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홀로....
종이에 남겨 놓은 생각들
#1. 종이에 담은 하루
요즘은 어떻게 살고 있는 건지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애매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사실 많이 바쁘기도 했고, 많이 정신 없기도 해서, 어떠한 생각이란 것을 갖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그저 피곤해서 쉬고싶고, 어떤 의욕이 많이 사라진 상태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마음 속이 공허하고 무언가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빈 종이를 놓고 어떤 것을 끄적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은 하루였고, 그것을 채워나가 만족감이 드는 하루였다.
#2. Cafe Kaldi9
처음 이 카페에 온 것은 늦은 밤 닫혀 있을 카페 들 중 열려있을 카페를 찾아 온 것이었다. 늦은 밤이라고하기가 어울릴 10시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카페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하여 커피와 카페를 무척 좋아하는 스스럼 없는 친구와 함께 칼디9에 들렸다. 처음 이 카페에서 느낀 것은 고급지다. 고풍스럽다. 는 느낌... 약간은 추운 날씨에 벽난로에서는 장작불이 오르고, 인상적인 긴 테이블하나와 중세유럽의 성의 천장에 걸려 있을 듯한 거대한 등이 테이블 위에 있던 곳, 높은 천장은 답답함을 없에 주어 기분이 좋았다. 친구와 함께 늘 주고 받던 대화를 하던 중에 카페지기님과도 대화가 시작되었다.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에 서로의 관심사기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고, 커피, 아이템, 필기구 등 공감이 형성되어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 후로는 특히 혼자 있고 싶을 때에 찾아오게 되는 곳이 되었다.
#3. 카페는 커피 맛...
상당히 많은 카페를 들려온 것 같다. 프랜차이즈, 그리고 개인 상점이 이르기까지 벌써 카페에 대한 포스팅도 120여개가 되어가고 또 늘 새로운 카페를 찾아나서고 있다. 그렇게 새로운 카페를 찾아 새로운 커피 맛을 느끼는 것이 나와 어울리는 취향이다. 그래서 한번 들렸던 곳은 자주 못게가 되지만, 그런 곳 중에서도 다시 들릴 수밖에 없는 카페는 분명 존재한다. 밀로커피로스터스, 테일러커피, 미소레, 쌍리, 1380 같은 기분 좋은 카페는 다시금 발걸음을 찾게 해준다. 이러한 카페는 내가 즐기는 주관적인 커피 맛을 주는 곳이다. 그리고 카페를 찾게되는 기준은 가장 중요한 것이 분명 커피의 맛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변하게 된 곳 중에 하나가 오늘 들린 Kaldi9 같은 카페이다. Kaldi9은 언젠가부터 간간히 들리게 되는 카페가 되었다. 처음에는 비가 내리는 날, 커피가 생각나 무심고 다시 들리게 되었고, 그 뒤로는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때, 삶에 무언가 허전함을 느낄때 들리게 되었다. 분명 커피 맛 자체로는 이곳 보다 괜찮은 카페는 주변에 몇곳이 있지만, 그런 곳 보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편안함 때문이다. 맛이 아니라고 해도, 카페에서 주는 느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 단골이 주는 편안함
오늘은 많은 고민을 하였다. 저녁시간에 친구를 만날까 했지만, 시간이 애매하게 되어 만나질 못하였고, 피곤해서 몸 상태도 좋지 못하고, 그래서 집 안에서 그냥 쉴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전에 미리 내려 놓은 Drip Coffee가 냉장고 안에서 기다리고 있기에 굳이 카페가지 않고, 집에 있는 근사한 테이블에 앉아 Coffee를 즐기면 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더 많았는데, 갑자기 그냥 답답해서 밖으로 나온 것이다. 이제는 단골이 된 카페 칼디9은 사실 집에서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기에 가기에 귀찮기도 한데 - 금요일 저녁이라 가는 도중에 차도 많이 막히더라 - 막상 카페에 도착하니 기분이 풀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를 기억해 주고, 웃으며 맞하여 정겨운 커피 한 잔을 내려 주는 마음이 고맙다. 그러하기에 나의 마음도 차분해지고 내가 카페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5. 서비스와 선물
칼디9에 들려서는 고마우면서 미안한 마음이 함께든다.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커피를 한 잔 더 주시고, 돈을 받지 않고 원두를 주시기도 하고, 오늘은 조각케이크 한 조각을 주신다. 이렇게 받는 것을 흔히 서비스라고 하는데, 낯선 곳에서 받는 것들은 서비스라고 생각이 들지만, 자주 들리는 곳에서 서비스를 받게되니 서비스라는 것 보다는 선물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비스와 선물, 받은 것은 같은 것인데 다른 단어를 사용하니 그것을 대한 기분이 다르다. 생각치 않게 받은 케이크 선물이 감사하다. 카페 또한 돈을 주고 받는 채권 채무 관계, 계약관계이지만 나 또한 돈이 아닌 선물로 그 값을 대신하고 싶다. 돈이 아닌 마음이 오가는 시간은 척박한 자본주의 사회에 어울리지 않지만, 분명 인본주의 사회에는 어울리다는 말을 하고 싶다.
