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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217

바람이 불어 - 윤동주 - 바람이 불어 -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理由)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理由)가 없을까, 단 한 여자(女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時代)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 윤동주 - 2009. 6. 3.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 알 수 없어요 -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올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은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한용운 - 2009. 6. 1.
귀천 - 천상병 - 귀천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 2009. 5. 31.
추억 - 바이런 - 추억 - 아, 모든 것은 끝났노라! - 꿈이 보여 준 그대로, 미래는 희망의 빛이 사라져 버리고 내 행복의 나날은 끝났다. 불행의 찬바람에 얼어붙어서 내 삶의 동트는 새벽은 구름에 가렸구나. 사랑, 희망 그리고 기쁨이여 안녕히! 나 이제 또 하나 더 잊을 수 없을까, 그추억마저도! - 바이런 (George Gordon Byron) - 영국 (1788~1824) 돈주안, 만프렛, 차일드해럴드의 편력 영웅주의적 자유주의적 정렬적인 애정시 낭만파 시인 2009. 5. 29.
창 앞의 나팔꽃 넝쿨이 - 베케르 - 창 앞의 나팔꽃 넝쿨이 - 창 앞의 나팔꽃 넝쿨이 흔들리는 것을 보시고 지나가는 바람이 한숨짓는다 의심할실 양이면 그 푸른 앞 뒤에 내가 숨어 한숨짓는 줄 아세요. 그대 위에서 무슨 소리 나직히 들리며 그대 이름 멀리서 부른다 의심하실 양이면 좇아오는 그림자 속에 내가 있어 그대를 부른 걸로 생각하세요. 한밤중에 그대 가슴 이상하게도 산산이 흩어져 설레고 입술에 불타는 입김을 느끼시거든 눈에는 안 보여도 그대 바로 곁에 내 입김이 서린다고 생각하세요. - 구트타보 아돌포 베케르 - (Gusstavo Adolfo Becquer - 스페인 1836~1870) 스페인 후기 낭만파 2009. 5. 28.
동방의 등불 - 타고르 - 동방의 등불 -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은 장벽으로 세계가 갈라지지 않는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 벌판에 길 잃지 않는 곳, 무한히 펴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 타고르 - (Rabindranath Tagore, 1861~1941) 1913년 동양인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 벵골 교유의 종교 문학에 정통 시집 : 기탄자리, 과일줍기 2009. 5. 27.
꽃피는 달밤에 - A에게 (윤곤강) 꽃피는 달밤에 - A에게 빛나는 해와 밝은 달이 있기로 하늘은 금빛도 되고 은빛도 되옵니다. 사랑엔 기쁨과 슬픔이 같이 있기로 우리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있으오이다. 꽃피는 봄은 가고 잎피는 여름이 오기로 두견새 우는 달밤은 더욱 슬프오이다. 이슬이 달빛을 쓰고 꽃잎에 잠들기로 나는 눈물의 진주구슬로 이 밤을 새웁니다. 만일 당신의 사랑을 내 손바닥에 담아 금방울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다면 아아, 고대 죽어도 나는 슬프지 않겠노라. - 윤곤강 - (1911~1949) 서산 출생, 본명은 명원, 일제시대 풍자적 퇴폐적 시 보성중학, 중앙대학 교수 역임 2009. 5. 24.
달아 - 이상화 - 달아 - 달아! 하늘 가득히 서러운 안개 속에 꿈모닥이 같이 떠도는 달아 나는 혼자 고요한 오늘밤을 들창에 기대어 처음으로 안 잊히는 그이만 생각는다 달아! 너의 얼굴이 그이와 같네 언제 보아도 웃던 그이와 같네 착해도 보이는 달아 만져 보고 저운 달아 잘도 자는 풀과 나무가 예사롭지 않네 달아! 나도 나도 문틈으로 너를 보고 그이 가깝게 있는 듯이 야릇한 이 마음 안은 이대로 다른 꿈은 꾸지도 말고 단잠에 들고 싶다 달아! 너는 나를 보네 밤마다 손치는 그이 눈으로 - 달아 달아 즐거운 이 가슴이 아프기 전에 잠 재워다오 - 내가 내가 자야겠네 - 이상화 - (1901~1943) 3.1운동 대구에서 참여, 대구 교남학교 교편생활, 2009. 5. 23.
