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등 위헌제청 (2009. 9. 24. 2008헌가25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의 옥외집회(이하 ‘야간옥외집회’라 한다)를 금지하고, 일정한 경우 관할경찰관서장이 허용할 수 있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 개정된 것, 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10조 중 “옥외집회” 부분과
이에 위반한 경우의 처벌규정인 집시법 제23조 제1호 중 “제10조 본문의 옥외집회” 부분(이하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
이 헌법에 위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나. 단순위헌의견이 5인, 헌법불합치의견이 2인인 경우 주문의 표시 및 종전결정의 변경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10조 중 “옥외집회” 부분
및 제23조 제1호 중 “제10조 본문의 옥외집회”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조항들은 2010. 6. 30.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결정요지】
가.
(1)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위헌의견
헌법 제21조 제2항은, 집회에 대한 허가제는 집회에 대한 검열제와 마찬가지이므로 이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겠다는 헌법개정권력자인 국민들의 헌법가치적 합의이며 헌법적 결단이다. 또한 위 조항은 헌법 자체에서 직접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한의 한계를 명시한 것이므로 기본권 제한에 관한 일반적 법률유보조항인 헌법 제37조 제2항에 앞서서, 우선적이고 제1차적인 위헌심사기준이 되어야 한다.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허가’는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집회 이전에 예방적 조치로서 집회의 내용․시간․장소 등을 사전심사하여 일반적인 집회금지를 특정한 경우에 해제함으로써 집회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 즉 허가를 받지 아니한 집회를 금지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집시법 제10조 본문은 야간옥외집회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그 단서는 행정권인 관할경찰서장이 집회의 성격 등을 포함하여 야간옥외집회의 허용 여부를 사전에 심사하여 결정한다는 것이므로, 결국 야간옥외집회에 관한 일반적 금지를 규정한 집시법 제10조 본문과 관할 경찰서장에 의한 예외적 허용을 규정한 단서는 그 전체로서 야간옥외집회에 대한 허가를 규정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고, 이는 헌법 제21조 제2항에 정면으로 위반된다. 따라서 집시법 제10조 중 “옥외집회” 부분은 헌법 제21조 제2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허가제를 규정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되고, 이에 위반한 경우에 적용되는 처벌조항인 집시법 제23조 제1호 중 “제10조 본문의 옥외집회” 부분도 헌법에 위반된다.
(참고로, 신고제는 그냥 알리기만 하고 집회를 하면 되기에 위헌이 아니지만, 허가제는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하기에 제한이 많고,
허가제인 경우 위헌이 되고 있습니다. 야간옥외집회를 허가제라고 판단하고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아 위헌이라는 의견입니다.)
(2)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송두환의 위헌보충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헌법 제21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만 선언할 경우에, 국회가 집시법 제10조 단서를 삭제하면 행정청이 집회의 허부를 결정하는 허가제에 해당되지 않게 되어 헌법 제21조 제2항에 위반되는 점은 해소되지만, 집시법 제10조 본문이 야간옥외집회를 일반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점의 위헌성은 해소되지 않게 된다. 집시법 제10조 본문은 야간옥외집회를 일반적․전면적으로 금지하여 합리적 사유도 없이 집회의 자유를 상당 부분 박탈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선언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37조 2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입니다. 자유를 제한 할 수는 있지만 너무 과잉하게 제한하면 안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야간옥외금지는 전면 금지라고 보아, 너무 심한 제한이라 생각하기에 위헌이라는 의견입니다.)
(3)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헌법불합치의견
(가)
‘행정청이 주체가 되어 집회의 허용 여부를 사전에 결정하는 것’으로서 행정청에 의한 사전허가는 헌법상 금지되지만, 입법자가 법률로써 일반적으로 집회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사전허가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집시법 제10조 본문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를 못하도록 시간적 제한을 규정한 것이고, 단서는 오히려 본문에 의한 제한을 완화시키려는 규정이다. 따라서 본문에 의한 시간적 제한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단서의 “관할경찰관서장의 허용”이 ‘옥외집회에 대한 일반적인 사전허가’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집시법 제10조는 법률에 의하여 옥외집회의 시간적 제한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단서 조항의 존재에 관계없이 헌법 제21조 제2항의 ‘사전허가금지’에 위반되지 않는다.
