하다.


그런데 왠걸 사람 두명이 차가 가는 길을 걷고 있네....


이거 걸어가면 장난 아닐텐데, 


불국사에서 석굴암으로 걸어서 가는 단거리 길이 있는데, 그 길로 안가고, 차들이 돌아서 가는 길로 사람들이 걷고 있다. ㄷ ㄷ ㄷ ㄷ


'저 사람들 뭐지?' ㅋㅋ 하고 차를 잠시 세웠더니 내 차로 막 뛰어 온다


석굴암에 가고 있다고 하기에 타라고 했다.


그 사람들이 차에 타고 보니 한명은 한국 여성이고, 한명은 영국 남자이다.


영국 친구가 한국에 와서 함께 전국을 돌고 있는 중이고


불국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석굴암가는게 가까운 줄 알고 걷기 시작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와서 이리로 오게 된거라고 한다.


차에서 내려 석굴암으로 가는 산길을 걷다 보니 영국 사람이 '한국에는 산이 많아서 경치가 너무 멋지다.'고 한다. 


(우리 나라 산은 많기는 하지.... ^^;;)


[석굴암에서 바라본 풍경]


함께 동행한 분들은 돌아오던 길에 불국사 주차장에 내려주고 숙소로 오니 해가 떨어졌다.


[한정식]


아침에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한 분과 다시 만나 한정식 집에서 밥을 먹고...


밤이 되어가기에 야경을 보려고, 함께 월정교를 들렸다가.


[월정교]

또 안압지에 갔다.


첫날 안압지의 야경이 너무 멋져서... 한번 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안압지]


두번 보아도 역시나 멋진 안압지는 역시 대박....


경주는 이곳 한 곳만 보아도 여행을 온 보람이 있는 곳인것 같다.


두번을 연속으로 보니 느낌이 또 다르네...


[수학여행온 학생들]


안압지에서 나와 하루의 마지막을 커피로 즐겼다.


[늘 마시는 카푸치노]


함께 안압지 야경을 본 여행자와 함께 커피를 마셨는데,


성격, 취미, 생각하는 것 말투도 비슷한 분이라 대화하기에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잠깐 대화를 하니 시간도 빨리 흐른다.


여행은 낯선이와의 만남을 통해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구나...


[카페 737]


시간이 늦어져 아침에 방을 구한 한옥 민박으로 돌아가니, 또 하루가 정신 없이 지나갔다.



그렇게 경주의 둘째날이 지나고, 


마지막 날인 셋째 날에는 아침에 들었던 경주 주상절리로~ 그리고 경주에서 약간 거리가 있는 양동마을을 들리기로 하였다.



계획 한 것도 없이, 경주에 도착하여 별 생각없이 여행을 하였지만,


순조롭게 지나가는 시간들을 보니...


때론 머리를 비우고 몸이 움직이는 대로 살아가는 것도 좋으리라...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