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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 Book ■

서울, 1964년 겨울 - 김승옥

by 소이나는 2009.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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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1964년 겨울,
스물다섯 살의 구청 직원인 나는 서울의 어느 거리에 있는 선술집에서 스물다섯 살의 '안'이란 사람을 만났다.
둘은
"안형, 파리를 사랑하십니까?"
"김형,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십니까?"
"서울은 모든 욕망의 집결지입니다. 아시겠습니까?"

하는 의미없는 질문가 대답을 계속한다.
'나'와 '안'이 따뜻한 곳으로 가서 정식으로 한 잔 더 하려고 각기 계산을 하려는데,
그 때 우리 곁에서 술잔을 받아 놓고 연탄 불에 손을 쬐고 있던 사내가 같이 가기를 권했다.
그는 가낭뱅이 같아 보였으며 나는 서른대여섯 되는 사내였다.

함께 근처에 있는 중국요리집으로 가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신다.
이 자리에서 월부책 외판원인 서른 대여섯되는 사내는,
오늘 자기 아내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죽었으며 그 시체를 사천 원에 병원에 팔았다고 한다.

월부판매 외판원인 사내는 우연히 알게된 여자와 결혼한다.
처가집이 대구쪽에 있다고 하나 내용은 전혀 없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들은 돈이 생기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재미있게 산다.
아내는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은 적도 있고 급성 폐렴도 앓은 적이 있다.
그런데 급성 뇌막염으로 오늘 아내가 세브란스병원에서 죽는다.
연락을 취할 길이 없는 그는 아내의 시체를 사천 원 받고 병원에 판다.
그리고는 이 사천원을 아주 멋있게 써보자고 제의한다.

"함께 있어 주십시요."

중국집에서 천원을 썼으며 우린 모두 술에 취해서 그곳에서 나왔다.
사내는 양품점에서 넥타이 고르기를 제안했고 육백원에 세 개를 각각 골라가졌다.
그리고 귤도 삼백원어치 샀다.
그리고 나서 할 일이 없어 서성거리던 우리는 시끄럽게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소방차를 보고,
택시를 잡아 타고 소방차 뒤를 따라 화재 현장으로 갔다.
가만히 화재 현장을 보고 있던 사내는 가지고 있던 돈을 불길 속으로 던져버린다.
'안'과 '내'가 다시 걷기 시작하자 사내가 혼자 있기 무섭다며 같이 있어주기를 간청한다.
사내는 울면서 가끔 '여보'라고 중얼거리기도 한다.

추운 거리 찬바람이 세차게 불고 셋은 여관으로 향한다.

"모두 같은 방에 들기로 하는 것이 어떻겠어요?"
"혼자 있기가 싫습니다."

 여관에들어와 같이 있자고 제안하는 사내의 말을 뿌리치고 방을 각각 세개를 잡아서 한 사람씩 들어간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안'은 미리 집작했다고 말했지만 나는 전혀 짐작도 못했다.

"자, 여기서 헤어집시다. 재미 많이 보세요."

'나'와 '안'은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와서 각각 헤어진다.


배경은 추운 겨울이다.
춥다는 것은 마음을 움추리게하고 따뜻한 안식처를 찾아가고픈 욕망을 불러오는 자극적인 배경인 것 같다.
춥다. 인간성도 춥고, 현실도 고독하고, 시대상황도 어지러웠으며, 언제나 고난의 연속이다.
그 추위를 피해 술집에서 만난 평범한 회사원과 대학원생은 단지 따뜻함과 술로의 흐트러짐 속에 
다른 이와 대화하며 살아있음을 느끼고자 한다.
삶은 그저 삶인 뿐인데, 아주 단순하기만한 삶속에 그들은 무언가 의미를 부여한다.
파리가 어떻고, 정말 필요없는 상황을 나열하며 
그것은 자신만 아는 나만의 상황이라고 떠벌리고 동조하며 반대한다.
정말 일상적인 사람들의 삶같다. 
술 한잔 기울이며, 잘나지도 않은 사람이 자신이 잘났다고 떠벌리고, 서로 틀린 이야기를 주장하며
서로가 맞다고 극구 우기며, 기분에 취해 사람에 취해 현실을 잠시 떠나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였다.
어찌보면 단순한 삶이 아닌 의미있는 삶을 살으라 하는 것도 같고, 또 어찌보면 너무 복잡한 생각을 하지 말고
단순한 삶 속에 행복을 찾으라고 하는 것 같다.
하나님은 사람 하나 하나를 아무런 의미 없이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무엇이 의미인지, 무엇이 가치인지, 그 무엇이 내 생의 목적인지 알 수가 없다.
작은 뇌를 굴려 기발한 생각을 하며, 아~ 이것이 바로 삶의 길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서도 곧장
그게 아니었구나,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어 하는 경험을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복잡한 형이상학 속에 허탈함, 현실적인 형이하학 속의 허탈함 
둘 모두를 경험하며 가치관의 혼란 속에 빠져들기 일쑤이다.
그런 혼란을 벗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을 혼란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안과 나는 지금 그 혼란 속에 빠져 자신도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단순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끝내 그들은 그 답을 찾지 못한다.

