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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도덕철학적 개념 고찰 및 비판

by 소이나는 2009.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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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도덕철학적 개념 고찰 및 비판]


1.머리말
칸트의 철학사상중 상당부분이 윤리학에 관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그 윤리학은 실천이성에 대한 것이며 또한 이것은 법철학과도 크게 관련된다.칸트의 윤리학이라 하면 의무론적 윤리학으로서 윤리적 형식주의라고 할 수 있겠다.칸트에 있어서의 도덕성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우리는 쉽게 선의지와 의무,자유,정언명법 등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여기서는 그러한 칸트의 윤리적 개념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그 개념들이 가지는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해보고자 한다.

2.제1고찰-선의지
:이 세상에 있어서,또는 이 세상 밖에 있어서까지라도,선의지 이외에는 무조건 선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도덕형이상학윤리 제1장 첫귀절)

♥선의지란 무엇인가?
☞선의지는 옳은 행동을 오로지 그것이 옳다는 이유에서 항상 택하는 의지이다.
☞선의지는 행위의 결과를 고려하는 마음이나 또는 자연적인 경향을 따라서 옳은 행동에로 쏠리는 의지가 아니라,단순히 어떤 행위가 옳다는 바로 그 이유로 말미암아 그 행위를 택하는 의지이다.
☞선의지란 의무 그 자체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의무를 수행하고자 하는 뜻이다.

♥문제제기1
:천성이 동정심으로 가득차 남을 도움으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이 사람이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도덕적으로 가치를 지니는가?

☞칸트:오직 그것이 의무라는 생각에 아무런 감격도 느낌도 없이 남을 도울때만이 참된 도덕적 가치를 지닐 수 있다.

☞비판(1):인간에 있어서 어떤 행위를 함에 있어서 감각은 무시할 수 없다.그것을 완전히 배제하고 행위를 한다는 것은 무리이며 또한 인간행위의 상당부분은 이성만큼이나 감성에 의존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이런 인간의 본연적인 모습(본성)을 무시하고 도덕을 논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비판(2):남을 도움으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착한 성품 때문이다.그런 마음에서 우러난 행위가 도덕적으로 가치를 갖지 못한다면 모순인 것 같다.사실,그런 사람이 있다면 선의지로서 저절로 일어나 행하는 것에 비해 볼때 오히려 두배의 가치를 가지는게 아닌가? 선한 마음을 가져서 옳은 행위를 해서 좋고,또 그로 인해 기쁨도 얻게 되니 단순히 의무만이 아니라 결과까지도 얻을 수 있으니 그 의무라는 한쪽에만 치우치는 것보다 더 가치가 있게 여겨진다.

♥문제제기2
:본래적으로 선한 것은 선의지가 유일한가?

☞칸트:세상에서 본래적인 선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도 그것을 사용하는 의지가 선하지 않으면 무가치하므로 오직 선의지만이 선하다.

☞비판(1):건강,사랑,지식 등 그 자체로서 바람직한 것을 추구하는 행위나 의지가 있다면 이것은 선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비판(2):'예술품의 아름다움'은 도덕적 가치는 아니나 본래적으로 선한 것이 아닐까? 예술품은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나 그 자체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


3.제2고찰-실천이성의 법칙
:네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서 타당하도록 행위하라.(실천이성의 근본법칙)

♥실천법칙
실천법칙은 경험적 요소의 사상(捨象)을 기본방침으로 하는 보편성과 필연성을 가진 무제약적 실천법칙에서 출발해야 한다.이런 실천법칙은 오직 선험적 입법형식의 제약만을 받고 성립해야 하는데 이의 기본원리가 실천이성의 근본법칙이다.참으로 도덕적인 실천법칙은 정언명법이 아니면 안된다.실천적 판단력이 개별적 행위의 보편적 원칙에 대한 적부를 판정할 수 있으려면 예지계와 감성계를 연결해줄 매개가 있어야 하며 칸트는 '자연의 법칙'을 전형으로 삼아 판단한다.   

♥실천적 판단력의 규칙
만약 네가 하고자 하는 행위가 너 자신을 일부로 삼는 자연의 법칙을 따라 일어난다면,너는 그 행위가 네 의지를 따라 가능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스스로 물어보라.


♥문제제기1
:연속적인 비운에 거듭된 재난과 고통을 겪는 사람이,그 고통을 면하고자 차라리 자살하는 것이 옳을 때도 있는가?

