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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168

일년만 더 사랑하겠습니다 - soy - 일년만 더 사랑하겠습니다 - - soy 십년을 사랑했습니다. 봄날의 푸근한 온기가 맴도는 주위에 십년을 서성였습니다. 아홉번의 가시가 돋아났습니다. 녹음에 환각에도 멀어지는 깊숙한 가시의 존재는 시선이 되어, 시선을 따라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아홉번의 상처가 아물어 갑니다. 파랑새가 되어 당신의 가시에 앉아, 당신이 원하던 친구가 되어주겠습니다. 아직 향기는 남아 있습니다. 열번째 겨울을 맞이하며 다시 한번의 사랑을 기약합니다. 일년만 더 사랑하겠습니다. 내 안에 뿌리내린 아카시아 향기를 일년만 더 취하겠습니다. 2016. 12. 4.
태양 - soy - 태양 - - soy 친구가 보고싶습니다. 바닷가의 하얀 모래 밭에서 마음을 빼앗아 가버린 카오스의 세상속에 잠시 본 한 친구가 왔습니다. 이제는 영원히 볼 수 없는 그런 녀석입니다. 수탉의 목소리가 들리기 전 부지런히 눈시울을 따갑게 하는 저녁놀의 아름다움에 몸을 숨기는 그런 친구입니다. 그는 늘 제 곁에 있습니다. 단지 그의 친구들이 저를 만날 때 말고는요. 어두운 밤에 그를 보고 싶은 마음에 꿈 속으로 빠져듭니다. 그리고 눈을 뜰 때 어느새 제 앞에서 동그란 얼굴을 내밀고 웃고 있습니다. 그가 있으면, 저는 없습니다. 다시 혼동의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별이 아닌게 되고 싶습니다. 2016. 12. 3.
거울 - soy Jan Saudek, Tell Me, Mirror, 1978 - 거 울 - - soy 음률에 소낙비 치는 몸서리 속에 찬 공기 폐 속에 가득히 머금는 공간 속에 눈을 감고 떨어지는 짜릿함은 어느 한 곳 막을 수가 없다네 검은 구름 하나 눈물에 걸려 머리를 맴돌아도 물결 흐르는 눈동자는 숨을 숴, 모든 거짓 벗어 버릴 수 있다네 어디를 보고 있는가 지금 그대가 보고 있는 구름은 검은 가 지금 그대의 폐속에 공기는 차가운 가 아니라네 그대의 검은 구름은 그대의 몸서리 그대의 차가운 압박은 그대의 두려움 보고파 눈감으면 변한 세상 세상 속에 그대 이름 쓴 문패 달 수 있다네 소근 소근 가슴속에 자네 이야기 함께 해보세 2016. 11. 29.
언덕 - soy - 언 덕 - - soy 나 다시 따스한 곳으로 돌아가려 햇살 아래 혼자 누워 투명한 액체 떨구며 눈을 감았다. 역겨운 향 내음 시끄러운 비명소리 병풍 그르메 존재치 않은 선을 넘은 것 같으나 실상은 존재치 않으리. 남아있는 하늘 아래 가장 고요한 종소리 진동에 어느덧 차가운 나무 궤짝에 갇히고. 소리 없이 떠나가는 옛인들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뭍 아래 들어가 버린 바람 나 가두워둔 공간이 슬퍼 길을 떠돌며은하수 숲 속에 길을 잃어 밤 불빛 넘쳐나는 지구별에 가려 오직 하나 뿐인 생의 언덕을 넘지 못하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을 갖고 꿈꾸는은하수 언덕이 되었다. 2016. 11. 26.
꽃비가 내려 - soy 꽃비가 내려 장마비, 소나기, 가랑비, 는개, 봄비, 겨울비...이름이 어찌 되었건 하늘에서 내린 빗물은 속절 없이 땅으로 스며 들어 자취를 감춘다.하지만 봄비에게는 길을 배웅하는 꽃잎이 있어 외롭지 않으리... 2016. 11. 23.
