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다.
남해 바다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시간이 된다.
마음이 답답한 외로운 이에게 고독의 친구가 되어주고,
사랑에 빠진 연인에게 추억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젊은 사람에게는 넓은 포부와 희망을 주며,
늙은 사람에게는 마음의 안식과 포근함을 가져다 준다.
3면이 바다로 이루어진 우리 나라에서
전국이 1일 생활권이 된 요즘에는 마음만 먹는다면 쉽게 바다를 찾아 떠날 수가 있다.
내가 태어난 곳도 서해가 있는 곳이고 지금 사는 곳에서도 차를 타고 30분이면 바다에 도착할 수 있다.
바다는 그렇게 내게 특별하지만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였다.
게다가 지구의 70%가 바다이니 지구의 수족관은 얼마나 광대한가...
그런데 그러한 인식 속에 바다에 대한 가치가 변하는 계기가 있었다.
중국 대륙에서 잠시 생활을 하던 나는 중국 친구와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흐르던 중 요령반도의 대련시(다롄)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바다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친구는 25년을 살고 처음으로 바다를 보았다고 한다.
당시에 길림성 길림시에 살던 친구는 8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가야 바다를 볼 수 있었고, 따로 바다를 찾아가려는 생각을 한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한국에 갈 기회가 생겨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오며 처음 바다를 본 것이다.
늘상 쉽게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내게는 25년 동안 바다를 보지 못한 친구의 이야기가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졌다.
잠시후 친구와 헤어지고 21살의 친구인 다른 중국인 친구와 식사를 하던 중에 갑자기 궁금해서 식사를 하던 친구에게 바다에 가본적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이 친구는 더 놀랍게도 아직 바다를 본적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20살인 몽골 친구에게 다시 바다를 본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역시나 없다고 한다.
바다를 본적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거의 없을 거라는 고정관념이 박혀있던 나는'바다라는 존재가 이렇게 희귀한 것이였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중국에 살면서는 나 자신도 바다를 찾아가 본적이 없다.
내가 있던 곳에서는 바다에 가기 위해서는 16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7개월 정도를 중국에서 보내다 잠시 한국에 들어가기 위해 칭따오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페리를 타러가서야 다시 바다를 보게 되었다.
지구의 반 이상이 바다이지만, 어쩜 평생 바다를 보지 못하고 지구를 떠나가는 생명체가 얼마나 많은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우리는 행복하다.
어쩜 우리는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마음 속에 바다를 그릴 수있는 당신과 나는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인가...
p.s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육지를 놔두고 바다를 건너야만 자유로운 대륙으로 향할 수 있다.
看 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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