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리 성당
牙山貢稅里聖堂
Asan Gongseri Catholic church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되었던 공세리 성당
대한민국에서 아름다운 성당으로 불리는 공세리 성당을 찾아가 보았다.
전에 TV 프로그램인 런닝맨에서도 잠시 나오기도 했고, 드라마 아이리스도 이곳에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두 개는 알고 있었는데, 그 밖에도, 태극기휘날리며, 수녀 아가다,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미남이시네요, 아내가 돌아왔다, 글로리아 등을 촬영하였다고도 한다.
공세리 성당과 가까운 곳에 살기도 하고, 늘 당진, 서산으로 향하며 언덕 위로 보이는 공세리 성당을 스치듯 지나치기만하다가
이번에는 다른 곳을 지나치다 보는 것이 아닌 공세리 성당을 목적지로 잡고 출발하였다.
공세리 성당은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 위치하였는데, 평택과 아산, 당진이 만나는 바닷길이 닿던 곳이다.
오래 전에는 공세리 성당 부근까지 바다였지만, 지금은 아산만 방조제, 삽교 방조제 등으로 주변은 육지가 되어 있다.
공세리 성당
지정번호 : 충남기념물 제144호
지 정 일 : 1998년 07월 28일
소 장 : 대전교구천주교회
소 재 지 :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공세리 194-1)
공세리 성당에 들린 것은 4월 초였는데 성당 주변에는 벚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었다.
아산 지역의 벚꽃은 본지 4월 중순 조금 전에 만개를 하는데, 올해는 날이 빨리 따뜻해져서인지 유독 벚꽃이 빨리피어 4월 초에 이미 절정에 달해 있었다.
붉은 빛으로 아름다운 가을 날 성당을 찾아가면 아름답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꿈결 같은 벚꽃이 핀 봄날이 더욱 아름답지는 않은가 한다.
화려한 꽃잎 휘날리는 치장에 외로운 듯 가지만 남은 고목의 조화속에 역사의 시간에 아픔 받던 기억과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현재의 모습이 반영된듯 먹먹한 가슴속에 아름다움을 남긴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존에 대한 갈구는 이곳에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작은 동산 속에 여러 의미를 담아 그림을 그려낸듯 한 편의 풍경화를 바라보게 된다.
화려한 벚꽃이 눈을 미혹하여 여행의 즐거움을 느낀다면, 주변의 고목은 지난 세월의 아픔을 느끼게 해준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담담한 모습으로 보여주는 고목은 여러 박해와 많은 수교자들의 넋을 담아 울고 있는 듯하다.
벚꽃들도 그러한 슬픔에 동참하는 듯 꽃잎을 내려 늙은 나무의 거름이 되어준다.
화려한 옷을 입은 벚꽃과 앙상한 가지만 남겨둔 고목들은 어느 하나가 많고 적지 않고, 서로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뛰어 노는 어린 아이들과 땀흘리는 청년들 그들을 바라보며 흐믓해 하는 노인의 모습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고목과 벚꽃나무가 있는 언덕을 오르니 성당의 모습이 보인다.
공세리 성당은 전형적인 고딕양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성당이 고딕양식으로 지어져 비슷한 느낌이 있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창의 모양이나 벽돌의 색, 아치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공세리 성당은 다른 고딕양식의 성당에 비해 단정하면서 섬세한 느낌이든다. 마치 단아한 규방의 여인이 수를 놓은 듯한 모습이다.
그 여인이 성당 옆의 성모마리아는 아닐런지 모르겠다.
그 누가 이 성당을 보며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성당 옆의 돌로된 작은 길을 따라 성당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오랜 시절 나와 같은 길을 걸었을 많은 우리 선조들은 나와는 또다른 마음으로, 어느 한편으로는 같은 마음으로 이 길을 걸었으리라.
공세리 성당은 100여년의 오랜 세월을 보낸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공세리 성당은 충청도 지역의 천주교 초기 본당 중의 하나로, 충청도에서 두번째로 오랜 역사를 가진 성당이다.
1895년 6월 예전의 합덕성당 전신인 양촌성당(陽村聖堂)에서 분리 설립하였으며, 현재는 대전교구 소속이다.
공세리는 조선시대 충청도 서남부에서 거둔 조세를 보관하였던 공세창(貢稅倉)에서 유래한다.
공세리 주변은 바다에서 깊숙한 곳에 위치하여 조운선을 이용하여 전국에서 거두어들인 조세미의 보관창고가 있었던 것이다.
충청도는 한국 최초로 천주교의 복음이 전파되면서 한국 천주교가 창설된 지역이다.
그 결과 많은 공소가 생겼는데 공세리는 공소가 있었던 곳이다.
바다를 통해 물자가 오고가고 외래의 문화를 접하기에 좋으며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종교적 변화에 민감했던 장소인 것이다.
충청도 내포(內浦) 지역의 공세리 일대는 한국 천주교회 초창기에 이미 내포의 사도로 불린 이존창(李存昌)이 천주교를 전래한 곳이다.