발걸음 - soy - 발걸음 - - soy 한 걸음 발을 들어 한 걸음 내어보니 마음속 어리석음 세상이 다알더라. 한 걸음 마음 열어 한 걸음 다가서니 바라던 마음가짐 마음속 보이더라. 사랑은 너무 멀어 한 걸음 만으로는 서글픈 너의 마음 어쩔수 없것만은 내어본 한 걸음 속에 닿을 수 없는 넓은 사랑이 다가선 한 걸음 속에 놓을 수 없는 깊은 사랑이 마애존 석불같은 천금삯 발걸음을 감히, 두 걸음 들게하고 있구나. 2016. 11. 23.
손을 잡아 보았나요 - soy - 손을 잡아 보았나요 - - soy 사랑을 잃고 사랑을 찾아 온 사람의 손을 잡아 보았나요. 마치 아기인 양 어떤 것도 놓지 않으려는 것 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손은 너무 가벼워서 사랑을 찾는 동안에는 행여 날아가 버릴까봐 두렵습니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사람의 손을 잡아 보았나요. 마치 내것인 양 아무것도 잡지 않은 것 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손은 너무 투명해서 사랑하는 동안에는 소중한 존재의 가치를 알 수 없습니다. 사랑만 남고 사랑이 떠나간 사람의 손을 잡아보았나요. 마치 잃어 버릴 수 없는 보석인 양 다이아몬드를 잃어버린 가는 은목걸이 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손이 너무 차가워 사랑이 떠나가는 순간에는 말 없이 뜨거운 눈물만 흐릅니다. 2016. 11. 22.
가을 밤의 커피 - soy - 가을 밤의 커피 - - soy 무심결에 타고 있는 커피 한 잔 나 몰래라 그저 웃기만 하지요. 서늘한 하늬바람 옷깃을 스치우며 올망한 두 손에 포근한 마음 한 모금 거친 목 타고 넘어가는 미련스런 옹고집에 아, 이 고독함을 알아주는 것은 화륜(火輪) 같은 당신 뿐. 그윽한 향기에 취해 홀로 남아 그린듯 뿌려놓은 구름 한 조각 부여잡고 미련 남아 옷 소매에 별 한 조각 숨겨두고 타는듯 남은 한 모금 영혼으로 들이키며 이제야 알았지요. 괴나리 봇짐이 가볍다는 것을... 2016. 11. 21.
終鷄哭歌 - soy - 終鷄哭歌 - - soy 어둠 속의 태양이여 어디 갔느냐 빛은 보이지 않고 차가운 번개들이 자리를 차지 한다. 장작 불에 잠시 잊어둔 하늘을 담아 차가운 울림을 사그리려 한다. 물(物)에 꺼져버린 순수함에 태우려고 한다. 파천황(破天荒)의 적막함이 몸을 녹이고 밝은 눈빛에 얼리면 사그려라. 작은 불아 그저 사그려다오. 이 차가운 번개에 몸이 굳으면 어느새 계(鷄)의 울음소리 그 피에 빠져 잠시 삼라만상(森羅萬象)을 뭍어 둔다. 다시 검은 피가 부를때, 계(鷄)야. 나를 위해 울어다오. 2016. 11. 20.
벌집, 사람집 - soy 벌집 사람집 지금도 쓰는 표현 중에 하나이겠지만, 나라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동안에 아파트와 고층 빌딩이 많아지는 모습을 "벌집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의 생활을 벌에 비교하여 안스러워 하는 심정은 이해가 가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그런 생각 자체를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지금 벌집 안에서 사진에 있는 벌집을 보며 상기하는 표현일 뿐이다. 콘크리트에 구멍 뽕뽕 뚫어는 있지만, 그 속은 따뜻하고, 경치도 좋다. 층간 다툼도 있고, 관리단의 불화도 있어 싫다. 꿀도 있고, 침도 있는 것이구나. 그런데 벌들아! 이제는 지구를 점령한 것이 인간이니, 벌집이란 말은 인간에게 주어야 하지 않겠니? 거꾸로 벌집을 "사람 아파트 같다." 라고 표현할께. 2016. 11. 10.
