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길을 걷다보면, 지역에 따라 걷는 느낌이 다르다.
한적한 곳에서의 늦은 밤에는 지나는 사람이 없어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원래 세상에 존재했던 자연의 것들, 하늘`땅`바람`나무`흙`별`달 등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공적인 것들, 가로등`보도블럭`담`집 등을 만난다.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혼자라는 시간이다.
서울의 밤거리에서는 어떤 한가로움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그저 수많은 사람들이 다니던 시간을 피한 적막해진 건물들 사이를 걷기만 한다.
자연과의 조화를 느끼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한가로움이 그립다.
또한 사람을 피하고 싶다.
하루 종일 어디에서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걷는다.
늦은 시간도 예외는 아니다.
수많은 사람은 모르는 사람들이다.
사람은 많은데 그 사이를 걸으면 자신이 더욱 소외되는 것 같다.
요즘은 내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는게 싫은지 늘 모자를 쓰고 다닌다.
아직 세상을 사는데 자신감이 부족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늘 낮 보다는 밤이 좋다.
밤 길을 걷다 구멍난 나뭇잎을 잡아 보았다.
완전한 잎이 아닌 것이 더욱 좋다.
수많은 예쁘고 깨끗한 잎들의 모습을 가진 성숙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미흡함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존재 같이 느껴진다.
문듯 인간은 신(神)의 마음을 배워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과학자 들은 생명, 물질, 발명 등을 찾아가며 神에 다가가고
시인, 작가 들은 神의 말씀을 인간의 말로 표현하고
종교인 들은 神의 가치관을 공감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나는 지금 어두운 밤 홀로 구멍난 나뭇잎을 가로등 불빛에 기대 바라보고 있다.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이 순간에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는 것에 만족스럽다.
神은 내게 밤을 걷는 시간을 주었고, 잠시 멈추어 나뭇잎을 바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미흡한 내게 만족스러운 시간을 주어 잠시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낀다.
사람들이 내 주위를 지나고 있어도 잠시 혼자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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