그에 비해 사내는 어느 정도의 주관은 뚜렷했다.
자기와 아내와의 회상으로 자신의 행복한 순간이란 틀을 가지고 있고,
고민과 갈등 끝에 죽음이란 해답으로 자신의 짐을 풀어보고자 한다.
사랑하는 아내가 죽고, 그 시체를 병원에 팔아버렸다.
사랑을 했지만, 아내의 죽음 뒤에 그의 사랑은 모순 속으로 빠져 든다.
사랑, 돈, 현실, 생명, 가치 이런 단어들 보다
사내가 선택한 것은 위에 것 들이 아닌 허망함과 죄책감인 것이다.
자살.
인생을 끝내고 싶은 만큼의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웬지 이 소설은 60년대의 소설이 아닌,
지금 21세기의 작품은 아닌가 한다.
현실에 고통받고, 경쟁속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지만 재미 없고 허탈한,
자살률이 극대화 되어있는 바로 지금의 소설이 아닌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소설은 그냥 그렇게 끝나버렸다는 것이다.
사내는 죽고 안과 나는 다시 헤어지며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저 모든 것이 하루의 일상일 뿐이다.
내일은 다시 추울 것이고, 또 다시 안식을 위해 어느 한 선술집에서 또 낯선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허무하게..

1. 등장인물
 (1) 동적 인물 - 사내
 (2) 정적 인물 - 안, 나

2. 배경
 (1) 공간적 배경 - 허무의지로 가득찬 서울
 (2) 시간적 배경 -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시간이 뒤얽힌 일상적 시간
 (3) 사상적 배경 - 실존주의 초현실주의, 허무의지 등

3. 플롯
 - 단순플롯

4. 시점
 - 소설에서는 세 사람이 등장한다.
    거의 비슷한 비중을 지니고 있고 대화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굳이 찾자면 '아'가 부주인공이 아니고 분명 주인공이다.
    나는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 뿐만아니라 관찰한 바를 모두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소설의 시점 유형은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5. 작품
 1) 김승옥이 1965년 4월 사상게에 발표
 2) 세 사람의 등장인물을 통해 당대의 허무의지와 작가의 의식의 일부가 표출되고 있다.
 3) 사내 - 아내의 죽음으로 자신의 위선을 벗겨내기위해 자살한다. 
     안    -  삶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순간적인 초월을 통해 자기 구원을 시도한다.
     나    - 사내처럼 인생에 확신을 가지고 산 적도 없고 안처럼 순간적 초월을 이루어 내지도 못한다.
               현실에서 소외되어 심한 고독감을 느끼지만 거기에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사람이다.
 4) 60년대를 풍미하던 허무의식과 주체성없이 현실에 안주한 현대인의 삶을 비판
 5) 비인간화 되어 가며 고립화, 개체화가 물들어 가는 현대사회의 뒷모습을 그리고 있다.
 
 * 백과사전 검색
6. 김승옥
 1) 1941년 일본 오사카 출생
 2) 순천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문리대 불문과 입학
 3) 1962년 '생명연습'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4) 대표작 - 무진기행, 서울의 달빛o장, 환상수첩, 건
 5) 동인문학상, 이사문학상
 6) 실험적인 창작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한 모더니즘적인 경향, 전통적 사실주의적 수법을 지향

 * 백과사전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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