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잡고 싶어
나란히 앉아 가차를 기다리는 가족
그저 이동 수단 중에 하나인 기차.
가능 방향만이 정해져 있고, 그저 앞으로만 달려가는 기차.
전에는 추억의 매개체이고, 낭만을 즐기는 공간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요즘은 오히려 철도 파업, 기차 탈선, 딜레이로 기억이 남는 것은 점점 현대화 되어지는 과정을 겪기 때문인가...
한없이 빨라진 기차로 생활은 편리해졌고, 깔끔한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로 쾌적함을 더 했지만,
아마도 우리에게 미소를 짓게 만드는 기차는 오래전 사라진 통일호, 비둘기호 일 것이다.
한없이 창 밖을 바라보며, 언제나 도착할까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고, 모르는 이들과 말을 섞어가며 정을 쌓았던 그 시절의 기차에는 빠름은 없었지만 추억은 존재했다.
세상살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언제나 '빨리 빨리'를 추구하며, 느려진 시간은 답답한 것으로 인식 되어 느림을 잊어간다.
과거의 회상은 점점 짧아지고, 미래의 희망은 바쁜 현실에 미루어 둔다.
단지 바빠진 현재에 모든 것을 걸고 쉼 없이 움직인다.
LTE급으로 하루를 보내며 쉴 틈 없이 머리를 쓰고 손을 움직인다.
빨라진 생활 속에 보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지만, 책 한 장을 넘길 여유는 자꾸 사라진다.
느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지금 옆에 놓인 스마트 폰에서는 카톡과 트위터 메시지가 울려 쓴 웃음을 짓게 한다.
잠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지나가는 기차를 사진 속 시간에 잡아둔 것 처럼...
지구의 공전도 자전도 잡아 두어, 나도 세상도 잠시 쉬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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