☞칸트:감정의 직분은 생명의 진척을 촉구함인데 감정에 의하여 생명을 파괴하는 것은 보편적 자연법칙에 어긋남으로 어떤 경우에도 자살은 용납될 수 없다.

☞비판(1):감정의 직분이 반드시 생명의 진척을 촉구한다는 전제는 완전히 확립된 원리가 아니다.감정에 의해 생명을 해치는 사례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이미 그러한 자연이 성립되어 왔다.인류 전체가 자살한 후에도 자연은 여전히 존립할 것이다.
☞비판(2):감정이 생명을 파괴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우리의 소망이자 어떤 인생관의 배경 앞에서 비로소 정당화될 수 있는 주장이다.이 주장에는 칸트가 표면상 배척한 목적관념이 관여하였다.

♥문제제기2
:돈에 물렸을 때 갚을 가망이 없음을 알면서도 갚겠다고 약속하고 돈을 빌리는 행위는 용납될 수 있는가 없는가?

☞칸트:만약 지킬 의사도 없는 약속을 함이 보편적 법칙이 된다면 약속은 제구실을 하지 못하므로 거짓말 약속은 어떤 경우에도 옳지 않다.

☞비판:우리는 약속을 믿지 않으면서 돈을 꾸어주는 경우가 있으며 또 남의 약속이 진정인지 거짓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거짓말 약속이 허용된다고 해도 약속이라는 현상이 없어진다고는 볼 수 없다.

♥문제제기3
:환경이 좋아 물질에 부족함이 없을 경우에는 재능을 연마하지 않고 향락을 일삼아도 되는가?

☞칸트:이성자로서의 인간이 필연적으로 의욕하는 것은 자기가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함인데 이는 보편적 자연법에 어긋나므로 옳지 않다.

☞비판:사람이 무엇을 의욕하는 것은 개성이 반영되는 인생관의 문제이자,세계관에 따라서도 다양하다.그리고 모든 인류가 한결같이 그 법칙을 욕구(*)한다 치더라도 그러한 심리학적 사실이 그 법칙의 타당성을 완전히 논증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4.제3고찰-선험적 도덕률의 존재
그것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그것을 '해야한다'고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 당위의 의식은 도덕법칙의 존재를 인정함이 없이는 설명할 수 없다.

♥문제제기
:어떤 사람앞에 자기의 강한 정욕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회가 나타났을 때 그는 그 기회의 유혹을 물리칠 수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그러나,그 쾌락의 대가로서 생명을 바쳐야한다면 그는 그 유혹을 뿌리칠 것이다.그런데 일시적 정욕의 만족을 위해서 목숨을 걸 수 없는 이 사람에게 절대적권위의 폭군이 허위의 구실 밑에서 정직한 사람을 죽이기 위한 위증을 서라고 명령한다면 그는 생명에 대한 애착이 강하더라도 그것을 거부할 수 있음을 의식한다.그러나,그는 실제로는 그 정직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위증을 섰다고 한다면 그는 도덕적으로 옳은가?

☞칸트:그 위증을 거부하지 못했더라도 그 거부의 가능성을 자기안에 의식했다는 것이 중요하므로 그는 도덕적인 인격을 가진 사람이다.

☞비판:그 사람이 위증에 대한 반발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그는 그 도덕적인 명령보다 폭군의 명령에 결국은 굴복한 것이 아닌가? 그러한 의지가 존재했다고 해도 그 의지를 깨뜨린 다른 더 큰 의지가 존재했다면 그는 반드시 도덕적으로 옳다고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5.제4고찰-자유와 신의 요청(*)

♥자유의 요청:자연의 법칙과 범주를 달리하는 실천의 법칙이 있다함은 자연의 경향성을 극복하고 따라야할 길,즉 의무의 길이 있음을 의미함이요,의무의 개념은 필연적으로 의지의 자유를 요청한다.자유란 결국 이성적 존재가 이성의 법칙을 따름을 가리키는 말이다.인간이 따라야할 도덕법칙은 이성적 의지가 스스로 부여한 것이기에 인간은 자율로서만 자유로울 수 있다.인간은 자유에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나 자연법칙의 지배를 받는 존재이므로 인간이 완전히 자유롭다는 것은 도덕적 신앙으로서의 요청이다.

