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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야 -
어느 그리운 이를 찾아오는 고운 발주욱이기에
이다지도 사뿐사뿐 조심성스러운고?
장창(長窓)을 새어새어 툇돌 위에 불빛이 희미한데
모밀꽃 피는 듯 흰 눈이 말없이 내려....
호젓한 가슴 먼 옛날이 그립구나.
뜰 앞에 두 활개 느리고 섰노라면
애무하는 ㄷ스 내머리에 송이송이 쌓이는 흰 눈.
아, 이 마음 흰 눈 위에 가닥가닥
옛날의 조각을 다시 맞추어
그리운 그날을 고이 부르다.
- 노자경 -
(1898~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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