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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어리 섬 - soy - 멍어리 섬 - - soy 머나먼 섬.난바다 헤쳐 간다면 닿을 수 있을까. 뱃길이 있다면노 휘저어 두둥실 떠내려 갈 수 있을텐데. 밤 바다 별 등대 삼아항해를 하기에 아직 별자를 읽을 줄 모른다. 머나먼 섬.가슴 속 깊숙히 숨겨둔 외딴 섬. 어둠이 어울리는 심정.아직은 뱃길을 찾고 싶지 않다. 2017. 5. 2.
지금 없는 것은 - soy - 지금 없는 것은 - - soy 두견새에게는 너무 넓었던 무대가 텅비게 된 것은 처마 밑 문지방에 앉아 책을 읽는 소년에게 불러주던 포근한 노래를 시샘하는 빗방울 때문이라고카페 구석 어두운 조명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어른은 핑계를 대어 보았네. 2017. 4. 26.
橘夢 (귤몽) - soy - 橘 夢 - - soy 귤 하나 까보니손톱 속으로 들어가는 껍질 덩어리. 귀찮아 귤을 내려 놓고손톱을 뽑아 버렸다. 무지한 손에 다시 들린 붉은 생명 먹은 귤은 귤이었나? 맛을 보니 달콤함은 사라지고쓰디쓴 세상의 맛이랴! 이것이 존재하던 것은 단지 기억 속이었을 뿐. 이것은 존재하는 지금은단지 현실 속 자몽일뿐. 빈 손에 들린 손톱 조각아 미안하다.귤이 아니더란 말이다. 2017. 4. 14.
너도 진달래 - soy - 너도 진달래 - - soy 고운 남쪽 나라 봄의 상징 진달래꽃그리움은 허공에 그려져 인공비 내리는데그 누가 뽑아 거친 간도의 북망산 자락에 심어 놓았나5월의 봄 때늦은 눈발은 비를 버리고 꽃잎사이 타고 내려 고향을 잊으라며 흑백사진의 시간으로 인도한다.허나 하나이되 하나이진 못했다.시간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 바 없었다.진달래. 어디서도 네 이름은 진달래 이것만수양산 그늘 강동 팔십리 밖햇살 먹은 산천의 생명과 눈발 먹은 묘지의 시체는 서로 다른 이름이 되었구나. 2017. 4. 13.
이름을 가지다 - soy - 이름을 가지다 - - soy 세상속 그대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은 타인의 눈으로 변해간다네그대는 좋은 사람. 그대는 나쁜 사람. 그러나 허울 속에 감춘 본질은 변할 수 없는 고유한 것.1인칭 이상의 따가운 시선은 모두 허식.세상 속 하나 뿐인 영혼. 그대는 타인의 눈으로 살아가지 않아야 하네.자신에게 주어진 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세상이 주어진 이름은 단지 호칭.또다른 고유한 이름은 자신의 눈으로 볼 자신. 2017. 4. 11.
겨울 동안 - soy - 겨울 동안 - - soy 고드름 끝. 매달린 영롱한 수정차가우니 떨어지지 못하고딱딱한 덩어리로 남아 원망의 칼이 되었네 칼이되면 무엇하리추위하나 삼일이면 떠날 것을...변형의 유희를 즐기기에는 너무 찰라인 것을... 녹아내려 떨어지는 물방울뜨거우니 매달리지 못하고흔적없이 흙 속으로 사라져 회한의 방패가 되었네. 남아있지도 사라지지도 못하는 매개체여!어찌하려 칼의 마음과 방패의 마음을 한 존재에 담고 있는가! 고드름 끝. 매달린 위태로운 방울떨어질 것인가? 매달릴 것인가?찌를 것인가? 막을 것인가? 단지 이도 저도 아닌겨울의 순간을 여행하는 방랑자로 남아매달리고 떨어지고 찌르고 막고 그리 살아라. 관여치 않으리... 2017. 4. 11.