♥영혼의 불멸의 요청:완전히 이성적 존재가 된다는 것은 유한자 인간이 유한한 시간속에서 이룩할 수 잇는 일이 아니다.최상선의 경지에 도달함을 목표로 삼고 노력함이 인간의 도덕적 의무라면 그것은 반드시 가능한 일이 아니면 안된다.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길이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러므로 영원한 시간과 영혼의 불멸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신의 존재의 요청:착한 의지의 소유자가 반드시 복을 누리기 위해서는,즉 완전선의 경지가 실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무한히 예지적인 존재 즉 신의 실재가 요청된다.칸트는 이를 '순수한 이성신앙'이라고 부른다.
 
♥문제제기1
:보편적이고 필연적이라고 믿는 도덕률대로 행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졌다고 할 때 반드시 사람마다 그 자유에 대한 의식이 같을 수 있는가?

☞칸트:모든 사람들이 냉철히 반성하기만 하면 누구나 똑같은 도덕률을 가슴속에 느낀다.

☞비판(1):도덕법칙이란 것은 인생관에 따라서 다를 수 있는 것이므로 여러 사람이 신봉하는 도덕법칙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비판(2):근본적으로 칸트와는 다른 행위준칙을 믿는 사람은 그들이 옳다고 믿는 다른 길을 따라 행위하는 자유를 의식할 것이다.

♥문제제기2
:의지의 자유가 단지 의식적 자유에 그친다면 행위전체의 자유가 아닌 반쪽의 자유밖에 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칸트:'해야한다'는 의무의 의식이 '할 수 있다'는 자유의 보증이다.

☞비판:의무의 의식이 보장하는 것은 자유의 의식일 뿐이지 실천적인 자유가 아니다.

♥문제제기3
:의지가 자유롭다면 스스로 원리를 창조할 수 있고 또 그 명령에 대하여 거역할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칸트:의지가 자유롭다는 것은 그 본성속에 있는 원리이외의 것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비판:의지가 원리에 따른 것은 자연현상이 자연법칙에 따르는 것과 별 디를게 없다.정말 의지가 자유롭다면 그 의지는 그 원리가 틀렸다고도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따라서 그 도덕명령은 필연성을 가질 수 없게 된다. 

♥문제제기4:의지의 자유,영혼의 불멸 및 신의 존재를 요청으로서 인정하는 것은 명백한 논증이 될 수 없다.

6.덧붙임
♥칸트에 있어서 목적개념
칸트에 있어서 목적개념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목적은 의지의 실질대상을 의미하고 이것은 최고의 실천원리와는 아무런 관계도 가질 수 없으며,오히려 도덕원리의 순수성을 해치는 장애물로 파악된다.그러나,칸트에 있어서 목적관념이 완전히 부인된 것은 아니다.사실 그에 있어서 최고의 목적은 완전한 인격과 행복의 추구에 있었다.그에게 있어서 도덕법칙 자체가 이미 인간완성이라는 목적을 떠나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칸트의 철학을 단순히 형식주의 내지는 의무주의로 처리해버리기보다 '인간성의 완전한 실현'을 목표로 삼고 결과로서 주어지는 행복을 고려하는 목적주의적 도덕철학으로 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스도교적 입장에서본 칸트윤리학
Maritain에 의하면 칸트가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도덕을 순수이성에 대치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한다.도덕법칙에 대한 존경은 신의 사랑을,도덕행위자안에 있는 의지의 무조건적 선성(善性)은 신의 그것을,목적의 왕국은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려는 이상을,결과로서 주어지는 행복은 신의 최후심판을 대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칸트의 종교이해는 그의 인간적인 이성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신학적인 뿌리는 절단해버린채 도덕적 가지만을 남겨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한편,그리스도교적인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도덕법칙에 따르는 것보다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가치있게 여겨진다.또한 형식적인 도덕법칙만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이나 자비의 마음도 도덕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요청되어지는 것이다.어찌보면 당위에서 도덕행위를 하는 것보다 그러한 마음에서 도덕행위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맺음말:



[참고문헌]
윤리학-김태길 저,전영사
윤리학의 기본원리-폴 테일러,서광사
서양윤리사상사-하기락,형성출판사
철학개론-경대출판부

[참고논문]
칸트 도덕철학체계의 비판적 해석-배석원,1988.6
칸트에 있어서 도덕성과 목적-이윤복,19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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