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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어지러운 순간
모레, 바다, 하늘 그리고 의자 in 주문진 해변
여행을 하며 배운 것은 무엇일까?
남아있는 사진들, 되새김하는 추억의 환상, 다른 여행에 대한 기대.
사실 돌이켜 보면 남아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동그란 공 위에서 새로운 넓은 세상을 보았다며 착각에 빠져 있을 뿐이다.
그래도 대지는 드넓고, 바다는 광대하고, 하늘은 공활하다.
작은 지구의 모든 것은 크게 느껴진다.
그만큼 인간이란 존재는 작다.
하지만 작다는 생각은 단지 무한의 공간에서 펼쳐진 하나의 추상일 뿐이다.
작은 인간은 매순간 새로운 생각을 해낸다.
그 그릇의 크기를 측정하기에 가늠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
여행을 하였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아무 의미없이 셔터를 누른 사진도 있고, 괜히 되지도 않는 멋을 부리며 찍어보겠다고 한 사진도 있다.
사진은 비슷하지만 인간의 복잡한 생각들 처럼 모두 다르다.
남아 있는 사진들을 보니 번잡한 나를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다시 한 장의 사진을 보았다.
하늘, 바다, 땅 그리고 인간이 만든 의자.
갑자기 단순해 졌다.
무한의 공간에서 작은 것이 나왔다.
다시 돌이켜 보니 남이 있는 것은 있었다.
하늘은 하늘에 있고, 바다는 바다에 있고, 땅은 땅에 있다.
홀로 남겨진 의자는 비워져 자신의 역할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나는 동물로 움직이고 있다.
작든 크든 있건 없건 그냥 세상은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잠시 의자에 앉아 의자에게 세상에 존재할 이유를 알려주었다.
그러니 다시 복잡해진다.
그럼 나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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