두통 - soy - 두 통 - - soy 눈을 뜨면 천장이 보인다. 눈을 감으면 천장이 안 보인다. 다시 눈을 뜨면 벽이 보인다. 소리가 들린다. 세 번째 울리는 알람소리. 일어나라는 소리이다. 창밖은 아직 어두운데 휴대폰에서 울리는 아침의 기계소리는 여지없이 고요한 뇌를 치고 들어온다. 저것은 전기를 먹고 살아서인지 늘 우렁차다. 숨을 쉬어본다. 매번 쉬는 것이지만 더 크게 더 깊게 온 몸에 저 산소들은 전달되고 있는 걸까? 하는 위구심과 함께 무거운 등을 따뜻한 온기와 벌려 보려한다. 날씨는 춥다 몸도 밤새 많이 차가워졌다. 이러고 나가면 오싹하겠지? 그렇게 또 하루는 뜨거운 물과 함께 지난 하루의 묵은 과거를 씻겨 보내며 시작한다. 겨울이 싫다. 하루가 너무 짧은 겨울이 싫다. 여름에는 해가 사람보다 먼저 반도를 .. 2016. 11. 10.
비가 내린다 - soy - 비가 내린다 - - soy 오랜 날 비가 내린다. 빗소리에 눈을 뜬다. 빗소리와 함께 눈을 감는다. 요즘은 새벽에 어둡다. 빗소리와 눈을 뜨기가 어렵다. 새벽 길을 나서 수많은 사람들 이른 새벽 무엇을 찾는 사람들인지 모른다. 빗속에서도 사람들은 길을 나선다. 우산도 소용없이 모두 젖어 버린다. 그렇게 또 흠뻑 그렇게 또 흠뻑 마음도 흠뻑 젖어 버린다. 슬픔을 아는 사람은 비를 좋아한다. 수많은 사람 피하고 싶다. 한없는 비 맞고 싶다. 사랑을 아는 사람은 비를 좋아한다. 비 마음 이미 알아 버렸기에 한없는 비 보고 싶다. 외로워 기쁜 사람은 비를 좋아한다. 친구 비 그리워 한없는 비 함께 한다. 비를 맞아 또 한번 비를 떠나 보낸다. 꽃 한닢 허공에 뿌려 더 많아진 사람들 모두 모두 사라지라고 깊은.. 2016. 11. 9.
일방통행의 삶 - soy 일방통행의 삶 가야할 길은 단지 ONE WAY.세상에 존재하는 영혼은 단지 하나이기에 언제나 자신은 일방통행이 되어버린다.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길은 수없이 많기에 서로는 충돌하고 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서로는 양보를 한다.양보를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율법과 종교가 생겨났으며,충돌을 해결하기 위해 법률과 조약이 생겨났다.하지만 늘 공평하고 만족이 들지는 않는 세상이다.사회성에 물들어 평범한 사람이 되어야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영혼은 역시 고유한 자신이라는 존재 하나.자신이 가야할 길은 단지 ONE WAY.조금은 삐딱하고, 보편성과 타협할 수 없는 자신이 살아 숨 쉰다면 그런 길을 가라!생이 짧아도 좋다.가난하고 힘들어도 좋다.심장이 뛰는 곳으로, 가슴이 뭉클한 곳으로, 열정이 넘치는 곳으로 자신의 .. 2016. 11. 2.
모두 다른 상상 속 사람들 - soy 모두 다른 상상 속 사람들 자신을 찾아봄에 알 수 있는 보람은 살아감에 만족과 여유가 아닐까? 잠시 현실을 잊고, 눈을 감아 세상을 떠올린다. 어느새 세상은 하얀 눈으로 물들어 있다.새로운 세상을 낯설어 하며, 눈을 피해, 자신의 아지트인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동굴 안에는 벌써 먼저 눈을 피해 들어온 산짐승과 새들로 가득했다. 늘 먼저 맞아주는 소중한 자연들 이였다. 동물과 함께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과 동화가 된다. 나는 누구인가. 그들은 누구인가. 굳이 속속히 따지고 들을 필요는 전혀 없는 자연의 공간이 되어버린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동물은 바로 나였고,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는 하나의 존재인 것이다. 모든 사물에는 존재가 있다. 음과 양이 존재하듯이, 나와 공기와 철과 산과 물과.. 2016. 10. 28.
잎과 흑 - soy 잎과 흑 모든 생명이 죽어가는 시간. 거칠고 메마른 흑 속에 살기위해 잎을 펼치는 작은 생명. 본능적으로 하늘로 향해가는 줄기. 세상은 어쩜 단순한 것 일지도 모르겠구나. 2016.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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