보이지 않는 곳에 마음이 있으니 - soy - 보이지 않는 곳에 마음이 있으니 - - soy 거친 향에 불을 피워 흐미한 연기로 둔갑하듯 설렌 의미 모를 떨림의 의미를 부여하고 마치 없다는 듯 홀연히 떠나가는 나그네. 향 내음에 중독되어 머금은 어지러움이야 다시 하나 꺼내 들어 불 피우면 맛 볼 것을 무엇이 그리 급하다 허공으로 사그라 들었나. 남아 있는 빈 방에 향기는 보이지 않고끝 간데 없는 긴 장초 물은 땡초 하나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떠벌리며 향불을 피우네. 2017. 4. 7.
혼자 - soy - 혼자 - - soy 밤자락의 끝 홀로 걷는 그대와 함께한 것은 어둠뿐 아니 달빛뿐, 별빛뿐 밤자락의 끝 홀로 걷는 그대의 발걸음에는 무거운 육신 하나뿐 아니 대지뿐, 하늘뿐 그리고 새벽의 시작 홀로 걷는 그대와 홀로 걷는 그들과 홀로 보낸 세상은 아니 모든 것이 보이지 않았던 시간은 단지 눈을 감고 보낸 공생의 반항일뿐 2017. 4. 2.
과거란 것은 - soy - 과거란 것은 - - soy 늦은 밤 이유 없이 묶여버린 발걸음 속에 조용히 들려오는 눈 내리던 소리 문 밖 어두운 가로등 비추어 보던 그 눈은 아직도 그대로인 것을 알 수 없는 미래의 길을 누구도 모르게 아무도 모르게 그저 떨어지던 편안함 아직도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행복으로 가득해진 도시의 풍경 단 하루 열정의 새싹에게 고마운 안식처가 된다. 훗날을 위해 라는 집념으로 펜을 굴리는 인간들의 마음 속 한 구석 감상의 공간이 저도 모르게 생겨나고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잠시 현실이 아니였던 눈발의 공간에서 잊었던 사랑이란 마음을 품게 된다. 단 하루 너의 마음에도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벅차게 다가왔던 순수했던 시간. 이제는 찰라의 필름으로 남아 회상하기만할 흑백사진 속의 시간. - 1998年 11月 .. 2017. 4. 2.
선택의 길 - soy - 선택의 길 - - soy 슬픔과 아픔을 담기에 부족한 존재라면 차마 담지 말아야 할 것을... 어이하여 세상풍파 흘러가는 고난을 모두 담으려 하는가. 어이하여 쉽사리 자신에게 주어진 축복일지 모르는 끈을 자르려 하는가. 지금 선택한 길이 알로카시아의 용기인지, 난초의 남용인지, 그대는 알아야 하네. 그대는 그저 내려진 물방을 담기만 하여 썩어가는 난초의 헛된 우아함을 따를 것인가. 그대는 뿌리를 타고 올라 자신의 축복의 고난을 다시 하늘로 돌려 보낼 알로카시아의 반성을 다를 것인가. 2017. 4. 1.
한바퀴 돌고 나면, 시작 - soy - 한바퀴 돌고 나면, 시작 - - soy 태양 빛 눈부시게 호수을 비추려나, 구름은 앞을 막고 능청부려, 이제는 태양을 보고 싶다. 새가 날아 태양을 보려해도 아직은 볼 수 없다. 나무도 태양을 보려하나, 잎만 떨어지고 붉게 물든다. 싸늘한 바람은 계속 불어오고 동상에 걸릴 사람들이 걱정한다. 이제 곧 모든 것이 겨울이다. 어제의 뽀얀 안개가 춥다하니, 서리도 춥다 움추려, 낙엽은 오늘도 외롭다. 까치 계속 하늘로 날아오르고, 구름 넘어 따뜻한 곳에, 까치발에 밟힌 눈이 힘들다고 떨어진다. 첫눈이... 첫눈이 오는 소리 별빛아래 들었다. 소복한 소리. 아름다운 그 소리는 아직 바라던 답은 아니다. 일상의 반복 속에 기다림은 아무도 모르게 대지를 찾아온다. 산 넘어 오는 의미를 삶 속 누구도 몰랐다. 단.. 2017. 3. 31.
