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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어제만 해도 작열하던 것이
오늘은 죽음의 손에 맡겨져 있다.
슬픔의 나무에서
꽃이 지고 또 진다.
마치 내 길 위에 눈이 떨어지듯
꽃이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발자욱 소리도 들리지 않고
긴 침묵만이 다가온다.
하늘에는 별이 보이지 않고
마음 속에는 사랑마저 없다.
회색의 풍경은 고요 속에 묻히고
온 세상은 차츰 비어 가고 공허해진다.
이 피곤한 시대에
누가 자기의 마음을 지킬 것인가?
슬픔의 나무에서
꽃이 진다. 또 진다.
Hesse, Hermann
1877.7.2~1962.8.9
유리알유희(1943),데미안 Demian(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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