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추억의 야외 미술관
좁은 골목, 작은 집, 그 위에 장독대, 그 위에 빨래집게, 그 옆에 거미줄 같은 전선들, 그리고 하늘
비가 많이와서 구름이 많았는데, 가을이 오려니 하늘도 점점 맑아지고, 푸른 빛이 돕니다.
따스한 햇살이 반가워 골목을 걸었습니다.
차가 다니는 시끄러운 길을 피해, 한적하고 좁은 골목길을 걸으니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작은 땅을 비집고 나온 어여쁜 들꽃, 집 앞에 의자를 내어 놓고 시원한 바람을 기다리시는 할머니,
남의 집 담 넘어에 익어가는 대추, 옥상 위 장독대...
더 시선을 올려보니 좁은 골목길 만한 좁은 하늘이 보입니다.
오랜 골목보다 오래된 하늘은 변치않은 모습으로 인간의 삶을 감싸주고 있습니다.
세상의 시계는 돌고 돌아 2000년대을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추억의 시계는 감고 감겨 늘 그 자리에 있는가 봅니다.
분꽃 향기 가득한 추억의 야외 미술관을 걷다보니 어느덧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단지 존재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반응형
'♣ From-SOY ♣ > 포토에세이 Photo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한 존재는 가장 쉽지 않은 존재 - soy (16) | 2015.08.06 |
---|---|
카페에서 홀로 - soy (26) | 2015.07.24 |
하루 유예 - soy (12) | 2015.07.21 |
말은 달리고 싶다. - soy (4) | 2015.07.21 |
길이 끝나는 곳에서 - soy (4) | 2015.07.17 |
추구와 추구사이 - soy (4) | 2015.07.13 |
잡히지 못한 초점 - soy (2) | 2015.07.11 |
비는 음악과 방울 방울 - soy (1) | 2015.07.08 |
미래를 향한 일탈을 위한 인내 - soy (11) | 2015.07.05 |
순간의 추억이 더 길다. - soy (3) | 2015.07.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