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거리던 기차 안에서
철길따라 아무 생각없이 써내려간 글씨들...
왜 이런 것들은 종이에 남겨 놓은 것인지 그저 구겨 버리려다 잊고 남겨놓아 평온한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다.
#. 언덕 아래 작은 콘크리트 수로 밑 아이들 뛰어 놀며 옛 기억에 빠져들었지...
#. 벼 베고 남아있는 흙색의 빈 밭 겨울의 추위에 살포시 얼어 있는 도랑, 얇게 버티고 있는 얼음 결정.
#. 겨울은 추운데 산은 옷을 벗는다. 푸른 옷 벗어던진 앙상한 뼈만 남아 차갑다.
#. 산의 계곡과 계곡사이 작은 집에 피어오르는 연탄연기.
Mayer는 연기를 보며 인과적 행위론을 알아냈지 마치 원인이 결과의 원동력인양.
#. 자리를 피해 않은 카페 칸의 한 노인 맥주 한 캔에 나의 미소를 뺏았아 안주삼아 마셔버렸구다.
#. 단절을 희망하며 이어폰 틀어막고 귓속에 흐르는 음악 위안 삼으며 냉철한 철길 따라 한 방향으로만 달린다.
#. 터널과 터널 사이 어둠과 어둠사이 짧은 눈부심.
연결의 끝이 없는 철길에 찾아온 짧은 눈부심은 끈으려 해도 하지 못하는 사회속의 사람들을 보는 듯 하다.
#. 외가리 쌍을 지어 찬 공기 이겨내며 햇살을 가른다 어디를 가느냐 사랑스런 자유여.
#. 단지 소나무만이 앞을 막는 겨울 산의 외로운 정자의 친구가 되어준다.
#. 떠나가는 뒷모습에 의미 없는 운명 찾아보며 아쉬워한다.
별것 아닌 시간.
그저 하루에 인사하며 살면 될 것을...
무엇에 그리 번잡한 시간을 보낸 것인지...
아니 어쩜 가치있는 시간을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
- 너를 비웃던 잡초 한 뿌리 -
- soy
갈등의 시작은 의미 없는 반복, 태고의 아픔에서 죽음의 미련까지
한낱 부질없는 하루하루, 어설픈 의미 찾아 떠나가지만
메마른 논두렁 피어오른 허무 속 수많은 고뇌
거추장스러운 삶 속에 더러운 몸 어디 둘 곳 없는데
눈발 홀로 쉬고 있는 빈자리, 홀연히 도착한 간이역
생명 실은 열차는 멈춤을 잊은 채, 좌로 우로 떠나만 가는데
어찌 눈발 태우고 떠난 것인지, 인도한 고뇌 온데간데없고
중력 이겨보려는 눈 덮인 잡초만이 남아 모든 의미를 종결시킨다.
我 想 在 汽车...
'♣ From-SOY ♣ > 포토에세이 Photo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를 보다 - soy (20) | 2017.03.12 |
---|---|
낯선 땅의 선조 - soy (8) | 2017.03.11 |
안녕 - soy (24) | 2017.03.09 |
시간은 흘렀지만 - soy (8) | 2017.03.07 |
하루를 견디다 - soy (18) | 2017.03.06 |
만화처럼 살고 싶다 - soy (20) | 2017.03.02 |
몽환적 촛불 - soy (14) | 2017.03.01 |
버려진 커피잔 - soy (6) | 2017.02.26 |
쉬고 있는 타자기 - soy (18) | 2017.02.25 |
대학가 시험 기간 카페 속 - soy (20) | 2017.02.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