#6. 나를 찾는 시간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생각을하고, 종이에 끄적이고 있다. 카페에서 하는 가장 단순하며 기본적인 시간을 갖고 있다. 그것이 별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차분해지고 진정이 되며, 현실과 타인과의 만남이 지속적인 사회 속에 살며 느끼던 복합함 그리고 견딘다는 말이 어울리는 삶을 잊게 해준다. 이것이 얼마나 고마운 시간인가. 돈을 벌고 타인에게 잘보이기 위해 자기 자신의 모습을 숨기며 살아가고, 자신의 마음 속에 생으로 살아가는 존재는 너무 가엾지 않은가. 잃어버렸던 나 자신을 찾기 위하여 종이 위에 머리 속을 맴도는 의미 없는 생각들을 끄적이고 있다. 그저 생각만하고 사라져 버릴 것들을 써나가고 있다. 사라져 버릴 뻔한 나를 찾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으로 비워진 공간은 다시 책을 읽어 채운다.
#7. 사는 것은 우습다.
사는 것은 분명 자기 자신이란 존재로 타인이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만의 영혼육을 가지고, 자신의 감정을 이루어 살지만, 살아남기 위하여 자기 자신의 모습은 숨겨야 한다. 경제 자본주의라는 사회에서 돈을 벌기 위하여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다투지 않기 위하여, 그저 주변에 존재하는 짜증을 피하기 위하여, 여러 의미가 있지만 결국 모두 살기 위하여, 자신을 오히려 보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 속의 자신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른 자신만의 생이 있고 가치관과 살아가는 법이 있지만,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은 주의에 단 하나도 없다. 그것을 알아주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인데, 자신이 자신을 외면한다면 결국 자기 자신은 존재치 않은 것이 된다.
산다는 것은 참 쉽고 간단하다. 태어나고 죽는 것 사이에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경험할 수 없는 두려움인 죽음 앞에 아둥바둥 견디며 사는 것 일 뿐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죽음을 초월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이루어지는 것은 없을 수 있다. 가장 두려운 죽음을 초월하여도 현실은 죽음보다 가혹한 환경을 주고 있다. 단지 세상을 떠나는 것 그것만이 답이 될 수도 있다. 하루 하루가 다시 반복되는 고통뿐이라면 삶은 얼마나 힘든 것인가. 하지만 죽음이란 거대한 공포 앞에 하루라는 시간을 유예하며 살다보면 신기하게도 가혹한 환경이 조금씩 변하는 체험을 할 수가 있다. 생명은 언제라도 버릴 수가 있다. 하지만 하루만 더 살고 버려도 된다. 내일 하루를 사는 것 단지 그것이다.
#8. 하루만 더 살자
두려움을 버려라.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
죽음을 버려라.
무얼 두려워하는가
아무 염려 말아라.
죽음을 버리고
하루를 살아라.
하루를 살다
다시 잠에 들기 위해
잠시 눈을 감을 때에
영원히 눈을 감는 것이
두려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잠 못드는 자여
잠들지 못해도
그대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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