사막에도 달은 뜨고 - soy - 사막에도 달은 뜨고 - - soy 신을 바라보며 기도하기 위해 모래 사막 위에 펼쳐둔 카페트 한 조각에 무릎을 마주치고 마치 삶 다살아 모르는 것 없었던 무거운 고개 숙여 아무런 속죄 없는 자연의 열기를 받아들여 몰래 숨겨두었던 슬픔 한 조각 기도 속에 풀어두어 눈물 흘리는 자를 감히 세상의 악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자랑스러운 자가 있는가 디모데를 덮으며 느낀 참된 배움의 길 속에 한가지 진실 만을 추구하지 마라 화엄경 읊조린다 눈 감고 해탈의 심안으로 세상을 등지지 마라 종이와 이상을 떠나 무거웠던 무릎 가던대로 내려 놓고 티끌없는 소망 가벼워질 고개 숙여 바다에 산에 풀어놓아 자신의 욕망의 끝이 아닌 그대로의 신의 목소리를 들어보라 해는 오늘도 제자리에서 마음의 빛을 내리고 하루종일 토끼들이 방아.. 2017. 3. 28.
겨울을 배우다 - soy - 겨울을 배우다 - - soy 가로등 타고 국화 한 송이 내리던 날 가던 길 멈추어 뒤돌아 보니 보이는 허망한 노란 눈동자 은쟁반 뒤로 감춘 백합 한 송이 흩날리어 흐러진 발자국 뒤로한 채 희미해진 세상살이 속에 잔득 허풍의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던 자신이란 사람의 하얀 눈동자 마주 보며 말없이 지친 두 초점으로 고개를 떨군 한 사람 기약 없는 지도 속 홀로 걸어온 발자국은 하나련만 하늘을 날리는 국화 꽃에도 숨기지 못한 토지에 쌓이는 백합 꽃으로 가리지 못한 자아를 향한 꽃 축제는 하나련가 둘이련가 타인을 대하며 미소짓던 국화는 스스로를 미워하던 백합이었다는 것을 다시 돌아갈 하늘을 위해 길을 닦는 꽃잎을 보며 알았다. 겨울의 꽃은 단지 하나였다는 것을... 2017. 3. 27.
개성은 사라지다 - soy - 개성은 사라지다 - - soy 도시의 산책 희뿌연 미로 속에 온통 하얀색으로 된 팝아트 그림 한 점 외부가 아닌 어두운 지하 속 댐배 연기 가득한 곳에 흐르는 음악이 그러진 것일까 아름답다 말하려지만 오히려 도시의 차가움으로 본디의 빈티지를 잊고 순백한 아가씨인양 새침 떨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속닥임에 오르내리며 불려진 순백은 쓰레기와 다를 것이 무언인가. 나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이미 음율은 허공 속에 흩어지고, 온통 하얀색으로 된 음표하나 걸쳐질 오선지도 없는 것을... 단지 창조해낸 이를 위한 의미 부여의 존재일 뿐일 것을... 2017. 3. 27.
망상의 불면증 - soy - 망상의 불면증 - - soy 빗방울 너로 인해 인생은 망쳐졌다. 억수같이 비가 오던 날, 그날 밤 조립식 건물의 천장 위로 떨어지던 빗소리에 잠을 설쳤고 그날 밤 처음으로 세상을 버리고 무감각에 감각의 생명을 주어버렸다. 빌어먹을 비내리는 밤 현실과 어울리지 못하는 새로운 자아가 생성되던 날 보통이라는 언어의 비웃음이 시작되었다. 비 내리는 밤 오늘 같은 밤 아직도 버리지 못한... 설레이는 밤 2017.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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