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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하루의 흔적 Life

소이나는 일상 2014년 4월 3일 목요일 (雨)

by 소이나는 201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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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3일 목요일 (雨)



오늘은 좋아하는 비도 내리는데, 기분은 좀 좋지가 않다.

뭔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듯한 느낌도 있고, 삶의 톱니바퀴가 약간 어긋나 돌고 있는 느낌도 있다.


특히 3월 말 부터 지금까지는 계속 우울하네...


올해 들어서는 대전에 한번 다녀오고, 주구장창 살고 있는 주변에서 벗어나 본적도 없고,

따로 누군가를 만나지도 않고, 혼자의 시간을 계속 보내고 있다.

기분이 좀 다운되어 있어서인지 어디를 가고 싶다는 마음도 별로 들지 않는다.

얼굴을 마주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해도 끈고 나면 허전한 마음이 든다.

무슨 인고의 시간을 버티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지내는지 모르겠다.


[카페에서.. 혼자]


해는 또 질 시간이 되어가고, 

어딘가에 가기에는 늦은 시간이고,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 

오랜만에 혼자 카페에 들렸다.


전에는 혼자서 카페도 자주 가곤 했는데, 혼자서 카페에 들린 것은 오랜만인 것 같다.

커피 맛이 별로라서 그다지 오고 싶지는 않은 카페이지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카페라서 그냥 이 카페에 왔다.



카페에 들어와 메뉴를 보며 한참을 고민했다.

전에 카푸치노를 마셨다가 좀 아쉬웠는데...

그래도 좋아하는 카푸치노를 마셔야 하나, 다른 것을 마실까...

별것 아닌 메뉴 선택인데 고민을 하며 뜸을 들인다.

주문을 기다리는 눈빛과 마주쳐 급하게 카페모카를 주문했다.

카페 모카는 카페마다 별로 맛의 차이가 없으니까, 그냥 달은 모카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순간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에 실수가 있었다.

카페모카도 커피...

차이가 없는 모카의 맛은 그저 그런 커피들 끼리인 것이다.

오랜만에 마시는 카페모카 위의 휘핑 크림에 긴장하며 마신 모카는 그저 단 음료일 뿐이였다.

뭔가 '제티 핫초코'를 마시는 것 같다.

그래도 단게 뭐라고 모카를 홀짝 홀짝 마시니 기분은 좀 풀리는 것 같다.



카페 안에는 3 테이블에 손님들이 앉아 있는데,

이들은 어떤 것을 마시고, 커피를 마시며 어떤 느낌을 받을련지 궁금하기도 하다.

한국에는 카페가 엄청 많이 생겼는데, 내가 보기에는 더 갈 곳이 없어진 것 같다.

카페가 많아지다보니 선택은 늘어났지만, 만족하는 곳 보다는 실망하는 곳이 많아져 오히려 들리고 싶은 카페는 소수가 되어버렸다.

이런 것을 두고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하나보다.


좀 시간이 걸려도 마음을 녹여주는 카푸치노 한 잔을 내어 주는 카페로 갈걸 그랬나? 하는 마음을 갖았는데...

서비스로 국화차 한 잔을 가져다 준다.

그러고 보니 전에도 이 카페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에 카모마일을 한 잔 그냥 주셨는데,

오늘도 차를 한 잔 주신다.



국화차 한 잔이 오히려 마음을 풀어준다.

돈을 주고 마시는 커피보다 약간은 비릿한 맛이 나는 국화차가 더욱 나의 우울한 마음을 잡아주는 것 같아 좋다.


국화차에서 비릿한 맛이 난다는 것은 지금 가져다준 국화차가 비릿하다는 것은 아니고,

내가 개인적으로 국화차라는 차를 마실때 나는 맛이 약간 엷으며 꽃의 맛이 나는 것을 두고 그냥 통칭해서 비릿하다고 말한다.

국화차를 마시니 옛 생각도 난다.


중국에서 잠시 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아침에 차를 타 보온병에 가지고 다녔다.

대부분 말리화차를 마셨는데, 말리화차가 너무 강렬해서 맛을 좀 엷게 하려, 

말리화와 국화를 함께 넣어 우려내곤 했다.

그러면 말리화의 강한 맛이 좀 엷어지고, 국화의 비릿한 맛은 말리화의 강렬한 향에 숨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괜시리 그 맛이 그리워 찻집에서 메뉴에도 없는 것을 

말리화에 국화를 섞어 달라고 부탁하여 마시기도 했었다.



차를 마시고 싶네...

그런데 한국에는 찻집은 별로 없어서... 아쉽다.

4월도 되었고, 말일 즈음에 철관음을 마시러 찻집에 들려야겠다.


500년된 나무에서 딴 7년된 보이차


그래도 들리던 곳이 마음이 편하니, 오랜만에 '차연'에 들려보아야겠다.

등산 겸 관악산이나 올랐다가 서울 쪽으로 내려가 차연을 들리면 좋을 것 같다.



아~ 국화차 마시니 옛 생각도나고, 좋구나.

다행이다. 기분이 좀 풀린다.


요즘 너무 많이 걸어서 그런지 무릎 인대도 약간 늘어났던 것 같은데, 오늘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 정상으로 돌아올 것도 같고...

혼자 이렇게 카페에 앉아 청승부리고 있으니, 기분도 풀리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회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든다.

별거아닌 국화차 한 잔에 기분을 풀다니, 나도 참 정상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커피도 맛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을... 그것이 약간 아쉽네...

모카... 음... 

모카는 역시 밀로 커피 로스터스?



밀로 커피도 그립네~!


지금보니 블로그에 카페 리뷰를 76개나 써놨다.

프렌차이즈의 내용은 거의 없으니 한 70개는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 들인 것 같은데,

그중에 인상적인 곳을 고른다면,

밀로, 테일러, 미소레, 쌍리, 1380, Jcup coffee 정도가 생각난다.

Jcup은 문을 닫아 없어졌으니, 빼야겠군...

그리고 물론 그 카페들을 비교하는 기준은 카푸치노 단 하나...거기에 조금 추가해봤자 에스프레소?

난 정말 카푸치노 광팬인가 보다.

모든 카페의 카푸치노를 마셔보고 싶다. ㅋ


이제 슬슬 카페에서 나가봐야겠군...


나가기 전에 쓸모없는 광고 메일 70개를 지우고,

네이버에는 '루시'가 실시간 검색어 1위

다음에는 '수학여행버스사고'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카페에는 4월 답게 버스커 버스커 노래가 나오고 있다.

버스커 버스커? 

근데 왜 갑자기 라흐마니노프가 생각나지? 나도 참 뜬금 없이 생각나는게 많다.

전에 혼자 엄청 우울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때 라흐마니노프를 듣고 완전 기분 회복했던 기억도 난다.



고상한척 클래식을 듣는건 아닌데, 이상하게 클래식은 땡길 때가 있다.

특히 오늘 같은 날?

이따 집에 가서 찾아 놓은 위에 라흐마니노프를 들어야겠다.

오늘은 그래도 집에 들어가면 혼자가 아니라 러시아 예술가의 영혼이 기다려 주시겠구나.


자기 전까지는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일부터는 좀 힘이 날 것 같다.


Life is just one damned thing after another. 

Only I can change my life. No one can do it for me.


그래도 오늘은 국화차? 라흐마니노프?.....


나가려니 Norah Jones 누나 노래 나오네... 

이 곡만 듣고 나가야겠다.


비가 그치면 꽃도 많이 떨어지겠구나. 꽃샘추위는 꽃에게는 가혹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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