(나)
옥외집회는 그 속성상 공공의 안녕질서, 법적 평화 및 타인의 평온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야간이라는 특수한 시간적 상황은 시민들의 평온이 더욱더 요청되는 시간대이고, 집회참가자 입장에서도 주간보다 감성적으로 민감해져 자제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행정관서 입장에서도 야간옥외집회는 질서를 유지시키기가 어렵다. 집시법 제10조는 야간옥외집회의 위와 같은 특징과 차별성을 고려하여, 원칙적으로 야간옥외집회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한편 집시법 제10조에 의하면 낮 시간이 짧은 동절기의 평일의 경우에는 직장인이나 학생은 사실상 집회를 주최하거나 참가할 수 없게 되어, 집회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하거나 명목상의 것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도시화․산업화가 진행된 현대 사회에서, ‘야간’이라는 시간으로 인한 특징이나 차별성은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심야’의 특수성으로 인한 위험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집시법 제10조는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는 지나친 제한이다. 나아가 우리 집시법은 제8조, 제12조, 제14조 등에서 국민의 평온과 사회의 공공질서가 보호될 수 있는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므로, 옥외집회가 금지되는 야간시간대를 집시법 제10조와 같이 광범위하게 정하지 않더라도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집시법 제10조 단서는, 관할경찰관서장이 일정한 조건하에 집회를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그 허용 여부를 행정청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이상, 과도한 제한을 완화하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집시법 제10조는 침해최소성의 원칙에 반하고, 법익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집시법 제10조 중 ‘옥외집회’에 관한 부분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되고,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3조 제1호의 해당 부분 역시 헌법에 위반된다.
(4)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가)
집회의 자유에 대한 내용중립적인 시간, 장소 및 방법에 관한 규제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한, 헌법 제21조 제2항의 금지된 허가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러한 입장은, 언론ㆍ출판에 대한 허가 및 검열금지에 관한 우리 재판소의 기존 해석과도 상통하는 것이고, 입법자도 같은 전제에 서서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각종 규제조항을 마련해 놓고 있다.
따라서, 집시법 제10조가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집회에 대한 허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결국 그 사전적 제한의 기준이 내용중립적인 것으로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것인지에 따라 결정되어질 문제라고 할 것인데, 집시법 제10조는 옥외집회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서 야간이라는 내용중립적이고 구체적이며 명확한 시간적 기준을 정하고 있으므로, 집시법 제10조가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허가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집시법 제10조는 집회 및 시위의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의 조화라는 정당한 입법목적하에 규정된 것으로서, 야간의 옥외집회는 ‘야간’이라는 특수성과 ‘옥외집회’라는 속성상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수 있는 높은 개연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야간옥외집회의 원칙적 금지를 규정한 집시법 제10조는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야간옥외집회를 시간적으로 또는 공간적․장소적으로 더 세분화하여 규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고, 특히 필요한 야간옥외집회의 경우에는 일정한 조건하에서 허용되며, 대안적 의사형성 및 소통수단도 마련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집시법 제10조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옥외집회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시간적 규제가 필요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당시의 집회 및 시위 문화의 성숙도, 법과 질서에 대한 존중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궁극적으로 의회가 입법재량으로 결정할 문제라 할 것인데, 집시법 제10조가 입법재량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타인의 기본권 보호와 존중이라는 관점에서도 야간옥외집회를 규제할 정당한 국가적 이익이 인정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이 5인이고,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의견이 2인이므로, 단순위헌 의견에 헌법불합치 의견을 합산하면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제1호에 규정된 법률의 위헌결정을 함에 필요한 심판정족수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되,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는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으므로 입법자가 2010. 6. 30. 이전에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계속 적용되어 그 효력을 유지하도록 하고, 만일 위 일자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2010. 7.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하도록 한다. 아울러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이 결정과 견해를 달리해,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10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1994. 4. 28. 91헌바14 결정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재판관 조대현의 적용중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다. 위헌 부분이 포함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헌법불합치결정 선고 후 개선입법 이전에 계속 적용하게 허용하는 것은 위헌법률의 규범력을 제거하려는 위헌법률심판제도의 본지에 어긋나고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에 위반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적용 중지되어야 하고 계속 적용하게 해서는 아니된다.
현법 위헌의 정족수가 모자라 위헌 판결이 아닌 헌법불합치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논점은 집시법이 허가제이냐, 신고제이냐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는냐 아니냐의 문제였습니다.
결론을 요약하면,
위헌의견 은 허가제이고,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
불합치의견 은 허가제는 아니지만,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
합헌의견 은 허가제도 아니고, 과잉금지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다들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허가제는 행정기관이 주체가 되어야한다는 이론으로 많이 공부하고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헥 보면, 위헌의견의 허가제이라는 것보다는 불합치 의견이 더 일리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야간이라는 것이 위배된다는 내용을 한 것은 참 현명한 판결이었던 것 같습니다.
야간 이라는 것이 일반인이 생각하는 밤이 아니라, 그냥 해가 떨어지고 해가 뜨기 전까지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야간이란 것에 제한을 가한다면,, 겨울 철에는 집회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엄청 짧아지긴 합니다.
또한 요즘에 밤이면 몰라도 저녁에는 낮과 굳이 비교하여 제한 을 가하는 것도 무리가 있지요.
야간의 치안이 그런대로 괜찮은 우리 나라의 특수성도 조금은 고려된 것 같습니다.
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으니, 야간 집회에 대한 새로운 법률을 입법자들이 만들어야겠네요.
약간은 국민의 입장을 더 고려해서 판단한 것 같아서, 진취적인 판결이라고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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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판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등 위헌소원 (집시법 집회 개념, 옥외집회, 미신고 주최자 형사처벌) - [2009. 5. 28. 2007헌바22 전원재판부] - 참고판례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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