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제자리에 - soy
산은 제자리에 산의 정상에서 장애물이 없이 훨훨 나는 새를 보고 있자니, 예전의 생각이 난다. 슬픔이 밀려오는 날, 도심 한 가운데에서 멀리 솟아 있는 산을 바라보다가 아무 생각없이 그 산을 향해 걸어간 적이 있다. 넓은 대로를 지나, 아파트의 숲을 지나, 작은 골목을 지나, 3시간을 걸으니 산의 입구에 도착하였다. 단지 평탄한 길을 걸었을 뿐이지만 오래 걸어서인지 다리가 아팠지만, '이왕 온거 올라가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번잡한 생각을 잊고자, 세상과 동떨어지고 싶어, 문듯 온 산이지만 오르막을 오르려니, 내가 저 산을 올라 무엇하나라는 회의도 들었다. 하지만 잠시 고민한 후에 발을 들어 나무 사이로 몸을 던졌다. 처음의 언덕같은 오르막을 오르며, 이미 무거워진 다리를 들으며, 한 걸음 한 걸..
2015. 10. 16.