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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SOY ♣/하루의 흔적 Life

2004년 5월 중국 지린시에서의 식탐 여행 회상

by 소이나는 201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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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2004년 5월 친구가 노동절에 자기 집에 간다고 하기에, 다른 친구들이 우르르 그 친구를 따라 지린시에 놀러갔다.

지린시는 중국 지린성에 위치한 지린성으로 당시에는 북경에서 기차로 12시간, 연길에서는 기차로 8시간 정도가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린시에서 여행도 많이하고 즐거운 일들이 많았는데, 가장 떠오르는게 먹는 것이었다.

밤기차를 타고 침대칸에서 잠을 자고 아침 일찍 지린에 도착해서 친구 집에서 자기에는 어르신들도 다 모여있다고 해서, 지린역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숙소에서는 심심함을 달래려 열심히 해바라기씨를 까먹었다.

지금은 중국에서는 해바라기씨를 거의 하루에 한번은 꼭 먹었던 것 같다.

고소하게 볶은 해바라기 씨도 맛있고, 그냥 해바라기 씨도 맛이 좋았는데, 중국에서는 그렇게 자주 먹던 해바라기 씨를 한국에 돌아와서는 10년 동안 2번 먹어 본 것 같다.

중국에서 먹던 것도 요즘은 대형 마트나 중국식품점에서 팔고 있는데도, 따로 사먹지는 않았다.

어쩜 해바라기씨도 그저 추억의 음식이 되어버렸나보다.

그런데 해바라기 씨를 먹으면 언제나... 주변 바닥이 개판이 되어버렸다.



나중에 다먹고 청소를 하긴 했지만, 껍질을 잘 버려도 될텐데... 왜이렇게 지저분하게 먹는 건지...

그래도 생각을 다시 해보면, 해바라기 씨는 분명 저렇게 난잡하게 먹어야 맛있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뭔가 해바라기씨 먹기의 트렌드였다고나 할까? ㅋㅋ

그리고 재미있는 건... 중국 사람들은 앞니로 해바라기씨를 너무 까먹어서, 앞니에 홈이 생긴 사람도 많았다. ㅋㅋ


지린 첫날 같이 식도락 여행을 한 친구들


오전에 잠시 숙소에서 쉬고 밖으로 나가 본격적으로 먹기를 시작했다.

지린시는 시내 한 가운데로 서울의 한강처럼 송화강이 흐르고 있는데,  서울의 강남처럼 그 강물 아래가 물의 아래라며 '허난 (河南)'이라고 불렀다.

허난의 번화한 거리가 끝나는 길 쪽에 있는 엄청 큰 훠궈(샤브샤브) 집에서 부터 시작을 하였다.


훠궈 먹으러 들어가는 중


훠궈 식당에서


훠궈(火锅)는 꽤나 맛있게 먹었는데, 중국에 있을 때에 정말 많이 먹었던 요리이다.

중국의 훠궈의 육수가 담긴 냄비?는 태극 모양이 많은데 한 쪽에는 붉은 국물이 한 쪽에는 흰 국물이 담겨 있는 형태가 가장 많고, 신선로 같은 곳에 나오기도 한다.

양고기, 두부, 채, 소고기, 당면, 정체 불명의 고기 등을 먹었다.



한번은 쑤저우를 여행 하던 중에 친구들과 훠궈가 먹고 싶어 큰 훠궈 집을 들어간 적이 있다.

그때 여행은 한국에 돌아와 1년 정도 있다가 다시 갔을 때라 그런지 메뉴판을 보니 소고기나 두부, 양고기 같은 건 알겠는데,

모르는 고기 부위와 야채들이 많아서 난감해하고 있는데, 그 식당의 한 종업원이 그 모습을 보더니, 메뉴에 있는 재료를 전부 하나 하나 가져와 보여주는 것이다.

헐~! 너무 친절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 종업원은 시종일관 해맑게 웃으며 재료를 가져오기를 반복해서 너무 고마웠다.

10년이 지나도 그 종업원의 얼굴이 기억이 나는 것을 보니, 사람의 호의가 이렇게 오래 기억된다는 것에 놀랍다.

훠궈를 먹고 번화한 거리를 걸었다.


[오래된 빵집인 푸웬구안 (福源觀) 에서]


전통이 있는 수제 빗을 만드는 곳도 가보고 이번에는 100여년이 넘은 빵집에 들어갔다.

빵집에는 만주족의 전통 모양이 그려진 벽화가 눈을 끌었다.

이날 함께한 중국인 친구도 만주족이라 그런지 빵집이 더욱 애착이 갔다.

다양한 모양의 빵과 케이크가 있는데, 빵집에서 빵은 안하고, 쫑즈를 사서 먹었다.


중국의 케이크점에서


쫑즈는 중국에서 단오절에 먹는 음식인데, 연잎, 대나무잎 등으로 감싼 찰쌀밥이라고 해야하나?

이렇게 말하면 맛이 대충 떠오를 것 같다.



그리고 저녁식사는.. 그냥 중국 요리가 나오는 식당으로 갔다.

꽤많은 요리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인상적인 요리는 가재요리인데, 맛이 새우 같기도 하고, 짭짜름 하니.. 바삭하기도하고, 좀 딱딱한 것 같기도 하고, 

말로 표현하기 애매한데 마른 새우에 발사믹 소스를 부은 샐러드 같은.. 상상이 좀 안되는 맛이다. ㅋㅋ

그리고 가지볶음 요리인 위쌍치에즈도 먹었다. 위쌍치에즈는 평소에도 자주 먹던 것이라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역시나 향차이는 뿌려져 있구만 ^^



그리고 다음 날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

장춘으로 갔던 친구들이 우르르 지린으로 내려온 것이다.

만난 사람들이 국적도 다양해서 한국, 중국, 러시아, 영국, 몽골 사람들이 모였다.



두번째 날 점심에는 좀 외각으로 나가서 생태원 같은 분위기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식당이 엄청 넓고 식물도 많고, 한쪽에는 폭포도 흐르고, 스케일이 꽤나 큰 식당이었다.

식당이 워낙 넓다 보니, 한쪽에서는 결혼식도 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단체 손님들이 잔득 모임을 하고 있었다.



이 식당에서는 중국인 친구에게 주문을 부탁했더니, 평소에 안 먹어 본 요리들도 상당수 나왔는데... 요리의 이름은 뭔지 모르겠다.

10년이나 지났지만 전체적으로 꽤나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남아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한국에 있는 중화요리 식당의 중식은 거의 먹어보질 못한 것 같다.

그나마 탕수육과 비슷한 탕추리지를 먹어보았고, 중국의 짜장면 정도는 먹어보았는데, 일상에서 먹는 요리들은 한국의 중국집과 많이 달랐던 기억이 있다.



이 날 저녁에는 만주족식 만두가게에 가서 7종류의 만두를 먹었는데, 한국과 비슷한 맛의 만두도 있고,

야채만 들어갔는데 고기 맛이 나는 듯한 신기한 만두도 먹어보고 했다.

이렇게 잔득 먹으며 다녔는데, 먹은 만큼 많이 걸어서인지 전부 소화가 되었다.

지린에 가서는 송화호도 보고, 여러 공원도 보고, 용두산도 가고 했는데... 정말 먹은 것만 기억에 잔득 차지하고 있다. ㅋㅋ

오랜만에 저런 낯선 요리들을 다시 먹고 싶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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