향수(鄕愁) - 정지용 - 향수 - 넓은 벌 동쪽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 시는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줏던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 2009. 5. 22.
성냥개비 사랑 - 프레베르 - 성냥개비 사랑 - 고요한 어둠이 깔리는 시간 성냥개비 세 알에 하나씩 하나씩 불을 붙여 본다 하나는 당신의 얼굴을 비추기 위해 또 하나는 당신의 눈을 보기 위해 마지막 하나는 당신의 입술을 ..... 그 후엔 어둠 속에서 당신을 포옹하며 그 모든 것을 생각한다. - 프레베르 (Jacques Prevert) - 프랑스 1900년 생 시인, 시나리오 작가, 시집 - 파롤, 구경거리 2009. 5. 21.
앨범에 적은 비망록 - 바이런 - 앨범에 적은 비망록 - (말타 섬에서) 차가운 묘비에 새겨진 어떤 이름이 길손의 발길을 멈추게 하듯, 그대 홀로 이 비망록 한 페이지를 펼쳐 볼 때마다 내 이름 애수에 잠긴 그대 눈길을 끌지어다. 세월이 흐른 어느 먼 훗날, 어쩌다 그대 내 이름 한 자 읽거든, 죽은 이 추모하듯, 날 생각해 주시고 내 마음 여기 묻혀 있다 생각하세요 - 바이런 (George Gordon Byron) - 영국 1788 ~ 1824 낭만파 시인, 영웅주의적, 자유주의적 정렬적인 애정시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갑자기 유명해졌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분 시집 - 돈주안, 마프렛, 차일드 해럴드의 편력 2009. 5. 20.
붉은 산 - 김동인 붉은 산 - 김동인 줄거리 그것은 여(余)가 만주를 여행할 때 일이었다 그 때에 ××촌이라 하는 조그만 촌에서 본 일을 여기에 적고자 한다. 배경은 만주이다. 만주의 작은 소작인 마을 배경에서 부터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슬픔이 어떨지 느껴진다. 단지 만주라는 한 마디 말로, 시대와 상황을 단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일제의 강압에 못이겨 멀리 이국땅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우리 민족의 슬픔이 느껴진다. 전에 연변에서 잠시 살았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외국의 땅이 되어버리고, 지금은 외국인이 되어버린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우리 동포는 우리와 같은 민족인데, 한국에게는 조선족으로, 중국에서는 단지 소수민족으로 무시당하고 있는 것 같아 슬프다. 어찌보면 독립운동을 위해 멀리 떠난 이유도 있는 데, .. 2009. 5. 18.
로도라꽃 - 에머슨 - 로도라꽃 - 5월, 바닷바람이 불어올 때 숲에서 갓 피어난 로도라꽃을 보았나니 습지의 한 구석에서 그 잎 없는 꽃을 무수히 피워 들판과 천천히 흐르는 강물에 기쁨을 주고 있다. 웅덩이에 떨어진 보랏빛 꽃잎은 그 예쁜 빛깔로 시커먼 물을 환하게 하였다. 여기서는 붉은 새가 한 숨 쉬러 와서는 새의 차림을 무색케 하는 그 꽃을 사랑하리라. 로도라꽃이여, 혹 세상의 현자들이 네게 왜 그런 아름다움을 땅과 하늘에 낭비하는가 물으면 이렇게 말하라 ㅡ 만일 눈이 보라고 만들어졌다면 아름다움은 그것 자체가 존재의 이유라고. 왜 여기에 피었느냐, 오오 장미의 경쟁자여 나는 그 질문을 할 생각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다. 다만 단순히 이렇게 생각한다. 여기에 나를 생기게 만든 힘이 너를 생겨나게 했을 것이다 라고. - .. 2009. 5. 17.
하버트 뱅크스 曰 - 당신 당신은 놀라운 발명품이며 누군가의 소중한 기쁨이다. 당신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보석이다. 하느님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 하버트 뱅크스 - 2009. 5. 16.
초혼 - 김소월 - 초혼 (招魂) -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자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켜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김소월 - (1902 ~ 1934) 평북 정주 출생, 2009.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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