이후 이 지역에서는 수많은 순교자가 탄생하였다.
끊임없는 박해에도 신앙 활동이 단절되지 않아, 신앙 부활의 요람지요 전교 활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순교자 묘역
한국의 천주교회는 크게 4대 박해를 당한다. 4대박해는 신유박해, 기해박해, 병오박해, 병인박해이다.
그러한 방해를 통해 만 여명의 순교자를 낳게 되는데 그 대부분이 충청남도 내포지방에서 나왔다.
충청남도와 그 부근에는 솔뫼성지, 황새바위성지, 나바위 성지 등이 있다.
신유박해는 아산 최초의 순교자인 하 발바라가 있고, 최대의 박해인 병인박해 때에는 박씨 삼형제인 박의서, 박원서, 박인서 를 비롯하여 부부 순교자인 김 필립보와 박마리아 그리고 이 요한, 이 베드로, 이 프란치스코가 순교한다.
이러한 의미를 담은 곳이 내포이어서 인지, 올해 8월에 한국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청남도 내포 지역을 들릴 예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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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천주교 신앙이 허가된 이후에는 가장 주목받는 지역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 무렵 공세리 인근에는 여러 공소가 있었으며, 신자 수도 적지 않았다.
이들 공소는 본래 간양골 본당에 속하였으나, 1894년 동학농민운동으로 간양골 본당이 폐쇄됨에 따라 양촌성당 관할 아래 놓였다가, 이듬해 드비즈 신부가 공세리에 부임하면서 본당 설립을 하게 되었다.
피정의 집
드비즈 신부(Devise, 成一論)는 구한말인1895년 공세리천주교회 첫 신부로 부임하였고 아산군, 천안군, 공주군, 진천군을 관할하였다.
드비즈 신부는 서울 주교관으로 부임하였다가 1897년 다시 공세리천주교회 주임신부로 부임하였고 일제시대인 1930년까지 재임하였다.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아산 지방에서 포교활동을 하였던 드비즈 신부는 마을의 민가를 교회당으로 사용하다 1897년 옛 곡물창고에 사제관을 세우고 1922년에는 자신이 직접 설계한 본당을 완공하였다.
현재의 강당 건물은 1956년에 신축하였으며, 1970년에는 수녀원 건물이 지어졌다. 이인하(李寅夏), 김동욱(金東旭) 신부 등이 본당신부로 활동하였다.
[박물관 개관시간 : 오전 10시 ~ 오후 4시 (휴관일 : 월요일), 관람료 : 무료]
구 사제관은 개보수를 하여 박물관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대전교구 최초의 감실을 비롯한 15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어,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와 뿌리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에는 내포지방을 중심으로 한 초대 교회의 교우촌 생활모습과 신유박해에서 병인박해 때의 순교자들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순교한 성직자들의 활동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세리 성당 초대 신부인 에밀 드비즈 신부의 유물과 성 앵베르 주교, 성 모방 신부, 성 샤스땅 신부의 유해와 성녀 루이스 드 마릴릭의 유해 뿐만 아니라 32위 순교자 유해를 모시고 있다.
공세리 성당은 유명한 성당이자 성지 답게 성지순례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공세리 성지순례
순례 예약
(사무실) 041-533-8181, (담당 수녀님) 010-7182-8172
단체는 10명 이상
성지에서의 숙지사항
1. 성지는 기도하는 곳입니다. 정숙해 주시고 예의와 에티켓을 지켜주십시오.
2. 성지는 유원지가 아닙니다. 게임이나, 오락, 음주, 소란한 행위는 삼가 주세요.
3. 성지에는 쓰레기 통이 없습니다. 쓰레기는 되가져 가기를 권합니다.
특히 도시락과 음식물을 가져 오시는 분들께서는 반드시 쓰레기봉투를 꼭 준비해 주십시오.
4. 나무와 꽃들이 다치지 않게 주의하여 주십시오.
5. 성지 외부 내부 모든 곳이 금연지역입니다.
6. 애완용 개나 동물 반입을 금합니다.
7. 성지 내에서는 버너나 부탄가스 등 모든 불 사용이 금지됩니다.
성당 성지 순례 미사
화요일 ~ 토요일 : 오전 11시,
주 일 : 11시 30분
천주교 신자라면 성당 주변 오솔길 따라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는 14처의 모습에 의미를 더해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공세리 성당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우리 나라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이기에 뜻깊은 감상을 갖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성당의 모습에 많은 사진가들도 다녀오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등 많은 여행객이 들리는 곳이다.
2005년도에는 한국 관광 공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공세리 성당에 들려보면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공세리 성당에는 350여년이 넘는 국가 보호수가 3개나 있고, 다른 고목들도 많고, 예쁜 꽃들이 피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도 충분하다.
그 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을 가까이에 두고 여태껏 들려보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들며, 다시금 이제서라도 공세리 성당을 볼 수 있어 행복한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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