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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하루의 흔적 Life

소이나는의 토요일 저녁

by 소이나는 2014.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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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다 보니까 따뜻한 방 바닥에서 자려고 침대를 방에서 빼놨었는데,

이상하게 요즘 잠자리가 좋지 못한지... 계속 뒤척이며 자는 건지 자고 일어나면 여기 저기 뻐근하다.

오늘은 아침에 어깨가 너무 아파서 안 되겠다 싶어서 침대를 다시 가지고 들어왔다.

다시 침대에 누워보니 푹신은 하네 ^^~*



그렇게 침대를 가지고 들어오면서 방의 구조도 좀 바꾸었다.

내 방에는 책상이 2개가 있다.

하나는 컴퓨터를 올려 놓은 책상이고, 하나는 그냥 선반같이 비워두거나 책을 볼때 뭔가 쓰거나 할때 쓰는 책상인데,

각각의 책상이 각각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었다.

두쪽 벽이 책상, 한쪽 벽이 옷장, 한쪽 벽은 책이 있어서 난 방의 가운데에 이불을 깔고 자고 있었는데...

책상이 있던 곳이 침대를 놓고, 책상을 하나 뺄까하다가...  그냥 책상을 방 한가운데에 떡하니 두었다.



방은 좀 좁아졌지만, 이렇게 놓아보니 은근 마음에 든다.

확실히 난 썰렁한 느낌 보다는 약간은 복잡하지만 꽉찬 느낌이 드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의자도 두개가 있었는데, 책상을 이렇게 마주보게 놓으니 의자가 두개가 필요가 없어서 하나는 빼놓았다.

책상 한 쪽은 컴터도하고 현대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돌아 앉아 가운데 책상에서는 커피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종이에 끄적이기도 하고 옛적인 방법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시간을 보낼지는 가운데로 들어가 방향을 잡는 쪽이 되겠지만,

요즘은 왼쪽보다 오른쪽의 시간을 더욱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아마도 난 지극히 아날로그가 더욱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스탠드만 켜놓아 약간은 어두운 방에서, 빗소리를 틀어놓고...

저녁이지만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잠깐 아무 이유 없이 떠오르던 것들을 전에 친구에게 선물 받은 펭귄북스 노트에 끄적이고 있었다.



노트에 별 의미 없는 것들을 쓰고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글씨를 쓰니,

그래도 조금은 생각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좋다.

쓴 내용도 보면 '배고프다~ 비가오려나~ 겨울인데 무슨 눈도 아니고 비가오는 거야... 영동지방은 폭설이라던데...." 이런 쓰잘데 없는 것들이다. ㅋ

이런게 뭐라고 이런 말을 쓰다보니 어설픈 '시'도 하나 써보았다.

어제 밤에 자기 전에 쓴 것인데... 제목을 "거짓 표정"이라고 달았다.



- 거짓 표정 -

                                                                                    -  soy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대의 이야기 듣고 싶어 

그대 이름 제목으로 내건 한편의 연극의 관객이 되어 그대를 바라본다.


차가운 표정의 그대는 화려한 르네상스의 옷을 입고 삶에 안주하여 텅 빈 이성에 만족한 가벼운 연기로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안듯 불혹(不惑)의 안분지족(安分知足)을 표현한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대의 이야기 속

그대는 보이지 않고...


그대 연극 속 낯선 주연은

                  이율배반(二律背反)의 실을 타고 연기하는 마리오네트의 잘 깍은 인형이었구나.



첫 줄을 쓸때에는

"사람이란 존재가 어느 누구에게 같은 것인데, 자신만이 더 고귀한 줄 아는 사람이 싫다."라는  생각했는데,

그저 글씨가 써지는데로 쓰다보니 의미가 확 바뀌었다.

첫 연에서는 그런 의미가 충분히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이 시를 쓸때에 나의 머리 속은 다른 것을 말하고 싶었나 보다.


한 연을 쓰는 중에 연극이란 말 속에서 문듯 인형극이 떠올랐고, 마리오네트가 떠올랐다.

그리고 

"어려서는 풍부한 개성이 넘치던 사람들이 커가며 현실에 타협해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는 꿈을 꾸고 움직이고 열정을 가진 연극의 주연이었던 사람들은 

점점 자신을 잃고 자신의 역할은 자신이 만든 가짜 인형을 만들서 세상을 살아가게 하며,

자신이 추구하던 삶은 가슴 속에 숨겨 둔채, 점점 나이를 먹고, 오래 살다보니 자기는 세상을 다 알았다고 생각되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모르는 모순된 삶을 살아 가게된다.

물론 그것은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올해에는 인형극이 아닌 나 자신이 주연인 나의 이름의 연극을 하며 살고 싶다.


이런데 이것도 시라고 쓴게 벌써 100편이 넘었다.

알라딘에서 만든 창작블로그 사이트에서 2009년 부터



favicon Soy 詩   http://story.aladin.co.kr/soy



이 주소로 발행을 하고 있는데, 잘 쓰다가 반년 동안 3편 밖에 못썼다.
정말 생각하는게 단순해지고 떠오르는게 없나보다.
그래도 낙서를 다시 시작해서 이렇게 오랜만에 끄적일 수 있어서 좋았다.

[친구에게 받은 '펭귄북스'를 들고서...]


그리고 아까 위에서 빗소리를 듣고 있다고 했는데...

빗소리가... 밖에 빗소리가 아니라 그냥 소리를 플레이해 놓은 것이다.

요즘 혼자 있을 때면 늘 이 소리를 틀어 놓는다.



빗소리를 듣고 있을 때가 가장 기분이 진정이 된다.

책을 볼때나 무언가를 쓸때, 잘때에도 듣고 있다.

빗소리에 중독이 되었다.

오늘도 벌써 5시간은 넘게 들은 것 같다.

너무 오래 들었으니 이제 그만 듣고 음악으로 바꾸어야겠다.

그래도 빗소리가 아쉬우니 '럼블피쉬'의 '비와 당신' 같은 노래로? 들어야 겠다.

비와 당신은 원래 변진섭의 노래였나? 맞나.. 기억이 가물 가물하네...



그러고 보면 옛 음악들이 확실히 가사는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요즘에도 옛 노래들은 사랑을 받고 있나 보다.

'비'의 노래가 듣고 싶어 다른 두곡을 들었다.

한 곡은 김예림의 Rain, 다른 한 곡은 윤하의 빗소리라는 곡이다.




평소에는 Club Music Remix 같은 걸 더 자주 듣는 편인데...

지금은 이런 잔잔한 느낌의 음악이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 주어 좋다.



좋다...

주변은 어둡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방 안에는 커피 향이 나고...

나는 이렇게 살아 있다고 흔적을 남기고 있고...

그리고... 혼자 있고...

정말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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