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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포토에세이 Photo Essay

의자를 걷는 사람 - soy

by 소이나는 2017.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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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를 걷는 사람



바다에 홀로 있는 파스텔톤의 알록달록한 색이 칠해진 흔들의자가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으려 바라보고 있으니,

멀리 거친 파도 앞으로 해변을 걷는 한 사람이 보인다.



고개를 숙여 사람의 다리를 흔들의자의 등받이 끝에 붙는 시각으로 바라보니, 저 사람은 넓은 해변이 아닌 좁은 의자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넓은 지구에서 더 넓은 우주에서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가 사람이란 것을 이해한 것은 오래 전이지만,

이렇게 시각을 달리하여 사람의 모습을 작게 바라보니 새삼스럽게 사람이 한없이 작게 느껴진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바다에 누군가가 앉아 주길 바라는 외로운 흔들의자,

어디를 가는지 백사장을 하염없이 걷고 있는 한 사람

홀로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나.

 


서로의 의미는 사뭇 다르지만 서로가 잘난 것 없는 작은 존재로 바다 앞에서 만나

우연히 재미있는 사진의 주연이 되고, 조연이 되고, 작가가 되는 순간을 잡아 두었다.

 

 


 p.s 이 순간 만큼은 큰 의미가 되길 바라며...

 

 Small But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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